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세 남자가 4개월 전부터 서서히 기억장애가 발생하였다. 오른손잡이 러시아인으로 특별한 과거력이나 가족력은 없었고 복용하고 있는 약물도 없었다. 최근 2개월 전과 2주일 전에 두 차례 경련이 있었다. 경련은 좌측 팔다리가 꼬이면서 혀가 나오는 양상이었고 두 번 모두 전신발작으로 진행되었다. 한 달 전부터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환청과 망상 등의 정신증상을 자주 보였다. 의식은 명료하였지만 조금 전에 했던 말이나 일상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였고 배우자만 알아보고 그 밖의 사람이나 시간, 장소에 대한 지남력이 떨어져 있었다. 언어 유창성과 이해력이 떨어져 있었고 계산 능력도 현저히 감소되어 있었다. 뇌신경기능은 모두 정상이었고 감각마비나 운동마비와 같은 긴경로징후(long tract sign)는 보이지 않았으며 병적반사도 없었다. 확산강조영상에서 좌측 전두엽피질에 부분적인 고음영과 저음영 병변이 혼재되어 있었고 겉보기확산계수지도(apparent diffusion coefficient map)에서는 같은 부위에 고음영 병변이 보였다. 뇌 T2 액체감쇠역전회복(fluid attenuated inversion recovery)영상에서 종양처럼 보이는(tumefactive) 고음영 병변이 양측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피질에서 다발성으로 보였고 T1가돌리늄조영영상에서 양측 측두엽에서 뇌막조영증강(meningeal enhancement)이 보였다(
Fig. A-
E). 뇌 자기공명혈관촬영에서는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았다(
Fig. F). 좌측 전두엽 병변에서 시행한 자기공명분광법(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에서 N-acetylaspartate (NAA) 피크는 감소되었고 젖산 피크가 보였다(
Fig. G). 일반혈액검사, 전해질, 화학검사, C-반응단백질 및 일반요검사는 정상이었다. 아쿠아포린-4항체, 항핵항체, 항중성구세포질항체, 항SS-A항체, 항SS-B항체, 항인지질항체, 항이중나선DNA항체, 항스미스항체, 항RNP항체 등의 혈청검사는 모두 음성이었고 류마티스인자, C3, C4, 갑상선자극호르몬, 유리T4, 항갑상샘과 산화효소항체, 항갑상샘글로불린항체, 비타민 B12, 엽산, 앤지오텐신전화효소농도는 모두 정상범위였다. 뇌척수액검사에서 세포는 보이지 않았고 단백질이 50.2 mg/dL로 약간 증가되어 있었다. 혈청과 뇌척수액에서 시행한 세균, 결핵, 곰팡이 배양검사와 단순포진바이러스, 거대세포바리어스, 바리셀라조스터바이러스, 일본뇌염바이러스, 거대세포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엡스타인바바이러스, 결핵,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등에 대한 polymerase chain reaction을 포함한 항체검사와 신속혈장리아긴검사(rapid plasma regain) 및 크립토코쿠스 항원검사 역시 모두 음성이었다. Hu, Yo, Ri, Ma2, CV2/CRMP5, Amphiphysin, Recoverin, SOX1, Titin 등의 종양신경항체와 NMDA수용체, AMPA1, AMPA2, LGI1, CASPR2, GABA-B 등의 자가면역뇌염 항체도 모두 음성이었다. 뇌파검사에서는 좌측 전두-측두부에 델타파와 극파가 자주 보였고 20분간의 뇌파 측정 중 두 차례의 빠른 발작파가 좌측 전두-측두부(Fp2, F7, F3)에서 보였다. 하지만 발작파가 보이는 도중 눈에 띄는 경련은 없었다. 흉부 X선과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전중격동에 흉선종으로 의심되는 종괴가 보였다(
Fig. H). 아세틸콜린수용체에 대한 결합항체는 3.0 nmol/L로 증가되어 있었지만 근무력증의 증상은 없었고 근전도 및 반복신경작극검사에서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우측 측두엽에서 시행한 뇌생검에서 종양세포나 탈수초의 증거는 보이지 않았고 전반적인 미세아교세포증(microgliosis)과 함께 거미막밑 지역과 피질밑 지역에 반응신경아교증(reactive gliosis)이 관찰되었으며, 혈관 주변으로 림프구와 혈철소함유큰포식세포가 침착되어 있었다. 흉선종과 연관된 자가면역뇌염으로 진단하여 흉선 절제술 후 고용량의 피질스테로이드를 정맥 투여하였다. 흉선조직검사에서 B2 타입의 흉선종이 확진되었다. 환자는 고용량의 피질스테로이드에 반응을 보여 기억력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환청과 망상 등의 정신증상은 모두 사라졌다. 판단력이나 계산, 주의집중력, 언어능력 등의 고위피질기능 역시 모두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2주 후 시행한 추적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다발성의 고음영 병변은 대부분 사라졌고 가돌리늄조영증강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Fig. I-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