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맥스텐트삽입술 직후 악화된 혈관신생녹내장 사례
Acute Exacerbation of Neovascular Glaucoma after Carotid Artery Ste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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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Neovascular glaucoma is a subtype of secondary glaucoma that is characterized by proliferation of fibrovascular tissue in the anterior chamber angle. This condition may be acutely aggravated by carotid revascularization therapies. There have been few previous reports of acute aggravation of neovascular glaucoma following carotid artery stenting. We report the case history of a patient who had acute exacerbation of neovascular glaucoma following carotid artery stenting and required surgical management.
뇌졸중 환자에서 경동맥협착이 발견될 경우 뇌졸중 위험을 낮추기 위하여 내막절제술 또는 스텐트삽입술이 추천된다[1,2]. 하지만 이러한 치료의 합병증으로 혈관신생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안구허혈 환자에서 생성된 신생혈관으로 인하여 안구 방수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안압이 증가하고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3]. 내막절제술 후 발생한 혈관신생녹내장에 관한 보고는 일부 있지만, 경동맥스텐트삽입술 후 발생한 혈관신생녹내장에 대한 보고는 매우 드물며[4], 이로 인하여 눈 수술이 필요하였던 기존 보고는 없다. 저자들은 경동맥스텐트삽입술 직후 혈관신생녹내장 증상이 발생하였고, 그 정도가 심하여 약물 치료에 반응이 충분하지 않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였던 사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56세 남자가 3개월 전부터 수초간 반복적으로 발생한 오른손 위약감으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20여년 전부터 고혈압, 당뇨 및 고지혈증에 대한 약과 함께 항혈소판제인 실로스타졸(cilostazol) 100 mg을 매일 복용하고 있었다. 내원 15일 전 갑자기 좌측 눈의 시력이 저하되어 타병원 안과에서 망막중심동맥폐색을 진단받았다. 본원 내원 당시 좌측 눈의 시력은 당시와 유사한 정도로 저하된 상태였다. 좌측 눈은 동공이 6 mm로 산동되어 있고 동공반사가 관찰되지 않았으며, 시력은 1 m 거리에서 손가락 개수를 겨우 구분할 수 있는 정도였다. 우측 눈은 동공크기 3 mm로 동공반사가 관찰되었고 시력은 0.5였다. 그 외 신경학적 진찰에서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고, 환자도 손의 위약감은 호소하지 않았다.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우측 앞쪽 띠다발이랑(anterior cingulate gyrus)에 직경 5 mm의 뇌경색이 발견되었다. 자기공명혈관영상에서 좌측 경동맥 기시부의 심한 협착으로 경동맥의 흐름은 미약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우측 원위부 경동맥에서도 중등도 협착이 있었고 양측 전대뇌동맥은 보이지 않았다. 경동맥초음파에서 좌측 내경동맥에 90% 이상의 협착이 보였고 두개경유도플러에서는 좌측 안동맥의 혈류가 역방향으로 관찰되었다. 우측 앞쪽 띠다발이랑의 뇌경색은 우측 원위부 경동맥의 협착으로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생각되었고, 최근 환자의 반복적인 오른손의 위약감은 좌측 경동맥 기시부협착으로 인한 좌측의 혈류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좌측의 시력저하도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였을 때 좌측 경동맥에 대한 치료가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좌측 경동맥스텐트삽입술을 시도하기로 결정하였다. 시술 전 안과 검진을 의뢰하였다. 그 결과 세극등검사에서 좌안 홍채신생혈관형성이 확인되었고 안저검사에서는 다수의 면화반(cotton wool patch)이 확인되었다(Fig. 1). 공기안압계로 측정한 양측 안압은 정상범위였다(우안 16 mmHg, 좌안 14 mmHg, 정상범위 10-20 mmHg). 형광안저조영술에서는 좌측 망막중심동맥폐색에 의하여 혈류가 잘 관찰되지 않았다(Fig. 2). 시력은 우안에서 0.5로 확인되었고, 좌안은 손흔듦만 겨우 인지할 수 있는 정도였다. 심한 시력저하 때문에 시야검사는 시행하지 않았다. 이러한 소견은 좌안 안구허혈증후군에 부합하였다[3]. 이에 대하여, 경동맥스텐트삽입술 후 레이저를 이용한 범망막광응고술을 하기로 계획하였다.
