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기관에서 경험한 비기억상실형 경도 인지장애의 임상적 고찰
Clinical Characteristics of Non-Amnestic Mild Cognitive Impairment: A Single-Center Experience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Background
To evaluate the clinical characteristics of patients with non-amnestic mild cognitive impairment (naMCI) in a memory disorder clinic at a single center.
Methods
A retrospective study was conducted involving 312 patients with naMCI from May 2011 to July 2018. Brain magnetic resonance imaging and detailed neuropsychological tests were performed in all patients. We used the proposed criteria for naMCI to classify the patients into single- and multiple-domain groups. We compared the baseline clinical characteristics, neuroimaging findings, and the rate of progression to dementia between these two groups.
Results
The 312 patients comprised 210 in the single-domain group (67.3%) and 102 in the multiple-domain group (32.7%). The mean age was significantly higher in the multiple-domain group than in the single-domain group. The years of education, mean 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score, and mean Clinical Dementia Rating Scale Sum of Boxes score were significantly lower in the multiple-domain group than in the single-domain group. The Z-scores of neuropsychological tests in most cognitive domains were significantly lower in the multiple-domain group than in the single-domain group. Compared to the single-domain group, the multiple-domain group showed more-severe medial temporal atrophy and contained a higher proportion of patients with moderate white-matter hyperintensities. Thirteen (8.4%) patients with naMCI progressed to dementia, most of who were diagnosed with Alzheimer’s disease.
Conclusions
We present a single-center experience of clinical characteristics in patients with naMCI. Close observation of the clinical profiles of patients with naMCI may help identify individuals at the greatest risk of dementia.
서 론
경도 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란 객관적인 인지기능 장애가 있으나 일상생활 능력은 유지되는 상태로, 임상양상과 원인이 매우 다양한 이질적인 질환이다. Petersen 등[1]이 제안한 기준에 따르면, MCI는 기억장애 유무에 따라 기억상실형(amnestic MCI, aMCI)과 비기억상실형(non-amnestic MCI, naMCI) 두 가지 아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각각에서 손상된 인지 영역의 수에 따라 단일영역(single-domain)과 다영역(multiple-domain)으로 나눈다. naMCI 환자들은 언어적, 시각적 기억력은 보존되어 있으나 언어기능, 시공간기능 및 전두엽/집행기능 중 하나 혹은 여러 개의 기능저하를 보인다[2].
65세 이상의 일반 인구 집단에서 MCI의 유병률은 3-19% 정도로 보고되는데, 이들 중 약 절반 정도는 5년 안에 치매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 또한 여러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매년 10-15% 정도의 MCI 환자들이 치매로 진행하기 때문에, MCI로 진단하였을 때 병의 진행을 면밀히 살피는 것은 임상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이 결과들은 주로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AD)과 연관성이 높은 aMCI에 관련한 연구들에서 나온 통계들로, naMCI의 임상 특성이나 악화에 관련된 연구들은 현재까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한편, AD의 초기 전형적인 임상증상은 기억력 저하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아밀로이드, 타우 등의 생물표지자를 이용한 뇌영상 및 신경 병리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기억력 저하 이외에 언어장애, 시공간 능력 저하 그리고 전두엽 증상으로 발현하는 비정형 알츠하이머병(atypical A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4,5]. 비정형 AD는 65세 이전에 증상이 발현하는 AD 환자들 중 약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이들은 주로 병의 초기에 기억장애보다는 다른 인지 영역의 저하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6]. 따라서 저자들은 기억력은 보존되어 있으나 언어기능, 시공간기능 및 전두엽/집행기능 등의 저하를 보이는 naMCI가 비정형 AD의 초기 단계일 수 있다고 가정을 해보았다. 하지만 naMCI의 원인과 인지기능장애의 양상은 매우 이질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7], 외국에서는 주로 비알츠하이머병치매(non-AD dementia), 특히 루이체치매(dementia in Lewy bodies)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8,9].
