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림가슴대동맥의 복합대동맥판이 확인된 신장경색 및 뇌경색이 병발한 환자
A Patient with Cerebral Infarction and Renal Infarction Accompanying Complex Aortic Plaque of Descending Thoracic Aor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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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맥의 복합대동맥판(complex aortic plaque)은 판의 두께가 4 mm 이상이며, 궤양성의 판이거나 유동성의 혈전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로 정의한다[1]. 복합대동맥판은 대동맥의 어떤 부위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데 내림가슴대동맥(descending thoracic aorta)의 경우에도 복합대동맥판과 같이 궤양성의 동맥경화판이 동반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비록 대부분의 내림가슴대동맥의 대부분의 혈류가 뇌나 상지 쪽의 방향이 아닌 복부나 하지 쪽의 방향으로 흐르지만, 대동맥 죽상판이 존재하는 경우 와류나 역방향(뇌 또는 상지)으로의 혈류의 흐름이 관찰되기도 한다[2,3]. 즉, 오름대동맥 및 대동맥궁의 죽상판은 뇌경색과의 인과 관계가 뚜렷하지만, 내림가슴대동맥의 죽상판의 경우도 소위 모순색전(paradoxical embolism)으로 드물게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고 전신 색전을 일으킬 수 있다[4]. 본 저자들은 신장경색 및 뇌경색이 병발한 환자에서 내림가슴대동맥의 복합대동맥판이 확인된 경우를 경험하여 이를 보고한다.
증 례
기저질환이 없는 45세 여자가 갑자기 발생한 왼쪽 옆구리 통증으로 타 병원에 갔다. 타 병원에서 시행한 복부 골반 computed tomography (CT)에서 다발성의 경계가 분명한 저음영의 병변이 관찰되어 다발성의 신장 구역경색을 진단받았으며(Fig. A) 2일간 지속적으로 정맥 내로 헤파린을 투여받았다. 타 병원 입원 2일째 식사 도중 구음장애, 좌측의 근력저하가 갑자기 발생하여 뇌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를 시행하였다. 환자의 확산강조영상에서 우측 중대뇌동맥 영역에서 급성 뇌경색이 관찰되었고(Fig. B), 우측 중뇌동맥의 폐색이 확인되었다(Fig. C). 영상 확인 후 아스피린(100 mg/day)과 클로피도그렐(75 mg/day)의 이중 항혈소판제제가 투여되었으며 환자는 본원으로 전원되었다. 본원 도착 당시 시행한 신경학적 진찰상 구음장애와 좌측 상지의 경미한 근력저하가 있었다(grade IV+). 당시의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 뇌졸중척도는 1점이었다. 혈액검사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수를 포함한 기본 혈액검사는 정상 소견이었다. 혈액 응고 과정과 관련된 섬유소분해산물(fibrin degradation product) 및 디-이합체(D-dimer)를 포함한, 프로트롬빈시간, 활성화부분트롬보플라스틴 시간, C단백 및 S단백도 정상이었다. 적혈구침강속도는 41 mm/hr로 경미하게 상승되어 있었고, 알라닌 아미노전달효소 또한 51 mg/dL으로 상승되어 있었다. 지질 관련 검사에서 저밀도지질단백질이 157 mg/dL로 상승되어 있었고, 중성지방은 171 mg/dL로 상승되어 있었다. 암표지자검사는 모두 정상이었다. 혈관염 및 자가면역 관련 혈액검사상 루푸스항응고인자, 항핵항체, 항카디오리핀항체, 한랭글로불린, 항이중나선항체, 과산화수소항체과 항단백질분해효소항체검사를 시행하였으며, 모두 정상 범위 또는 음성이었다. 환자는 가임기의 여성으로 자궁 내 장치를 이용한 피임을 하고 있었으며, 경구피임약은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입원 당시의 심전도와 입원 후 3일간 뇌졸중 집중치료실에서 측정한 심전도 모니터링상에서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후 시행한 48시간 심전도 모니터링 또한 정상이었다. 