내원 다음 날 경동맥스텐트삽입술을 위하여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였다. 이는 증상이 처음 발생한 이후로부터 3개월 가량 지난 시점이었다. 뇌혈관조영술에서 좌측 내경동맥에서 90% 이상의 협착이 관찰되며 혈류가 미약하게 관찰되었다. 좌측 안동맥은 내경동맥 및 외경동맥 조영 시에 모두 혈류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좌측 경동맥협착 부위에 풍선확장술과 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하였다(Fig. 3). 시술 직후, 좌측 전순환혈류가 개선되었고 좌측 안동맥의 혈류가 내경동맥 혈류로부터 정방향으로 재개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술 직후 신경과중환자실로 이동하여, 실시간 혈압을 감시하면서 수축기혈압 120 mmHg 미만을 목표로 조절하였다(시술 전 수축기 혈압범위 90-150 mmHg).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aspirin) 100 mg과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 75 mg을 처방하였다. 시술 직후 특별한 신경계증상이나 눈의 증상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시술 다음 날 아침 환자는 갑작스러운 좌측 안구 통증을 호소하였다. 당시 좌안 결막이 충혈된 소견이 새롭게 관찰되었지만, 시력변화나 신경계이상은 없었다. 저자들은 이러한 소견이 좌안의 급성 폐쇄성녹내장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여, 즉시 만니톨 40 g을 10분에 걸쳐 정맥으로 투약하면서 안과 협진을 요청하였다. 안구통증이 발생한지 11분이 경과한 시점에 안과 검진이 시행되었고, 시력검사와 안저검사에는 특이 소견이 없었다. 하지만 세극등검사에서 좌측 각막에 경미한 부종이 있으면서 안압이 49 mmHg로 상승된 점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소견은 혈관신생녹내장에 부합하였다. 저자들은 이에 대하여 추가로 만니톨 20 g을 정맥 투여하였다. 한 시간 후 다시 측정한 안압은 29 mmHg로 감소하였고, 환자의 안구 통증은 약간 호전되었다. 안압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위하여 좌안 전방천자술(anterior chamber paracentesis)을 시행하였고, 근본적인 치료를 위하여 혈관내피성장인자 억제제인 베바시주맙(bevacizumab) 2.5 mg을 유리체(vitreous) 안으로 주입하였다. 다음 날 안구 통증이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았으나 점차 호전되는 양상으로, 추가적인 녹내장 치료는 외래를 통하여 경과 관찰하며 시행하기로 결정하고 스텐트삽입술 6일째 퇴원하였다. 이후 환자는 알파아드레날린성 제제인 브리모니딘(brimonidine), 베타아드레날린대항제인 티몰롤(timolol) 그리고 방수배출 촉진을 위한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인 비마토프로스트(bimatoprost) 등을 이용한 국소적 약물 치료를 유지하면서 추적관찰하였다. 하지만 좌측의 안압은 32-36 mmHg 범위로 지속적으로 높았고 안구 통증 또한 소실되지 않았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안압의 조절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경동맥스텐트삽입술 후 19일 경과한 시점에 좌안 Ahmed 방수유출장치삽입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다음 날 측정한 안압은 16 mmHg였고, 5일 후 측정한 안압은 6 mmHg로 감수하였다. 안구 통증은 점차 호전되어 3주 경과 시점에는 완전히 소실되었다. 이후 범망막광응고술을 2회 더 시행하였다. 4개월 후 안과 외래를 다시 방문하였을 때, 좌안 시력은 30 cm 거리에서 손가락 개수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고, 안압은 17 mmHg로 확인되었다. 스텐트삽입술 후 뇌졸중 증상은 재발하지 않았다.
고 찰
본 연구는 경동맥협착에 의한 뇌경색과 안구허혈에 대하여 경동맥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한 직후 혈관신생녹내장이 악화된 환자에 대한 증례보고이다. 환자의 녹내장 증상은 만니톨 정맥 투여, 전방천자술, 베바시주맙 안구내 주입 등의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소실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레이저범망막광응고술과 방수유출장치삽입술을 시행한 후 안압이 감소하고 환자의 녹내장 증상도 호전되었다.