최근 국내 다기관 환자들을 대상으로 naMCI의 장기 인지 궤적을 살펴본 연구에서는 naMCI도 aMCI와 마찬가지로 주로 AD로 진행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10], 해당 연구에서 빠르게 나빠지는 naMCI군은 초기 진단 시 평균 연령이 높았고, 단일영역보다는 다영역에서 인지 손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비율이 높았다. 따라서 저자들은 naMCI를 손상된 인지 영역의 수에 따라 단일영역과 다영역으로 구분하고 각 군의 임상, 영상 특성의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장기적인 추적관찰에서 어떤 군이 치매로 더 많이 진행하였는지를 조사하였다. 추가적으로 임상 영역에서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들 중 자세한 검사들을 통하여 naMCI로 진단하는 경우, 국내 의료기관에서 naMCI 환자들만을 추적 관찰하였던 연구는 없었기 때문에 이 환자들의 임상적 특성이나 향후 치매로의 진행 가능성에 대하여 언급하기는 현재까지도 어렵다. 따라서 저자들은 단일기관에 내원하여 naMCI로 진단된 환자들의 임상, 영상 특성 및 추적관찰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대상과 방법
1. 대상
본 연구는 2011년 5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신경과의 기억장애클리닉을 내원한 환자 중에서 뇌 자기공명영상검사(brain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와 신경심리검사로 서울신경심리검사(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 SNSB)를 모두 한 총 2,794명의 대상자의 검사 결과와 의무기록 열람을 통하여 후향적으로 수행되었다. 대상자의 연령은 측정 도구인 SNSB 1판과 2판의 연령 규준에 속하는 만 45세부터 만 90세로 제한하였다[11].
MCI의 진단은 임상 소견, 뇌 영상검사 그리고 신경심리검사 결과에 근거하여 신경과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MCI의 아형 구분은 Peterson의 제안기준을 바탕으로 하였는데[2], 본 연구에서 사용된 naMCI의 진단기준은[1] 환자 본인 및 보호자가 기억력 저하 또는 인지기능의 저하를 호소하고[2], 신경심리검사 결과에서 언어기능, 시공간기능 및 전두엽/집행기능 중 하나 혹은 여러 개의 기능저하가 나이와 학력을 고려하여 정상 범주 미만(Z-score <-1.0)으로 확인되었지만[3], 언어적 기억력 및 시각적 기억력이 정상 수준에 속하며 일상생활 능력에 장애가 없는 경우로 정의하였다. 최종적으로 총 2,794명의 대상자 중 MCI로 진단된 대상자의 수는 1,423명(50.9%)이었고, 이 중 naMCI로 분류된 대상자의 수는 312명(전체 MCI의 21.9%)이었다.
2. 측정 도구와 방법
신경심리평가 도구는 SNSB를 사용하였다[11]. SNSB는 주의력, 기억력, 언어기능, 시공간기능 및 전두엽/집행기능을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의 분석에 사용된 검사들을 인지기능 영역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언어학습검사(Seoul Verbal Learning Test, SVLT)는 언어적 학습과 기억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로서 피검자에게 총 12개의 단어들을 불러주고 기억하게 한 후 즉각 회상은 3회, 지연 회상(delayed recall)과 재인검사는 20분 후에 하였다. 레이복합도형검사(Rey Complex Figure Test, RCFT)는 시공간 분석/구성 능력 및 시각적 기억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로서 회상 조건에 대한 사전 지시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레이 도형을 모사하고 난 뒤 즉각적으로 회상을 하고, 20분 뒤 지연 회상과 재인 검사를 하였다. 한국판보스턴이름대기검사(Korean version-Boston Naming Test, K-BNT)는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개발한 이름대기검사를 수정하여 한국판으로 표준화된 검사이다. 총 60문항이고 제시된 그림을 보고 이름을 말하게 하여 대면 이름대기 능력을 평가하였다. 단어유창성검사(Word Fluency Test)는 Benton (1968)이 개발한 연상단어구술검사(Controlled Oral Word Association Test, COWAT)를 한국판으로 변형한 검사로 1분 동안 제시된 범주(동물 및 가게 물건)의 이름대기를 실시한다. 또한, 특정 글자(ㄱ, ㅇ, ㅅ)로 시작하는 철자 대기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판색단어간섭검사(Korean-Color Word Stroop Test)는 전두엽 억제 기능을 측정하는 도구로 실행 기능을 평가할 때 여러 연구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특히 간섭(interference) 척도가 억제 손상을 잘 나타내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CDR)는 치매의 심한 정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기억력, 지남력, 판단력과 문제해결 능력, 사회적 활동, 집 안 생활과 취미 활동, 위생 및 몸치장의 6개 영역을 각 문항에 대하여 0점(치매가 아님), 0.5점(치매가 의심스러움), 1점(경증 치매), 2점(중증 치매), 3점(후기 중증 치매)으로 평가한다[12]. 노인우울척도(Geriatric Depression Scale)는 30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고 20문항은 우울할 때 긍정적인 답(그렇다)을, 10문항은 부정적인 답(아니다)을 하면 우울 점수가 높아진다. 본 연구에서는 한글로 번역한 척도를 사용하였으며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검사로, 연구자가 환자와 면담 후 설문지가 완성되었다[13].
