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사용 후 발생한 일과성완전기억상실
Transient Global Amnesia Developed after Zolpidem Int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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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We report two patients who complained of transient anterograde amnesia and repetitive questioning, that developed after taking zolpidem and lasted for several hours. The clinical manifestations of these patients fulfill the clinical criteria for transient global amnesia (TGA). The typical clinical manifestation of TGA following the consumption of zolpidem suggests a possible relationship associated with its drug mechanism.
졸피뎀(zolpidem)은 감마아미노부티르산-A (gamma aminobutyric acid, GABA) 수용체에서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결합 부위에 작용하는 수면 유도제로, 벤조디아제핀 계통의 다른 수면유도 약물에 비하여 여러 부작용이 적어 비교적 흔하게 처방되는 약제이다[1]. 미국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 보고된 일반적 부작용은 기면, 어지러움, 설사 등이며 중추신경계와 관련된 부작용으로는 두통, 악몽, 혼동 등이 있고[2,3], 드물게 기억장애도 보고되어 있다[4-7]. 저자들은 불면증으로 졸피뎀 복용 이후 나타난 2명의 일과성완전기억상실 환자들을 경험하여 이를 보고한다.
증 례
증례1
59세 남자가 내원 일주일 전 갑자기 발생하였던, 하루 종일 일어났던 일이 기억나지 않은 증상을 호소하였다. 증상 발생 2일 전 환자는 개인의원에서 불면증으로 졸피뎀 10 mg을 처방받아 복용하였다. 당시 환자는 졸피뎀을 복용하고 수면 후 아침에 일어나 업무로 대전으로 내려 갔던 것까지만 어렴풋이 기억을 하고, 대전을 내려가서 수행한 업무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였다. 환자의 상태를 관찰한 회사의 동료는 기억을 잃은 당시 환자는 당일의 여러 활동을 수행하였는데, 약간 반응이 느리고, 반복적으로 업무를 물어보며, 잘 이해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한 시간은 대략 8시간 정도로, 환자는 저녁 식사 후부터는 비교적 생생하게 일어난 일을 기억한다고 말하였다. 환자는 고혈압, 당뇨병 등의 병력이나 다른 기저질환은 없었고, 음주나 흡연을 하지 않았으며, 해당 사건 발생 전 졸피뎀 이외의 다른 약제를 복용한 약물력은 없었고, 다른 뇌질환의 가족력은 없었다.
내원 당시 혈압은 132/82 mmHg, 맥박은 76회/분, 체온은 36.5°C였다. 신체검사와 신경학적 진찰에서는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혈액검사에서 혈색소는 16.0 g/dL, 백혈구 수는 5,890/ mm3였고 혈당은 98 mg/dL였다. 전해질, 간기능검사 및 신장기능지표는 정상이었다. 내원 일주일 후 시행한 검사에서 한국어판 간이정신상태검사 28점, 임상치매척도 0점, 치매단계평가척도 1점이었고, 신경심리검사에서 일시적 및 지속적 주의력에서만 약간의 장애를 보였다. 내원 당일 시행한 확산강조영상을 포함함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고신호강도병변은 보이지 않았다. 증상 발생 10일 후 시행한 뇌파검사에서는 간헐적인 6 Hz의 서파 소견 이외의 뇌전증모양방전은 보이지 않았으며, 뇌단일광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에서는 양측 전두엽, 측두엽, 좌측 두정엽의 전반적인 혈류 감소가 확인 되었다(Fig. 1). 환자는 이후로 당시 활동에 대한 기억을 찾지 못하였고, 해당 약제 복용을 중단하였으며 추적 조사에서 특별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증례2
82세 남자가 내원 일주일 전 갑자기 발생하였던, 약 1시간 30분 동안 일어났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증상으로 외래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2주 전 동생이 사망한 뒤 불면증이 생겨 내원 8일 전 졸피뎀을 처방받았고, 증상 발생 하루 전 날 밤 처음으로 처방 받은 졸피뎀 복용 후 수면을 취하였다고 하였다. 다음 날 아침 환자의 배우자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환자는 정상적으로 깨어났으며, 평소와 다름 없이 아침 식사 후 갑자기 텔레비전 옆 선반에 가서 물건을 가리키며 “이게 뭐지? 이게 왜 여기에 있지?”라는 질문을 하였고, 이후 다시 소파에 앉아 있다 다시 선반으로 가서 같은 질문을 하고, 자리로 돌아오는 반복적 행동을 약 1시간 30분 동안 지속하였다고 하였다. 환자는 당시의 기억은 전혀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증상 발생 당시 배우자가 측정한 혈당은 125 mg/dL였다. 환자는 10년 전부터 당뇨병을 경구혈당강하제로 치료받고 있었다. 해당 사건 발생 전 졸피뎀 이외의 다른 약제를 복용한 약물력은 없었고, 다른 뇌질환의 가족력은 없었다.