만성적으로 안구 혈류가 감소함에 따라 안구내 허혈변화가 발생하는 현상을 안구허혈증후군이라고 한다[5]. 경동맥협착은 안구허혈증후군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3]. 안구허혈의 이차현상으로 홍채와 전방각(anterior chamber)에 신생혈관이 발생하는 현상은 혈관신생녹내장의 초기단계 변화이기도 하다. 경동맥협착으로 발생한 혈관신생녹내장의 경우 신생혈관생성으로 안구방수(aqueous humor) 순환에 지장이 생기더라도 안압은 정상범위로 유지될 수 있는데, 이는 경동맥협착에 따른 안구내 혈류저하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6]. 본 증례 환자의 경우에도 시술 전 혈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안압이 정상범위에 있었지만, 시술 이후 갑작스런 혈류 증가에 대한 보상을 하지 못하고 안압이 증가하였던 점을 고려하였을 때 당시 이미 신생혈관녹내장의 초기단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7]. 따라서 본 환자는 경동맥스텐트삽입술 후 혈관신생녹내장이 악화된 증례로 볼 수 있다. 신생혈관녹내장은 안압이 정상인 경우 발생원인에 대한 근본적 치료가 중요하다[8]. 경동맥재개통술은 신생혈관녹내장의 원인을 치료하기 위하여 시행할 수 있다[4,5]. 만성 경동맥협착이 있으면서 이로 인한 안구허혈증후군이 병발되어 있는 상태라면 안구 전방각에도 신생혈관이 형성되어 안구방수 배출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없다[5]. 이러한 상황에서 일시에 경동맥 혈류를 개선해준다면 안구방수 생성이 갑자기 증가하게 되는데 그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방수 배출이 더 증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안압이 증가할 수 있다[5]. 본 환자의 경우 시술 전 망막중심동맥폐색 또한 진단받았던 환자로, 이로 인한 안구 내 허혈변화도 동반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20여 년 전 당뇨를 진단받은 분으로, 당화혈색소는 6.8%로 비교적 잘 조절되고 있었던 상태로 평가되나 당뇨망막병증이 병발되어 있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었다. 이러한 요소들은 신생혈관녹내장 발생의 또다른 위험인자로서, 본 환자의 경우 시술 전 이미 신생혈관녹내장 발생의 위험도가 높은 환자군에 속하였을 것으로 되짚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술 이후 갑작스런 안구 통증 및 안압 증가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상기 기저질환이 신생혈관녹내장을 유발하였다기보다는 기저 초기 단계였던 신생혈관녹내장이 시술 이후 급성으로 악화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본 환자와 같이 경동맥협착 이외에도 신생혈관녹내장 혹은 안구허혈증후군의 위험 요소가 동반되어 있는 경우라면, 시술 이후 녹내장의 발생 혹은 악화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경동맥내막절제술 후 혈관신생녹내장이 발생하거나 악화된 증례는 다수 보고되었지만[7], 경동맥스텐트삽입술 후 발생하거나 악화된 혈관신생녹내장 보고는 매우 드물다[6].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6]. 본 저자들은 경동맥스텐트삽입술보다 경동맥내막절제술에서 혈압이 낮은 경우가 많은 점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6]. 경동맥스텐트삽입술에서는 압력수용기의 자극이 일어나면서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6]. 반면에 내막절제술에서는 압력수용기의 자극이 덜하며 수술 전후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므로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9]. 수술 후 혈압이 증가함으로써 안구로 혈류가 함께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 증례에서는 스텐트삽입술 후 수축기혈압이 120 mmHg 미만으로 잘 유지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가설만으로는 혈관신생녹내장 발생원인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하여 또 한 가지 고려해 볼 수 있는 점은 뇌혈관자동조절기능의 장애이다. 경동맥스텐트삽입술 후 혈압조절이 잘 되는 환자에서도 과관류증후군(hyperperfusion syndrome)이 발생하는 사례로 비추어 볼 때, 고혈압과 만성 동맥경화증으로 뇌혈관자동조절기능이 비정상적이라면 정상혈압에서 안압이 증가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 환자는 만성 경동맥협착에 대한 스텐트삽입술 직후 급성 녹내장이 발생한 증례이다. 경동맥스텐트삽입술 시행 전 안과 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시술 후 급성 안구증상이 발생할 경우 혈관신생녹내장을 의심하고 적절한 처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치료만으로 혈관신생녹내장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처치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