추가적으로 환자 및 보호자와의 면담을 통하여 병력 청취를 하였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치매와 뇌졸중의 가족력을 조사하였으며, 일부의 환자에서 아포지단백 E (apolipoprotein E, APOE) 유전자검사를 하였다. 대상자의 임상양상, 인지기능의 악화와 치매로의 진행을 조사하기 위하여 의무기록을 열람하였는데, 이는 최소 1년 이상의 추적관찰이 이루어진 대상자에서 추적 신경심리검사, CDR 및 병력 청취에서 일상생활장애가 분명하게 확인된 경우 치매 수준으로 진행되었다고 평가하였다. 치매의 아형은 이전에 제시된 진단기준을 따라서 평가하였다.
한편, 대상자들의 내측두엽위축(medial temporal atrophy, MTA)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Schelten 등[14]이 제시한 MTA 점수를 사용하였다. 이는 대상자의 뇌 MRI 중 T1강조관상영상(coronal image)을 이용하여 내측두엽위축의 정도를 왼쪽과 오른쪽에서 각각 0-4점까지 점수화하여 평가하였다. 추가적으로 뇌백질의 허혈 손상을 평가하기 위하여 액체감쇠역전회복(fluid-attenuated inversion recovery)영상을 이용하여 뇌실 주위(periventricular area)와 심부백질(deep white matter)의 백질 고강도신호(white matter hyperintensities, WMH)를 평가하였다. 평가 방법은 뇌실로부터 WMH 길이를 측정하여 10 mm 이상일 때 P3, 5 mm 미만이면 P1, 그 사이면 P2로 정의하였고, 뇌실로부터 떨어진 WMH 길이를 측정하여 25 mm 이상일 때 D3, 10 mm 미만이면 D1, 그 사이면 D2로 정의하여 선행 연구의 기준에 의거 경도(minimal), 중등도(moderate), 심한(severe) 병변으로 구분하였다[15].
3. 통계 분석 방법
본 연구의 자료 분석을 위한 통계 검증은 SPSS version 22 (SPSS Inc., Chicago, IL, USA)를 사용하였다. 그룹간 비교(single-domain vs. multiple-domain)에서 연속변수에 대한 검정은 Student’s t-test를 하였고, 비연속변수에 대한 검정은 Chi-square test를 사용하였으나, 기대 빈도가 5보다 작은 셀이 전체의 20% 이상인 경우에는 Fisher의 정확한 검정(Fisher's exact test)을 사용하였다. 한국형 간이정신상태검사(Korean version of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K-MMSE)의 그룹간 비교는 나이와 교육 수준을 공변인으로 통제한 후 다변량 공분산 분석(Multivariate Analysis of Covariance)을 실시하였고, 두 그룹의 MTA 점수 비교는 나이를 보정하였다. 최소 1년 이상의 추적관찰이 이루어진 대상자들의 치매 진행 여부를 비교하기 위하여 Kaplan-Meier 생존 분석을 이용하여 도식화하였고, 로그순위검정으로 유의성을 비교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통계적 유의수준은 p-value <0.05로 설정하였다.