내원 당시 혈압은 135/84 mmHg, 맥박 95회/분, 체온은 36.6°C였다. 신체검사와 신경학적 진찰에서는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혈액검사 결과 혈색소는 12.4 g/dL, 적혈구용적률은 36.7%, 백혈구 수는 6,410 /mm3, 혈당은 132 mg/dL, 당화혈색소 7.0%였다. 혈중 요소 질소 28.0 mg/dL, 크레아티닌 1.36 mg/dL, 사구체 여과율 50.2 mL/min/1.73m2였다. 그 외 전해질, 간기능검사는 정상이었다. 내원 일주일 후 시행한 검사에서 한국어판간이정신상태검사 27점, 임상치매척도 0.5점, 치매단계평가척도 2점이었으며, 신경심리검사에서 일시적 및 지속적 주의력에서만 약간의 장애를 보였다. 내원 당일 시행한 확산강조영상을 포함한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고신호강도병변은 관찰되지 않았다. 증상 발생 12일 후 시행한 뇌파검사에서는 간헐적으로 보인 약 5 Hz의 전반적인 서파가 확인 되었고 뇌전증모양방전은 보이지 않았다. 뇌단일광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에서는 우측 전두엽, 우측 측두엽, 우측 두정엽에서 혈류 감소 소견이 확인되었다(Fig. 2). 환자는 이후로 해당 약제의 복용은 중단하였으며 외래에서의 추적 조사 결과 추가로 특별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고 찰
일과성완전기억상실은 갑작스럽게 발생한 전향적 및 후향적 기억상실로 24시간 이내로 호전되는 가역성이 특징이다. Hodge와 Warlow [8]는 (1) 명확한 전향적 기억상실증이, (2) 발병 시 주변 사람에게 관찰되며, (3) 동반된 의식의 저하가 관찰되지 않고 이러한 증상이 기억장애 이외의 실어증, 실행증 같은 다른 인지장애와 동반되지 않으며, (4) 동반된 국소 신경계증상이나 징후가 없고, (5) 뇌전증의 징후가 보이지 않고, (6) 증상의 소실이 24시간 이내에 보이며, (7) 최근 두부외상의 병력이 없고 활동성 뇌전증이 없어야 한다고 진단기준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본 증례의 환자들의 경우 일과성완전기억상실의 진단기준에 부합하였다. 환자들에서는 일시적인 전향적 기억상실이 일정한 시간 동안 관찰되었으며, 동반된 다른 신경계 증후는 없었으며, 당시에 다른 신경질환을 의심할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졸피뎀은 약제의 안정성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수면유도제 중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약제 중 하나이다. 부작용으로는 주로 일시적인 기면상태, 어지럼증, 시야장애, 보행장애, 환각 등이 있다[2,3]. 전향적 기억장애도 일부 환자에서 보고되어 있으며 이는 주로 밤에 잠을 자기 전이나, 잠에서 깬 다음 바로 나타났다. 낮 시간에 이러한 증상이 생긴 경우도 보고되어 있다[4-6].
졸피뎀은 수면유도제로서 약제발현 시간이 30-60분 정도로 짧고, 그 반감기가 1.5-3.2시간으로 짧아[2], 본 환자의 증상이 이 약제의 복용과 바로 연관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일과성완전기억상실은 뇌졸중과 같은 혈관성 병변이나 뇌전증과 연관된다. 원인 불명이더라도 선행 사건들로 감정적 스트레스, 온도의 변화들이 보고된 바 있다. 본 환자들에서는 검사상 혈관성 병변이나 뇌전증을 의심할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첫 번째 환자에서는 다른 혈관질환의 위험인자들은 없었고, 두 번째 환자에서는 당뇨병이 있었지만 증상 발생 당시 혈당은 정상이었다. 첫 번째 환자의 경우, 평소와 다른 환경으로 업무 출장이라는 직업적 스트레스, 두 번째 환자의 경우, 동생의 사망이라는 사건이 일과성완전기억상실의 발생과 연관될 수 있다. 하지만 첫 번째 환자의 경우, 해당 업무가 매주 반복되는 일과 중 하나라는 점과 두 번째 환자의 경우, 해당 사건은 증상 발생 1주 전이라는 점에서 그 연관성을 규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두 환자에서 모두 졸피뎀을 복용한 약물력이 선행 사건으로 의심되었다. 하지만, 환자들에서 일과성완전기억상실이 다른 원인 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환자들에서 시행한 뇌단일광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에서는 서로 다른 양상의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의 혈류 감소가 관찰되었다. 이전의 보고에서는 내측두엽을 포함한 특정 뇌영역의 혈류 감소/증가가 보고되어 있기도 하지만, 아직은 그 의미와 해석 방법에 논란이 많고, 검사 시기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고 되어 있어 본 환자들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기는 어렵다[9]. 하지만 이러한 소견은 적어도 환자들에서 보인 일과성완전기억상실이 일시적으로 뇌의 기능적인 변화를 유도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벤조디아제핀은 GABA-A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여 약리학적 작용을 일으키며, 비벤조디아제핀 약제인 졸피뎀 또한 GABA-A 수용체 중 α1 서브유니트에 대한 고도의 선택성을 가진다[10]. 따라서 졸피뎀은 벤조디아제핀이 가진 반동불면이나 금단이 적다고 생각되어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졸피뎀이 작용하는 GABA-A 수용체는 기억상실에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졸피뎀을 과량 복용하는 경우 복합수면행동이나 기억상실을 유발한다[10].
외국에서 보고된 선례들과 비교하면[4-7], 본 증례들에서는 졸피뎀이 일과성완전기억상실의 유발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불면 환자에게 처방하기 앞서 기억상실과 같은 부작용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일과성완전기억상실 환자에 있어 약제에 의한 유발 가능성 역시 고려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