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중격지방종성비후(lipomatous hypertrophy of interatrial septum, LHIS)는 드문 심장내양성 종양으로 대부분 증상을 유발하지 않아 검사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1]. 간혹 심방세동이나 각종 부정맥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증례 보고가 있으나, 정확한 연관성이나 발생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다[2]. 급성 뇌졸중에서 발견된 경우도 증례 보고만 확인되었다[3]. 저자들은 짧은 기간 2회 발생한 원인불명 색전뇌졸중(embolic stroke of undetermined source, ESUS)으로 입원한 환자의 검사 중 LHIS를 보인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73세 남자가 내원 10일 전부터 오른손 위약감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던 중 숟가락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고혈압으로 투약 중이며 그 외에 특이병력은 없었다. 내원 시 생체징후는 정상이었다. 신경학적 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으며 우측 편마비가 MRC grade IV+로 측정되었다. 자기공명영상의 확산강조영상에서 좌측경동맥 경계구역을 따라 좌측 전두엽과 후두엽 국소부위에 다발성 고신호강도병변이 보였다(Fig. A). 시행한 두개내, 두개외 뇌혈관조영술에서 뇌경색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협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동맥초음파검사에서는 우측 내경동맥의 매끄러운 동맥경화판에 의한 27% 정도의 협착이 보였고, 좌측 경동맥부위에는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았다. 흉부경유심초음파검사에서도 정상적인 심실모양 및 심실기능을 보였으며 국소벽운동이상이나 판막이상, 심장내 혈전 등의 소견은 없었다. 24시간 심전도감시를 시행하였으나 부정맥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환자의 우측 마비는 완전히 호전되어 일일 아스피린 100 mg을 추가 투약하며 입원 7일 만에 퇴원하였다.
퇴원 3개월 후 환자는 몸이 우측으로 기울고 우측 손으로 단추끼우기가 어려운 증상이 발생하여 본원 응급실로 다시 내원하였다. 내원 시 생체징후는 정상 범위였으며, 신경학적 진찰에서는 우측 수부의 미세운동만이 떨어진 상태였다. 확산강조영상에서 내경동맥의 경계구역을 따라 좌측 전두엽 부위의 다발성 고신호강도병변이 보였으며 우측 전두엽 피질에도 병변이 보였다(Fig. B). 두개내, 두개외 뇌혈관조영술을 다시 시행하였고 이전과 차이가 없었다. 혈액검사에서는 D-이합체 1.05 mg/dL (~0.55 mg/dL), 섬유소원 315 mg/dL (172-294 mg/dL)로 상승하였고, 그 외에 전혈구검사 및 혈액화학검사, C-반응단백질, 적혈구침강속도는 정상범위였다.
식도경유심초음파검사에서 좌심방이나 좌심방귀의 크기는 정상이면서 혈전은 없었으나 우심방 중격에 2×1.5 cm 크기의 고정된 에코발생종괴(echogenic mass)가 있었고, 바로 연접하여 같은 성상의 원형 종양이 보였다(Fig. C). Agitated saline 주입검사에서 우좌션트는 없었고, 색전의 원인이 될 만한 대동맥활죽종(aortic arch atheroma)은 없었다. 심장 CT에서는 심방중격이 전반적으로 두꺼워져 있고, 심방내로 불룩윤곽(buldging contour)이 보이며 심실과는 구별된 지방조직에 해당하는 저음영의 조직으로 보였다(Fig. D). 종양은 특징적인 아령모양(dumbbell shape)이었으며, 중격내 위치와 지방조직으로 이루어진 점으로 보아 LHIS로 진단하였다. 재입원 시 심전도를 반복 시행하였고, 뇌졸중 집중치료실에서 심전도감시를 하였으나 부정맥은 확인되지 않았다. 와파린을 3 mg 투약하였고, 신경계 증상은 완전히 호전되어 재입원 19일 만에 퇴원하였다.
고 찰
본 환자의 경우 뇌 영상은 열공경색이 아니면서 뇌허혈과 관련된 두개내 및 두개외 혈관에 50% 이상의 협착이 없었고, 심장검사에서는 심장성 색전의 주요원인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 외에 혈관염, 동맥박리, 혈관연축이나 뇌졸중 유발 약물 사용은 없어 ESUS로 판단하였다[4].
첫 입원 당시에는 주로 좌측 경계구역에 병변이 분포하였으나 좌측 경동맥이나 중대뇌동맥의 의미 있는 협착은 없었다. 두 번째 입원 시에는 양측 대뇌반구에 병변이 있어 심장성 색전이나 응고항진상태(hypercoagulable status) 및 대동맥활죽종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검사를 시행한 결과 심장종양인 LHIS가 발견되었다. 우연히 발견(incidental finding)된 병변일 가능성도 있으나 뇌경색 원인을 찾기 위해 시행한 광범위한 검사에서도 다른 명확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뇌경색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
LHIS는 1964년 부검을 통하여 기술된 심방중격내에 지방이 침윤하여 형성된 캡슐화되지 않은 심장내양성 종양이다. 처음에는 매우 드문 종양일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심초음파가 널리 이용되면서 점차 발견 빈도가 늘어났고, 현재는 심방내 종양이 발견되면 항상 감별해야 하는 주요한 종양이다[5]. 정확한 유병률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부검에서는 1%에서 나타났고, 평균 70세의 1,292명 환자를 대상으로 흉부의 다중검출기(multi-detector) CT를 이용하여 시행한 전향적 연구에서는 2.2%가 LHIS를 보였다[2,6].
LHIS는 대개 우심방의 타원오목(fossa ovalis)의 가장자리(limbus)에서부터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우심방내에 위치하며 고령, 비만, 여성과는 약한 연관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1]. 대부분의 LHIS는 무증상이다가 우연히 발견되지만 1969년 부정맥과 관련이 있다는 첫 보고 이후 심방세동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부정맥과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있었으며 심지어는 급사하는 보고도 있었다[1,2,7].
LHIS는 실제 부정맥과의 인과적 관련성이나 유발기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허혈심질환을 매개로 유발되거나 심방의 심근세포구조에 변형을 일으켜 전도경로(conducting pathway)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증례 환자의 경우도 LHIS에 의해 심방세동 등의 부정맥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생긴 색전으로 뇌경색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른 가능성으로 종양 자체가 종양표면에서 혈전을 유발하였을 가능성도 있으나 종양의 우심방내에 위치하므로 여기서 혈전이 발생하였다면, 우좌션트가 있어야만 직접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환자의 경우 agitate saline 주입검사에서 우좌션트가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기전이 뇌경색을 직접 유발하였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점액종(myxoma)은 원발심장종양의 30-50%를 차지하는 종양으로 뇌졸중을 유발하는 고위험인자이며 항혈전제 사용보다는 수술적인 제거가 필요하고, 주로 심방내에 위치하므로 LHIS와의 감별이 중요하다. 점액종은 대부분 난원공 근처에서 발생하지만 LHIS는 대부분 난원공을 침범하지 않으며, LHIS는 특징적인 아령모양인 경우가 많고 점액종은 대부분 섬유혈관줄기(fibrovascular stalk)를 보인다[7]. 증례 환자의 경우도 수술적 조치가 필요한 점액종과의 감별을 위해 식도경유심초음파 외에도 심장 CT까지 진행하여 확인하였다.
LHIS의 진단은 인구의 고령화와 비만의 유병률이 높아지는 경향 그리고 의학영상기술의 발전에 의해 더 흔해질 것이다. 따라서 추후 뇌졸중이나 심방세동 같은 질환과의 연관성과 위험인자 여부에 대해 확인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