경흉부심초음파상에서는 특이 이상 소견은 없었으나 경식도심초음파에서는 내림가슴대동맥에 이동성이 높은 저에코의 타원형의 종괴가 관찰되었으며(Fig. D), 3차원 대동맥 CT에서도 내림가슴대동맥에서 혈전을 포함한 복합대동맥판이 관찰되었다(Fig. E). 뇌경색과 신장경색의 치료를 위하여 리바록사반(15 mg/day)과 클로피도그렐(75 mg/day) 및 아토르바스타틴(40 mg/day)을 4주간 투약하였다. 4주 뒤 시행한 경식도심초음파 추적검사 결과 내림가슴대동맥에서 혈전을 포함한 복합대동맥판이 관찰되지 않아 퇴원하였으며 3개월 뒤 시행한 경식도심초음파상에서도 내림가슴대동맥의 혈전이 관찰되지 않았다(Fig. F). 이후 아스피린(100 mg/day), 클로피도그렐(75 mg/day) 그리고 아토르바스타틴(40 mg/day)을 2년간 투약하였으며 추적관찰 기간 동안 뇌경색 재발 및 전신 색전의 재발은 없었다.
고 찰
역행색전증(retrograde embolization)은 내림가슴대동맥의 복합대동맥판이 위치한 곳으로부터 역행 흐름이 발생하여, 이로 인하여 혈전이 대동맥궁의 주요 출구까지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2]. 경식도심초음파 및 대동맥의 3차원 MRI를 이용하여 이동성의 대동맥판의 움직임을 관찰한 연구에서 이완기 역행 흐름과 수축기와 이완기의 회전 흐름으로 인하여 내림가슴대동맥의 복합대동맥판으로부터 혈전, 색전증에 의하여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음이 제시된 바 있다[3,5]. 9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내림가슴대동맥에서 발생하는 역행 흐름을 통하여 색전이 뇌의 혈류를 공급하는 주요 혈관 중 어떤 혈관으로 향하는지 확인한 연구에서 역행 흐름의 대부분이 뇌의 전방순환보다는 후방순환으로 흐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 또한 내림가슴대동맥의 역행색전증과 연관되어 실제 뇌졸중이 발생한 경우도 드물다. 이전 보고에 따르면 소뇌 반구 및 소뇌 벌레에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 이전에 양측 바닥핵뇌경색, 좌측 속섬유막 뇌경색의 병력이 있던 환자가 척수뇌바닥동맥과 연관된 반복적인 일과성 뇌허혈 발작을 경험한 경우가 보고된 바 있다[2]. 이전 증례들과는 다르게 본 증례의 환자는 뒤쪽 순환이 아닌 앞쪽 순환, 즉 우측 중뇌동맥영역에 뇌경색이 발생하였고 또한 신장경색이 동반되었다는 점에서 이전 증례들과 차이가 있다.
현재까지 내림가슴대동맥의 복합대동맥판에 의한 뇌경색에서 정립된 치료 방법은 없다[6]. 본 증례의 환자의 경우 신장에 색전증으로 인한 경색이 병발하였기 때문에 와파린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전에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와파린과 항혈소판제의 병합 요법에 비하여 비타민K비의존경구항응고제(리바록사반)와 항혈소판제(클로피도그렐)의 병합 용법이 출혈 위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7]. 본 환자는 신장경색뿐만 아니라 뇌경색이 병발하였고 뇌경색의 크기도 작지 않아 출혈변환의 위험성이 있어 위에 제시한 이유를 바탕으로 리바록사반 15 mg과 클로피도그렐 75 mg을 투여하였으며, 이후 추적관찰 동안 뇌경색을 포함한 색전증의 재발이나 출혈은 발생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본 증례는 내림대동맥의 복합대동맥판이 신장경색뿐만 아니라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과 복합대동맥판에서 발생한 전신의 혈전색전증을 와파린 대신 비타민K비의존경구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의 복합 투여로 출혈 합병증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