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부 가쪽숨뇌경색 환자에서 나타난 비대칭적 피부 온도
Skin Temperature Asymmetry in Patient with Lower Lateral Medullary Infarction
Article information
하부 가쪽숨뇌경색(lower lateral medullary infarction)은 대개 뇌내 척추동맥이나 후하소뇌동맥 폐색에 기인한다. 현기증, 실조, 구역, 구토, 감각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뇌경색 이후 나타날 수 있으며, 감각이상은 매우 흔하고 가장 중요한 후유 증상이다[1]. 가쪽숨뇌경색 이후 발생 가능한 다양한 감각이상은 많은 증례, 연구를 통해서 확인이 되었지만, 피부 체온 비대칭성을 적외선검사를 통해서 확인한 연구는 많지 않다. 적외선체열영상(infrared thermogrpahic imaging)은 인체에서 발산되는 적외선을 감지하여 통증 또는 질병 부위의 미세한 체온 변화를 천연색 영상으로 나타내주는 비침투성 검사방법이다. 저자들은 적외선체열영상을 통하여 양쪽 팔다리 피부 온도 차이를 확인한 가쪽숨뇌경색 환자를 경험하였기에, 온도 감각이상의 중추기전에 관한 최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79세 여자가 갑작스럽게 발생한 실조와 어지럼 때문에 병원에 왔다. 수년 전부터 고혈압으로 진료 중이었으며 그 외 다른 질환은 없었다. 체온은 36.3℃, 혈압 200/95 mmHg, 호흡수 24/분, 심박수 60/분이었다. 신경계 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단순, 복잡 명령 수행이 가능하였다. 뇌신경검사, 사지근력, 감각은 정상이었으며 바빈스키반사 등의 병적 반사는 없었다. 사지 겨냥이상(dysmetria)은 없었으나 일자보행을 할 때 우측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방문하였을 때 미국국립보건원 뇌졸중척도(National Institute of Health Stroke Scale) 점수는 0점이었다. 양쪽 슬와(popliteal), 족배부(dorsalis pedis) 맥박은 정상이었다. 전체혈구계산에서 혈색소 13.6 g/dL, 백혈구 7,650/μL (호중구 77.7%, 림프구 19.6%), 혈소판 175,000/μL였고, 급성 염증반응 표지자인 C-반응성단백질은 0.3 mg/dL 이하, 적혈구 침강속도는 2 mm/hr (C-반응성단백질: 0.3 mg/dL 이하, 적혈구 침강속도: 20 이하)로 정상이었다. 뇌 확산강조영상에서 우하부 가쪽숨뇌에 고강도신호를 확인하였고(Fig. A) 급성 뇌경색 치료를 하였다.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술(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에서 양쪽 두개내 내경동맥, 중대뇌동맥, 전대뇌동맥을 포함한 전 두개내 뇌혈관의 유의한 협착이나 폐색은 없었다.
내원 4일째 환자는 왼쪽 팔, 다리가 차갑게 느껴진다고 호소하였다. 신경학적 검사에서 온도감각을 포함한 통각, 가벼운 촉각, 위치감각, 진동감각, 두점식별에서 이상이 없었고 체온을 측정하였을 때 왼쪽 팔과 다리 체온이 오른쪽에 비하여 떨어지지 않았다. 환자가 온도 감각이상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여 자율신경기능 이상을 의심하여 관련 검사(기립성 혈압검사, 지속적 근긴장에 따른 혈압검사, 심박변이도검사)를 하였으나 결과는 정상범위였다. 팔, 다리 온도 이상 발생 4일 뒤 적외선체열영상에서, 오른쪽에 비하여 왼쪽 팔과 다리의 피부 온도가 떨어진 것을 확인하였다(Fig. B). 환자는 호너증후군 증상을 포함하여 삼킴장애, 호흡장애 등의 증상이 없었고, 어지럼과 보행 이상이 있었으나 점차 호전되는 양상이었으며 급성 뇌경색 치료 기간 동안 좌측 팔, 다리의 차가운 느낌 역시 점차 호전되었다. 증상 발생 2개월 만에 외래 방문하였을 때 좌측 팔과 다리의 감각이상은 호소하지 않았다.
