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유사 일과성 허혈발작을 보인 국소거미막하출혈
Focal Subarachnoid Hemorrhage Mimicking Recurrent Transient Ischemic Att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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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Focal subarachnoid hemorrhage occasionally presents as transient focal neurologic episodes mimicking transient ischemic attack (TIA). Unless properly diagnosed, it may aggravate cerebral hemorrhage by administering antithrombotic agents. Therefore, clinicians need to be aware that such focal subarachnoid hemorrhage sometimes cannot be detected on noncontrast computed tomography and blood-sensitive magnetic resonance imaging can detect even a small amount of hemorrhage. We describe an 85-year-old woman with focal subarachnoid hemorrhage and possible cerebral amyloid angiopathy who presented transient left arm weakness recurrently, which mimicked TIA.
일과성 허혈발작은 뇌, 망막 또는 척수의 허혈로 인한 일시적인 신경계증상으로 급성 뇌경색의 증거가 없는 경우를 일컫는다[1]. 최근 국소거미막하출혈의 드문 증상으로 유사 일과성 허혈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 mimics, TIA mimics)이 보고되었고, 뇌아밀로이드혈관병증(cerebral amyloid angiopathy, CAA)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CAA와 관련된 국소거미막하출혈로 인한 유사 일과성 허혈발작의 증상을 일과성 국소신경계증상(transient focal neurological episodes, TFNE)이라고 하는데,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상동적(stereotyped)이며, 퍼지는 감각이상(spreading paresthesia)이 수분 간 지속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3,4]. Computed tomography (CT)는 국소거미막하출혈의 진단에 민감도가 떨어져 혈액특이적 영상(blood-sensitive sequence)이 포함된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이 일차 진단도구로 추천되고 있다[5].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CAA에서 일과성 허혈발작을 보인 작은 뇌내출혈이 보고가 되어 있으나[6], 국소거미막하출혈의 증례는 없다. 저자들은 감각이상 없이 반복적 일과성 근력약화 증상을 보인 환자에서 MRI로 국소피질거미막하출혈과 피질표재철침착(cortical superficial siderosis)이 확인된 유사 일과성 허혈발작 환자를 경험하여 이를 보고한다.
증 례
평소 건강하였던 85세 여자가 일시적인 왼쪽 상지 근력약화로 응급실에 왔다. 내원 전날과 당일에 총 2차례 약 1-2분 정도 컵을 놓치는 정도의 일시적인 왼쪽 상지 근력약화가 있었다가 회복되었고, 두통은 동반되지 않았으며, 그 외 다른 신경계이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과거병력에서 고혈압, 당뇨, 뇌전증 및 뇌혈관 질환 등은 없었고, 특별히 복용 중인 약물도 없었다. 내원 당시, 혈압은 180/80 mmHg였고, 맥박수는 61회/분, 호흡수는 20회/분, 체온은 36.7℃였으며, 신체검사상 이상 소견은 없었다. 임상적으로 일과성 허혈발작이 의심되었다.
환자의 비조영증강 뇌 CT에서 이상이 없었으나(Fig. 1-A), 뇌 MRI의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fluid 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FLAIR)에서 우측 중심고랑(central sulcus)을 따라 소량의 출혈을 시사하는 고신호강도가 일부 보였다(Fig. 1-D). 확산강조영상(diffusion weighted image, DWI)에서 같은 영역의 우측 중심고랑을 따라서 고신호강도가 일부 보였으나 허혈병변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1-B). 자화율강조영상(susceptibility weighted imaging, SWI)에서는 중심고랑뿐만 아니라 중심앞고랑(precentral sulcus), 중심뒤고랑(postcentral sulcus), 위이마고랑(superior frontal sulcus)까지 미만성의 저신호강도가 보였다(Fig. 1-C). 따라서 상기 FLAIR, DWI, SWI 영상을 종합하여 보았을 때, 우측 중심고랑을 중심으로 국소거미막하출혈 및 피질표재철침착이 발생하였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상 국소피질거미막하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소견 또는 뇌동맥류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1-H). 국소표재철침착(Fig. 1-C)과 55세 이상이고 다른 출혈을 유발할 만한 원인이 없어, Classic and modified Boston criteria의 Possible CAA에 합당한 소견을 보였다[7].
