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성완전기억상실(transient global amnesia, TGA)은 갑자기 발생하여 24시간 이내에 호전되는 전향 및 후향기억상실을 특징으로 하는 증후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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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GA는 대뇌 허혈, 경련, 심리적인 문제들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1,
3]. 유발인자로 신체활동, 성관계 등이 알려져 있고, 드물게 혈관조영술, 내시경 등의 의료 시술도 유발인자로 보고되었다[
1,
4]. 저자들은 진정제 없이 시행한 위내시경 후 발생한 TGA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고혈압이 있는 71세 여자 환자가 갑자기 발생한 기억상실로 응급실을 방문하였다. 응급실 내원 전 환자는 내과의원에서 위내시경을 받았다. 내시경은 진정제를 투약하지 않고 진행되었으며 문제 없이 끝났다. 그러나 시술 직후부터 환자는 기억상실을 호소하였다. 내시경을 받으러 병원에 간 시점까지는 기억하였으나, 그 후 내시경을 시작한 시점부터는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였다. “내가 왜 여기 있냐?” 등의 질문을 하였고 대답을 들어도 같은 질문을 반복하였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간이정신상태검사(mini-mental state examination, MMSE)는 21점이었다. 월, 요일은 대답하였으나 연도는 알지 못하였다. 나라 이름은 대답하였으나 도시 이름과 몇 층인지는 대답하지 못하였다. 연속 7빼기와 오각형 겹쳐 그리기는 수행하지 못하였다. 세 가지 물건에 대한 기억 등록은 가능했으나, 기억 회상은 세 가지 모두 불가능하였다. 장기 기억력은 정상이었으며, 언어 기능도 정상이었다. 실인증, 무시증후군, 실행증은 보이지 않았다. 뇌신경기능, 운동 및 감각기능, 소뇌기능검사에서 국소신경학적결손은 보이지 않았다.
증상 발생 8시간 후 반복적인 질문을 하는 증세가 소실되었다. 후향기억상실은 일부 남아, 내시경 시작 시점부터 응급실 오기까지의 약 2시간 정도는 계속 기억하지 못하였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혈액검사와 증상이 호전된 후 시행한 뇌파검사는 정상이었다. 다음날 다시 시행한 MMSE는 29점으로, 기억회상에서 한 가지를 기억하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회복되었다. 증상 회복 이후 시행한 확산강조영상(diffusion weighted image, DWI)에서 우측 해마에 작은 고신호강도의 병변이 보였다(
Fig.). 환자는 퇴원 후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증상의 재발 없이 지내고 있다.
고 찰
TGA는 24시간 이내 저절로 호전되는 전향기억상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될 때 진단할 수 있다[
1]. 똑같은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는 증상(repetitive questioning)이 잘 나타나며, 기억상실 외 다른 인지기능은 비교적 잘 유지된다[
1]. DWI에서 해마에 고신호강도의 병변이 보일 수 있는데, 전체 환자 중 88%에서 DWI의 특징적인 소견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다[
5].
현재까지 위내시경 후 발생한 TGA는 매우 드물게 보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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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6,
7]. 이전 보고의 경우, 부작용으로 기억상실을 일으킬 수 있는 진정제가 내시경 전에 투약되었으며, DWI에서 해마의 병변 없이 정상이었기에 진단의 확실성 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2,
6,
7]. 본 증례의 경우 진정제 없이 내시경을 하였으며, DWI에서 TGA에 합당한 해마의 작은 고신호강도병변을 보였다.
위내시경시술은 환자에게 발살바 같은 활동(valsalva-like activity)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복압 상승으로 인한 정맥순환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4]. Lewis [
3]는 상대정맥의 정맥압과 정맥 환류량 증가가 해마에 허혈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본 증례에서도 내시경 시술 동안 발살바 같은 활동이 있었고, 그로 인하여 TGA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자들은 진정제 투약 없이 진행한 위내시경 후 발생한 TGA의 증례를 관찰하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환자들이 위내시경 후 기억상실을 호소한다면 TGA의 감별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