고 찰
숨뇌경색은 병변 위치에 따라 가쪽(lateral), 안쪽(medial)으로 구분된다. 두 종류의 숨뇌경색 모두 다양한 감각장애(먹먹함, 차가움, 화끈거림, 전기감각, 무거움 등)가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가쪽숨뇌경색에서는 환자의 79%가 감각장애를 호소할 만큼 감각이상은 흔하다[1].
본 증례의 환자는 뇌경색 초기에 감각이상 없이 어지럼과 보행할 때 우측으로 기우는 증상을 호소하였다. 확산제한영상에서 우측 가쪽숨뇌에 급성 병터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가쪽숨뇌의 전정핵(vestibular nucleus), 하부 소뇌다리(inferior cerebellar peduncle)의 허혈성 손상에 의한 증상으로 판단하였다. 급성기 뇌경색 치료 도중 첫 발생 4일째 얼굴 감각이상 없이 왼쪽 팔, 다리의 차가운 감각을 호소하여 뇌졸중의 재발 가능성으로 뇌영상을 포함한 추가 평가를 진행하려고 하였지만 환자가 검사를 거부하여 시행하지 못하였다. 반면 새롭게 발생한 주관적인 온각 이상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였기 때문에 신경병성 통증으로 판단하고, 적외선 영상을 통하여 피부 온도 차이를 확인해 보고자 하였다. 적외선 영상에서 양측 팔다리의 색깔 차이가 분명하였고, 오른쪽에 비하여 왼쪽 팔다리의 피부 온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증례의 환자에서 오른쪽에 비하여 왼쪽 팔다리가 차갑다고 느낀 것은 중추신경병통증의 일종으로 생각할 수 있다. 뇌졸중, 척수 손상, 다발경화증 같은 중추신경계 손상 또는 기능부전에 의한 중추신경병통증은 일차체성감각피질과 시상의 중추감작, 시상과 피질로 전달되는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부티르산 유리 감소, 시상병변으로 인한 시상피질로의 탈억제가 기전으로 제시되었다[2]. 뇌영상에서 확인된 우측 가쪽숨뇌 병터 때문에 가쪽숨뇌 척수시상로(spinothalamic tract)가 손상되어 병변 반대쪽 몸통/팔다리(ipsilateral trigeminal-contralesional body/limbs) 감각이상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또는 숨뇌의 혈관운동중추(vasomotor center) 손상으로 인하여 병변 반대편의 팔다리 혈액순환의 조절에 장애가 생겨 오른쪽과 왼쪽의 팔다리 체온 차이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3]. 한편 최근 연구에서는 척추시상로나 혈관운동중추와 별개로, 구심성 척수-팔곁핵-시각교차앞구역 경로(spinal- parabrachial nucleus- preoptic area pathway)가 뇌간에 따로 존재하여, 이 경로가 손상되면 선택적으로 체온조절에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4]. 특히 Nakamura와 Morrison [5]은 쥐 실험을 통하여, 척수신경을 경유한 피부 온도감각 신호가 팔곁신경(parabrachial neuron)을 통하여 체온조절 중추인 시각교차앞구역(preoptic area)까지 연결되는 구심성 경로를 밝혀내었다. 비록 동물 실험에서만 밝혀진 신경경로이고, 이 경로가 실제 연수에서 어느 쪽으로 주행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본 증례의 환자처럼 통각, 촉각, 위치감각, 진동감각의 이상 없이 주관적인 온각 이상만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체온을 조절하는 경로가 척수시상로 이외에도 팔곁신경을 매개로 하는 구심성 체온조절 경로의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겠다고 저자들은 추정하였다[4,5].
본 증례와 같이 실조와 현기증이 동반되면서 한쪽의 팔, 다리 온도 감각이상을 호소하는 경우 병변 위치의 국소화(localization) 및 편측화(lateralizing)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다른 동반증상 없이 감각증상, 특히 본 증례처럼 온도 감각이상만 호소하는 경우, 기존의 뇌 자기공명영상검사와 함께 적외선체열영상도 보조적인 진단도구로 사용이 될 수 있겠다. 실제 사람에서도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척수시상로 이외에도 팔곁신경(parabrachial neuron)을 매개로 하는 구심성 척수-팔곁핵-시각교차앞구역 경로가 한쪽 팔, 다리 온도 감각이상을 설명할 수 있는 구조물일 수 있음을 추측하여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