결 과
1. 전체 대상자의 임상 및 영상 특성
전체 대상자의 임상과 영상 특성을 Table 1에 제시하였다. 총 312명(남자 70명, 여자 242명)의 대상자의 평균 연령(표준편차)은 69세(8.7)였고 평균 교육 연수는 7년(4.5)이었다. 과거 병력에서 고혈압이 144명(46.2%)으로 가장 많이 보고되었고, 그 다음으로 각각 고지혈증 110명(35.3%), 당뇨 70명(22.4%)으로 보고되었다. 치매와 뇌졸중의 가족력은 각각 33명(10.6%), 54명(17.3%)에서 보고되었다. 전체 대상자 중 35명(11.2%)에서 APOE 유전형검사를 하였는데, 이들 중 11명(31.4%)이 1개 이상의 epsilon 4를 가지고 있었다. 한편, 우울감을 가지고 있다고 호소한 대상자의 수는 전체의 44.2%인 138명이었다. 손상된 인지기능 영역의 경우 단일영역 naMCI는 주로 언어기능(31.1%)과 전두엽/집행기능(28.9%)이었고 시공간기능의 경우 7.4%로 가장 적었다. 총 대상자의 32.7%는 다영역 naMCI에 속하였다. 추가적으로 MTA 점수는 전체 대상자의 좌측과 우측에서 모두 평균 0.6점이었고, WMH 척도는 대부분 경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84.6%), 심한 정도에 해당하는 대상자는 없었다. 최소 1년 이상의 추적관찰이 이루어진 대상자는 전체의 49.4%에 해당하는 154명이었는데, 이들 중 평균 추적관찰 기간인 3.3년 동안 일상생활능력장애가 확인되어 치매로 진행되었다고 판단된 환자는 13명(8.4%)이었다.
2. naMCI 아형에 따른 임상 및 영상 특성 비교
전체 대상자를 손상된 인지 영역의 개수에 따라 단일영역과 다영역 naMCI의 두 가지 아형으로 나누어 두 군의 임상 및 영상 특성을 비교하였다(Table 2). 단일영역군과 다영역군은 각각 210명(67.3%)과 102명(32.7%)이었고, 다영역군은 단일영역군보다 평균 연령이 유의하게 높았다(71.1±8.6 vs. 68±8.6, p=0.002). 하지만 평균 교육 연수 그리고 K-MMSE와 CDR-sum of boxes 점수의 평균값은 다영역군이 단일영역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또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대상자의 수의 비율은 다영역군이 단일영역군보다 유의하게 높았다(53.9% vs. 39.5%, p=0.016). 두 군에서 APOE epsilon 4를 보인 자의 비율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성별이나 평균 추적관찰 기간 그리고 혈관 위험인자의 동반 또한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MTA 점수의 비교에서 좌측 내측두엽의 위축 정도는 나이를 보정하였음에도 다영역군이 단일영역 naMCI군보다 심하였고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0.8±0.8 vs. 0.5±0.7, p=0.010). 양측 MTA 점수의 평균값 또한 다영역군에서 높게 나타났다(0.8±0.8 vs. 0.5±0.7, p=0.039). 두 군 사이에 WMH 척도를 비교하였을 때, 다영역군에서 중등도 WMH를 가진 대상자의 수가 유의하게 많았다(p<0.001).
치매로 진행한 naMCI 환자들은 다영역군과 단일영역군에서 각각 7명(12.7%)과 6명(6.1%)으로 다영역군에서 더 높은 비율을 보였지만, 두 군 사이에 유의한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이를 Kaplan-Meier 생존 분석을 이용하여 도식화하였는데(Fig.), 로그순위검정에서 치매 진행에 있어 두 군의 유의성은 보이지 않았다(p=0.162). 치매로 진행한 13명의 naMCI 환자들 중에서 12명은 AD로 진단하였고 1명은 행동변이형전두측두치매로 진단하였다.