환자는 우측 국소피질거미막하출혈 진단으로 입원하여 혈압조절하며 보존적 치료하던 중, 입원 6일째 일시적 좌측 상지 근력약화 증상이 재발하였다. 이에 비조영증강 뇌 CT를 추적 검사하였고, 우측 중심앞고랑을 따라 미세한 국소적 고음영이 새롭게 보였다(Fig. 1-E). 뇌 MRI는 DWI에서 이전과 다른 특이 소견은 없었으나(Fig. 1-F), SWI에서 이전에 관찰되었던 중심고랑을 비롯한 주변 지주막하출혈이 좀 더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Fig. 1-G). 뇌전증발작 감별을 위하여 실시한 뇌파검사에서는 우측 측두-두정엽 부근의 빈번한 2 Hz의 서파가 관찰되었으나 뇌전증모양방전을 시사하는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Fig. 2).
이후에도 간헐적이지만 반복적인 좌측 상지 근력약화로 의식소실 없는 초점 발작(focal aware seizure)에 의한 Todd 마비 가능성 고려하여 발프로산을 투약하였으며, 이후 상지 근력저하는 없었다. 추적 관찰한 뇌 CT에서 출혈이 일부 흡수되어 안정된 상태로 퇴원하였다.
고 찰
국소거미막하출혈에 의해서 반복적으로 일과성 국소신경계증상이 발생하는 비전형적인 증례로 유사 일과성 허혈발작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것은 뇌아밀로이드혈관병증이 병태생리에 관련되고 일반적으로 허혈성이 아닌, 출혈병변과 관계되어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었다[2,4,8].
산발성 CAA는 노년에서 흔한 소혈관질환(small vessel disease)으로서 피질과 연수막연결소동맥(cortical and leptomeningeal small artery)과 같은 작은 동맥벽에 아밀로이드-베타(amyloid-ß)가 진행성으로 축적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CAA는 자발엽출혈의 흔한 원인이며 노인에서 인지기능저하를 유발하기도 한다[3].
여러 연구에서 CAA가 동반된 환자에서 뇌내출혈 혹은 거미막하출혈이 일과성 국소신경계증상과 동반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CAA가 동반되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연구에서 이들 중 14%에서 TFNE가 나타났고, 대부분 상동적(stereotypic)이고, 지속시간이 30분 이내로 짧고, 재발하는 양상이었으며, 이러한 임상양상은 뇌내 출혈의 위험성을 알리는 징후라고 보고했다[3]. 또 다른 연구에서는 고령의 CAA 환자에서 일측성의 짧은 발작적인 감각이상으로 발생하는 TIA 증상은 전형적인 CAA와 동반된 국소거미막하출혈의 병리적인 특징이라고 제시하였다[4]. 이러한 국소거미막하출혈은 동맥류 파열에 의한 거미막하출혈 혹은 비동맥류성 중뇌주위(perimesencephalic) 거미막하출혈과는 임상 및 영상 소견으로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8]. 60세 이상에서 국소거미막하출혈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CAA이고, 반면 60세 이하에서는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이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하였다[8]. CAA가 있는 환자에서 TFNE가 있는 경우 임상양상과 신경영상을 분석하였을 때 피질하 기원보다는 피질 기원의 증상으로 시사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뇌 MRI에서 보이는 미세출혈(cerebral microbleeds), 피질표재철침착 그리고 엽 뇌내출혈(lobar intracerebral hemorrhage)의 해부학적 위치와 신경계증상이 상관관계가 있었다[3]. 또한 CAA 환자군 중 TFNE가 있었던 환자에게서만 피질표재철침착이 유의하게 관찰되는데, 이것은 거미막하공간의 출혈 과거력을 반영하는 것으로 유사 일과성 허혈발작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제시되었다[3]. 본 증례에서도 일시적인 반복적인 좌측 상지 근력저하는 우측 중심고랑과 중심전고랑에서의 국소지주막하출혈에 의하여 유발된 유사 일과성 허혈발작으로 생각된다.
