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성 안근마비로 발현한 면역글로불린 G4연관 비후경수막염
An Immunoglobulin G4 Related Hypertrophic Pachymeningitis Presented with Recurrent Ophthalmopleg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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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글로불린 G4 (immunoglobulin G4, IgG4)연관질환은 2001년 IgG4연관 자가면역췌장염이 보고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하였으며, 이 외 폐, 갑상선, 간, 신장, 쓸개관, 침샘, 후복막강 등을 침범하는 전신질환으로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일본에서 시행한 연구에 의하면 IgG4연관질환의 유병률은 10만 명당 0.28-1.08명 정도로 추정할 정도로 드물다[2]. IgG4연관질환에서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두통, 뇌신경마비, 시력저하 그리고 근력약화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1]. 저자들은 재발성 안근마비가 발생한 환자에서 면역글로불린 G4연관 비후경수막염(IgG4-related hypertrophic pachymeningitis, IgG4-RHP)을 진단하고 약물 치료 후 임상증상과 뇌 자기공명영상 소견이 호전된 증례를 보고한다.
증 례
평소 특이병력이 없던 63세 여자가 당일 기상 시 동반된 복시와 우안의 안검하수로 내원하였다. 눈통증이나 두통은 동반되지 않았다. 신경학적 진찰에서 우안의 내전, 상전 및 하전이 제한되었고, 동공산대가 있었다. 그 외 운동, 감각신경검사나 심부건반사는 정상이었다. 혈액검사에서 적혈구침강속도(ESR) 31 mm/hr (정상 0-10 mm/hr), C-반응단백질(CRP) 2.1 mg/dL (정상 <0.29 mg/dL)으로 확인되었다.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우측 해면정맥동과 좌측 소뇌천막에서 경막비후 및 조영증강이 관찰되었으나, 뇌실질의 이상소견은 없었다(Fig. A-C). 뇌척수액검사는 백혈구 28/μL (91% 림프구, 9% 중성구) 이 외, 결핵 중합효소연쇄반응 및 항산균배양검사 등을 포함한 감염성인자검사는 정상이었다. 비후경수막염으로 인한 우측 눈돌림신경마비로 판단하여 프레드니솔론 경구 투여를 시작하였으며 3개월 후 증상이 호전되었고, 약물은 감량 후 중단하였다.
환자는 16개월 후 2일간의 복시 및 두통을 다시 호소하였다. 신경학적 진찰에서 좌안의 외전에서 제한이 확인되나, 다른 이상 소견은 없었다. 혈액검사에서 ESR 74 mm/hr 및 CRP 7.08 mg/dL로 확인되었고, 항핵항체, 항중성구세포질항체를 포함한 자가면역항체는 정상이었으며, 뇌척수액검사도 정상이었다.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좌측 해면정맥동과 대뇌낫(falx cerebri) 및 양측 소뇌천막에서 경막비후 및 조영증강이 이전과 비교하여 진행하였고(Fig. D-F), IgG4-RHP의 가능성 고려하여 시행한 검사상 혈청 IgG 1,421.0 mg/dL (정상범위: 700-1,600 mg/dL), IgG4 192 mg/dL (정상범위: 3-201 mg/dL)로 IgG4/IgG 비율은 13.51%로 확인되었다. IgG4연관질환의 포괄적인 진단기준에 따라 중추신경계를 침범한 임상증상, 비후경수막염 소견이 관찰된 뇌 자기공명영상 그리고 혈청 IgG4 농도(≥135 md/dL)를 통하여 가능(possible) IgG4-RHP로 진단하였고,2 경구 프레드니솔론(1 mg/kg) 및 아자치오프린(1.5 mg/kg)을 시작하였다. 환자는 약물 치료 2개월 후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었고, 추적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이전의 영상에서 관찰되었던 경막비후 및 조영증강 소견은 호전되었다(Fig. G, H).
고 찰
IgG4연관질환은 IgG4 양성 형질세포의 침윤을 동반한 광범위한 염증반응과 나선형의 섬유화를 특징으로 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1,3]. IgG4연관질환에서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경우는 드물며, 안와후방이나 뇌하수체를 침범한 증례 보고가 있었다[1,4]. 하지만 최근 특발성 비후경수막염 중 상당수가 IgG4연관질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1].
IgG4-RHP는 염증반응으로 인하여 국소적 또는 미만성으로 두 개내 또는 척수의 경질막비후를 유발하게 된다. 이런 경질막비후에 의한 종괴효과 또는 혈관이나 신경의 압박으로 국소적 또는 미만성의 신경학적 결손을 보일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외에도 시력 또는 청력소실과 같은 국소 뇌신경마비와 운동실조 등의 증상이 보고되었다[1,3]. 두통은 경막의 염증반응에 기인한 것으로 설명하고, 뇌신경마비는 경막의 비후로 신경근이 출구 부위에서 압박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사료된다[5]. 소뇌천막의 비후는 해부학적으로 눈운동신경마비와 연관된 신경과는 거리가 있지만, 해면정맥동과 주변의 다른 정맥동이 동일한 경막으로 싸인 공간을 서로 공유하기 때문에 한 부위에서 발생한 염증이 주변의 다른 정맥동으로 파급될 수 있으므로 눈운동신경마비를 유발할 수 있게 된다[6]. 본 증례의 경우 해면정맥동병변도 동반되어 있어 환자의 증상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본 증례와 같이 좌우 교대로 눈운동신경마비를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국내에서는 7개월의 간격을 두고 좌우에서 교대로 통증 안근마비가 발생하여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면서 호전된 특발성 비후경수막염의 사례를 보고하였지만[6], 본 증례처럼 IgG4관련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차이점이 있다.
IgG4연관질환의 진단을 위해서는 침범 장기에 따라 국소적 또는 미만성 부종 및 종괴 현상에 따른 임상증상, 혈청학적 그리고 조직학적 소견 및 영상학적 검사가 필요하다[2,7]. 이를 바탕으로 IgG4연관 미쿨리츠병(Mikulicz’s disease), 자가면역 췌장염, 또는 신장질환의 경우 확립된 진단기준이 있으나, 다른 장기의 경우 이 기준이 부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혈청 IgG4 농도와 IgG4 양성세포의 침윤의 두 가지 주요 특징을 바탕으로 포괄적인 진단기준이 제안되었다[2]. 이 기준에 의하면 장기의 부종이나 종괴 현상에 따른 임상증상이 있고 혈청 IgG4 농도가 135 md/dL 이상이면 가능 IgG4-RHP로 진단할 수 있으며, 조직검사를 통하여 림프형질세포의 침윤과 섬유화의 조직학적 소견(IgG4/IgG 비가 40% 이상이고, 고배율시야에서 IgG 형질세포가 10개 이상 관찰)으로 확진할 수 있다. 본 증례의 경우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았으며 뇌 자기공명영상 소견이 호전되어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못한 제한점이 있다
IgG4-RHP는 아직까지 치료 약물의 용량 혹은 사용 기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이전 연구에 의하면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1,3,7]. 연구 결과에 의하면 26-54%의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감량 및 중단 시 재발을 하고, 스테로이드에 반응이 없을 경우 다른 면역억제제로 변경하거나 병용을 고려할 수 있다[7].
본 증례는 재발성 안근마비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에서 뇌 자기공명영상 소견과 혈청 IgG4 농도를 통하여 가능 IgG4-RHP로 진단하여 경구 스테로이드 및 면역억제제 약물 치료를 통하여 호전된 사례로, 증상 재발이나 신경학적 후유증을 방지하기 위하여 적절한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