고 찰
본 연구는 단일기관에서 일관된 기준을 바탕으로 진단한 naMCI 환자들의 임상, 영상 특성 및 악화 양상을 보고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먼저 기억력 저하로 본 기관에 내원하여 naMCI를 진단받은 환자들은 전체 MCI의 21.9%였고, 이들 중 많은 수가 혈관 위험인자 및 우울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전체 naMCI 환자의 약 2/3는 단일영역군이었고 나머지는 다영역군이었는데, 다영역 naMCI 환자들은 단일영역군보다 평균 연령이 높았고 평균 교육 연수는 낮았다. 대부분의 신경심리검사 항목들에서 다영역군은 단일영역군보다 낮은 수행을 보였다. 뇌 MRI에서는 다영역군에서 내측두엽의 위축 정도가 심하였고, 중등도 WMH를 가진 대상자의 비율 또한 높게 나타났다. 한편, 약 8.4%의 naMCI 환자들이 임상적으로 치매로 진행하였는데 이들 중 거의 대부분은 AD로 진단되었다. 다영역군과 단일영역군에서 치매로 진행한 대상자의 비율은 다영역군이 더 많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전체 MCI 중에서 naMCI의 비율은 17-38% 정도로 보고되어 왔는데, 본 연구에서 확인한 비율 또한 이 범위 안에 포함된다[16,17]. 대상자를 naMCI에 한정하여 임상 특성을 살펴본 연구는 현재까지 매우 적었고, 소수의 연구들에서도 naMCI는 여러 아형으로 나누지 않은 채 대부분 1개의 그룹으로 편성하여 분석하였기 때문에, 각 아형에 해당하는 환자들의 임상 특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잘 알려진 바가 없다. 몇몇의 연구에서는 MCI 환자들의 진행에 영향을 주는 인자들에 대하여 보고되었으나[18-20], 저자들이 알기로는 국내에서 naMCI 환자들을 단일영역과 다영역의 아형으로 분류하여 임상, 영상 특성, 신경심리검사 결과 양상 그리고 병의 진행까지 고찰한 연구는 현재까지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전체 naMCI 환자들의 2/3는 단일영역군으로 분류가 되었는데 손상된 인지기능 영역은 주로 언어기능과 전두엽/집행기능이었다. 다영역 naMCI 환자들은 평균 연령이 높았고 평균 교육 연수는 낮았는데, Z-score를 이용한 신경심리검사 결과 비교에서 다영역군이 단일영역군보다 여러 인지기능 영역에서 거의 모두 낮은 수행을 보인 것은 다영역 naMCI의 예후에 대하여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실마리를 준다. 실제로 4년간 최소 3번 이상의 신경심리검사를 수행한 121명의 naMCI 환자들의 장기 인지 궤적을 살펴본 최근 연구에서는 임상적으로 악화된 18.2%의 환자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다영역 naMCI군의 비율이 더 높았고 초기 신경심리검사의 Z-score가 여러 인지기능 영역에서 유의하게 낮았다[10]. 한편, 전두엽/집행기능 저하만을 보이는 31명의 ‘dysexecutive’ 단일영역 naMCI 아형의 환자들을 2년 동안 추적 관찰하였던 이전 연구에서는 임상적으로 악화를 보이는 군(12명)의 평균 연령이 높았고 초기 신경심리검사 수행이 낮았으며 양측 섬피질(insular cortex)과 좌측 외측두엽(left lateral temporal lobe)의 뇌위축이 두드러지게 보였다는 보고 또한 있었다[21].
