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은 부비동염의 임상, 코 내시경 혹은 영상 증거가 있고, 두통이 부비동염의 발병과 시간 연관성을 가지고 발생하며, 부비동염의 악화 혹은 완화에 따라 두통의 악화 혹은 완화가 관찰될 때 고려할 수 있다[1]. 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은 다른 증상 없이 두통으로만 발생할 수 있으며, 증상 호전을 위해서는 두통에 대한 약물 치료보다는 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원발두통과의 감별진단이 필요하다[2]. 그리고 부비동염에서 두통 이외 안구운동장애, 안구돌출, 시력저하 등과 같은 안구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이는 부비동염의 심한 정도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 본 저자는 초기 증상이 편측 두통과 함께 동측의 안검하수 증상으로 발생한 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 환자에서 수술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된 환자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49세 여자가 내원 3일 전부터 시작된 두통으로 내원하였다. 두통은 우측에 전반적으로 쥐어짜는 듯한 양상으로 시각상사척도(visual analogue scale, VAS) 9점 정도로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었다. 두통과 함께 우측의 안구통, 결막충혈, 안검하수가 동반되었으며, 비루 및 비폐색을 호소하였다. 이외 구역, 구토, 빛공포증, 소리공포증은 동반되지 않았다. 과거력상 비염으로 약물 치료 후 호전된 병력이 있었으나, 면역저하와 연관된 기저질환은 없었다. 신경학적검사상 우측 안검하수, 결막충혈이 관찰되었으며, 시력저하나 안구운동장애는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는 평소 두통이 있으면 타이레놀 복용 시 호전되었으나,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심한 두통을 호소하고 약 복용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내원 전 타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brain magnetic resonance imaging)에서 뇌실질에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지만, 우측 사골동(ethmoid sinus)의 부비동염이 관찰되었다(Fig. A, B). 혈액검사상 적혈구침강속도(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ESR) 62 mm/hr (정상 0-10 mm/hr), C-반응단백질(C-reactive protein, CRP) 9.1mg/dL (정상 <0.29mg/dL)로 상승 소견이 관찰되었다. 감별진단을 위하여 시행한 뇌척수액검사상 압력은 120 mmH2O였으며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내원 전 증상 완화를 위하여 경구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 복용과 정맥주사 등을 시행하였으나 두통은 일시적으로 VAS 5점 정도로 완화되었다가 다시 악화되었으며, 타 의료기관에서 군발두통 가능성으로 산소 치료도 시행하였으나 효과는 없었다. 환자는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지속되는 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비루, 비폐색이 동반되었고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우측 사골동 부비동염이 관찰되어 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을 고려하였다. 부비동염에 대한 치료 계획을 위하여 이비인후과 협진 후, 우측 사골동의 부비동염에 대하여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시행하여, 사골동의 앞쪽 및 뒤쪽의 격벽을 제거한 뒤 진균조직을 제거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 병리조직검사상 Periodic acid-Schiff 염색 조직에서 아스페르길루스의 특징적인 균사가 확인되어(Fig. C) 진균성 부비동염으로 진단되었다. 수술 후 2일째 두통 및 우측 안검하수는 완전히 호전되었으며, 부비동염에 대하여 항진균제 사용 없이 프레드니솔론 20 mg을 사용하면서 2주간 감량 후 중단하였고, 추후 시행한 ESR, CRP는 정상범위로 확인되었으며 증상 재발은 없었다.
고 찰
본 증례는 부비동염의 임상증상 및 영상 증거가 있고, 부비동염에 대한 수술 치료 후 두통이 호전되어 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으로 진단하였다[1]. 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은 두통에 대한 약물 치료에는 반응이 없고 수술 치료에 의하여 병소를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어서[4],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다. 본 증례에서 두통 이외에 안검하수가 동반되어 원발두통보다는 이차두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되지만, 임상증상만으로 원발두통과 이차두통을 감별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전 연구에 의하면, 부비동염과 연관된 두통에서 부비동염의 증상 없이 두통만 있어 영상검사 시행 전 초기에는 편두통, 긴장형두통 혹은 군발두통과 같은 원발두통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보고되어 있다[2]. 원발두통 중 편두통은 계절적 요인이나 알레르겐 노출이 유발인자가 될 수 있고, 통증이 삼차신경의 제 2분지 영역에 흔하게 동반되어 부비동염과 연관된 두통으로 오인하기도 한다[5]. 또한, 군발두통은 아니지만 임상증상이 군발두통과 거의 유사하게 발생할 수 있어[6], 본 증례처럼 두통과 자율신경증상이 동반되어 발생시 임상증상만 보면 진단기준에 완전히 부합하지는 않지만 삼차 자율신경두통과의 감별진단도 필요하다.
진균성 부비동염은 과거 드문 질환이었지만 최근에는 질병으로 인한 면역결핍 상태의 증가, 당뇨병, 스테로이드 제제 혹은 항생제 사용의 증가 등으로 인하여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진균성 부비동염에서 두통은 비폐색, 비루, 후비루 다음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이전 국외 보고에 의하면 진균성 부비동염에서 안구돌출, 시력저하, 안구운동장애로 인한 복시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안구돌출과 함께 안검하수가 동반된 경우도 있었다[7]. 부비동 점막에는 삼차신경의 안신경 분지에서 기인하는 감각신경들과 나비입천장신경절(sphenopalatine ganglion)과 연결된 교감/부교감 신경들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들 신경 가지는 코와 안구의 구조물에 같이 분포하고 있다. 부비동에서 기인한 통각 자극이 이러한 신경망을 통하여 나비입천장신경절 및 갓세르신경절(Gasserian ganglion)에 도달하여 역치 이상의 자극을 주게 되면, 물질 P (substance P) 뉴런과 부교감 뉴런들을 활성화시켜 심한 두통 및 자율신경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 이러한 기전으로 인하여 본 증례의 임상증상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부비동염에서 동반되는 안구증상은 부비동염의 위치나 심한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시력소실과 같은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어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다[3]. 저자들은 초기 증상으로 부비동염 증상 이외 두통과 함께 안검하수가 동반된 환자에서 부비동염과 연관된 두통 및 안구증상인 것으로 진단한 후 수술 치료를 통하여 신경학적 증상이 완전히 회복된 환자 1예를 보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