상기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가능한 기전은 출혈에 의한 피질확산성억제(cortical spreading depression)로 생각해 볼 수 있다[2]. 피질표재철침착은 첫 거미막하출혈 발생 이후에 상당 기간 동안 반복적인 피질 확산성 억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2]. 이것은 본 환자에서 수일 동안 반복적으로 보인 일시적인 편측 근력약화가 피질 확산성 억제에 의하여 발생하였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가족편마비편두통(familial hemiplegic migraine) 환자에서 피질 확산성 억제에 의하여 편측 근력약화가 발생하는 것과[9] 유사한 기전으로 발생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또 다른 가능한 기전은 상동적이고, 반복적이며 짧은 시간 지속되는 특징을 고려해 볼 때 뇌전증발작의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동물실험 결과 뇌피질에 염화철을 주입하여 뇌전증발작을 유발되는 것이 증명되었고, 이에 혈액은 잠재적인 발작유발물질로 알려지게 되었다[4]. 증례에서 환자는 뇌파상 우측 측두-두정엽 부근의 서파 이외에 뇌전증을 시사할 만한 뇌전증모양방전 등은 보이는 않았지만, 항뇌전증약인 발프로산 투약 후 증상이 호전된 것을 고려해 보았을 때, 초점 발작에 의한 Todd 마비의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상기 증례 및 여러 연구에서 시사하는 바와 같이 CAA가 있는 환자에서 출혈에 의한 TFNE가 보고되고 있지만, 최근까지도 발간된 일과성 허혈성 발작에 대한 지침에는 유사 일과성 허혈발작과 관련된 두개강내 출혈에 대한 언급은 없고[1], 초기 진단에 혈액특이적 MRI인 SWI나 gradient echo sequences (GRE) 등을 추천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본 증례가 거미막하출혈로 진단되지 않고 통상적인 일과성 허혈성 발작으로 진단되어 항혈전제가 투여되었다면 출혈로 인한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하였을 것이다. 고령의 환자에서 CAA의 빈도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보면[10], 혈액특이적 MRI를 촬영하여 통상적인 CT 및 MRI로 진단을 놓칠 수 있는 미세출혈 등을 확인하여 감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FLAIR는 거미막하공간의 병리를 관찰하는 데에 있어 민감도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거미막하출혈에 특이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GRE 혹은 SWI는 혈철소를 관찰하는데 굉장히 민감한 검사로 국소거미막하출혈을 진단하는데 있어 중요하게 쓰일 수 있다[8]. 증례에서도 첫 비조영증강 뇌 CT에서는 출혈이 확인되지 않았고, FLAIR에서는 우측 중심고랑에서만 소량의 출혈로 의심되는 병변이 있었으나 SWI에서는 중심고랑뿐만 아니라 중심앞고랑, 중심뒤고랑, 위이마고랑까지 출혈을 시사하는 저음영신호가 관찰되어 지주막하출혈 의심 하에 심각한 출혈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었다.
Charidimou 등[5] 연구에서 CAA 환자에서 일과성 허혈발작이 나타난 경우, 비록 임상증상을 보았을 때 허혈 증상처럼 보이더라도, 출혈 혹은 출혈의 위험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소견일 수 있기 때문에, 항혈전제 사용을 피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MRI을 통해서 이러한 출혈을 감별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본 증례는 고령의 TIA 환자에서, 특히 고혈압, 당뇨 등 특별한 위험인자가 없고 CAA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혈액특이적 영상을 포함하는 뇌 MRI를 통하여 출혈 여부 감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