뇌 MRI를 이용하여 내측두엽의 위축 정도 및 뇌백질 허혈 손상을 평가하였을 때, 두 군의 신경영상의 차이가 나타났다. 내측두엽 위축은 AD에서 질병 초기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소견으로 잘 알려져 있고, MTA 점수는 경도 인지장애 수준에서도 향후 AD 치매로의 진행의 예측인자로 현재까지도 임상 영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14,22]. 본 연구에서 다영역 naMCI군의 좌측 및 양측 평균 MTA 점수는 단일영역군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신경심리검사 결과에서 언어적 기억력을 평가하는 SVLT: delayed recall 항목의 점수가 두 군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이는 좌측 해마의 용적이 언어적 기억력의 수행 정도와 연관된다는 기존 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한다[23,24]. 통계적 유의성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다영역 naMCI군에서 AD로 진행한 환자들의 비율이 단일영역군보다 높게 관찰되었기 때문에, MTA 점수를 naMCI에서 평가하는 것은 임상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추후 naMCI와 AD 병리와의 연관성에 관한 추가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 본 연구에서 뇌백질 허혈 손상의 척도인 WMH 척도를 평가하였을 때, 전체 대상자의 대부분은 minimal WMH 정도를 보였지만 다영역군에서 moderate WMH 정도를 가진 대상자가 유의하게 많게 나타났다. 이는 치매 수준이 아닌 대상자들에서 WMH의 심한 정도와 인지기능 저하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고, WMH 정도는 인지기능 저하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였다는 이전 연구 결과와 일부 일치하는 것으로 생각되나[25], 본 연구는 정량화된 뇌영상 분석법을 사용하지 못하였고 각 군에서의 비율만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얻은 결과이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저자들이 알기로는 현재까지 naMCI를 대상으로 WMH 정도와 인지기능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연구는 없었기 때문에 이 부분 또한 향후 흥미로운 연구주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임상에서 추적관찰 중 naMCI는 주로 비알츠하이머병치매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8,9], 본 연구에서 치매로 진행한 환자들의 거의 대부분은 AD로 진단이 되었다. 이는 임상진단과 병리진단의 차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상자 수 그리고 비교적 짧은 추적관찰 기간 등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지만 몇몇의 연구에서는 적지 않은 수의 naMCI 환자들을 추적 관찰하였을때 AD로 진단이 된 경우들을 보고하고 있기 때문에[26,27], 향후 naMCI를 대상으로 다수의 대상자를 통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한편, MCI 중 naMCI는 인지기능의 회복 또는 호전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28], 본 연구 결과에서 총 3명(1%)의 환자들만이 추적 신경심리검사에서 인지기능이 정상으로 호전되었다. 하지만 naMCI 환자들의 경우 단기간에 임상적인 악화를 보이는 경우는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본 결과에서 매우 적은 수의 naMCI 환자들이 정상 인지기능으로 호전된 것은 적극적인 추적 신경심리검사가 시행되지 않아 이를 확인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전체 naMCI 환자들 중 40% 이상의 환자들이 혈관 위험인자들과 우울 정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임상 영역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 연구에서 혈관 위험인자의 동반 빈도의 경우 이전 연구 결과들에서와 비슷한 정도로 보이는데[10,27,29], 일반 인구 집단이나 MCI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전 연구들에서 인지기능의 악화와 치매로의 진행을 막기 위하여 혈관 위험인자의 적극적인 조절이 권고되고 있는 만큼 naMCI에서도 향후 질병의 악화를 예방하기 위하여 이들의 적극적인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30,31]. 또한 우울 정서는 인지기능 평가 수행의 질을 저하시키기도 하고[32], 우울 정서 자체가 인지기능을 저하시키며, 인지기능의 저하가 점진적으로 우울 정서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 또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것이다[33,34].
본 연구는 단일기관에서 경험한 naMCI 환자들의 임상양상을 보고하고 아형을 분류하여 이들의 특성을 제시한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본 연구에서 악화의 추적관찰은 주로 의무기록 열람에 의존하여 후향적으로 수행되었다. 많은 대상자에서 정확한 신경심리검사가 추적시행되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점이다. 둘째, 본 연구 결과는 단일기관에서 후향적으로 얻어진 자료를 통한 분석에 기반하였기 때문에 선택 편향(selection bias)의 가능성이 있으며, 결론의 일반화가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셋째, MCI 아형을 구분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연구마다 다르게 정의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연구들과의 비교에 한계가 있다[35]. 넷째, 저자들은 뇌 MRI를 이용하여 내측두엽의 위축 정도 및 뇌백질 허혈 손상을 시각적으로 평가하였는데, 이는 정량적인 분석이 아니었기 때문에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다섯째, 본 연구는 정상인 혹은 aMCI와의 비교 연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naMCI 질환만이 가지는 특성을 상세하게 발견해내지 못하였다. 마지막으로 1년 이상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한 대상자의 수가 충분하지 못하였고(49.4%), 전체 대상자에서 치매로 진행한 환자의 수가 매우 적어(8.4%), 치매로 진행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의 통계적 유의성을 찾기 어려웠던 점 또한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 언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선행 연구가 상대적으로 드문 naMCI 질환에 대하여 국내 단일기관의 임상 경험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저자들은 본 연구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