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초점운동신경병 증례: 초음파의 보완적인 역할
Multifocal Motor Neuropathy: Complementary Role of Ultrasound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Multifocal motor neuropathy (MMN) is an uncommon, asymmetric motor neuropathy. As MMN is a treatable disorder, its differentiation from lower motor neuron disease is important. Evidence of conduction block (CB) or positive IgM anti-GM1 is considered one of important markers for the diagnosis. However, some patients with atypical MMN have no detectable CB or anti-GM1 antibody. We experienced a case of MMN with focal nerve enlargement on ultrasound. Ultrasound can be a valuable tool in supporting the diagnosis of MMN.
다초점운동신경병은 1985년에 처음 알려진 질환으로, 진행하는 비대칭적인 근력약화가 주된 증상이고, 유병률은 10만 명당 1-2명으로 매우 드문 질환이다[1]. 다초점운동신경병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초점운동신경병의 진단은 임상증상과 운동신경전도검사에서 관찰되는 전도차단, 혈액검사에서 검출되는 항-GM1 IgM 항체, 면역글로불린 치료에 대한 반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2]. 하지만 전도차단이 관찰되지 않거나 항-GM1 항체가 음성인 경우에 진단 및 다른 운동신경병과의 감별이 어렵다. 최근에 다초점운동신경병 환자에서 신경초음파를 시행한 결과 말초신경의 국소적인 신경비대를 관찰하였다. 저자는 다초점운동신경병의 진단에 있어서 신경초음파의 보완적 역할에 대해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40세 남자가 2년 전에 발생한 오른쪽 팔의 근력약화로 내원하였다. 근력약화는 서서히 발생하여 점차 진행하는 양상이고, 수개월 전부터는 오른쪽 다리에도 힘이 빠져서 다리를 절면서 걸었다. 뚜렷한 근위축은 없었고 감각 증상도 동반하지 않았다. 과거력에서 항고혈압제로 잘 조절되고 있는 고혈압 외에는 특이사항이 없었다. 하루에 반 갑씩 20년간 흡연하였고, 술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 마셨다. 가족력에서 특이사항은 없었다. 신경학적 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뇌신경기능은 정상이었다. 근력은 오른쪽 손목과 손가락펴기가 medical research council (MRC) 등급 Ⅲ, 오른쪽 발목의 발등굽힘이 MRC Ⅳ였고, 다른 부위의 근력은 정상이었다. 감각검사, 심부건반사는 팔다리에서 모두 정상이었고, 바빈스키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뇌 CT와 경추 MRI에서 이상소견은 없었다. 신경전도검사에서 오른쪽 정중신경과 왼쪽 척골신경에서 각각 37%, 35%의 진폭감소를 보이는 부분 전도차단(partial conduction block)이 있고, 양쪽 요골신경과 양쪽 척골신경의 운동전도속도가 약간 감소되어 있었다(Table). 감각신경전도검사는 이상소견이 없었다. 혈액검사에서 항-GM1 IgM 항체는 음성이고, 전체 혈구계산검사, 전해질검사, 생화학검사, 갑상선기능검사, 비타민 B1, B12 수치, 적혈구침강속도, 항핵항체, 단백질전기영동, 면역글로불린전기영동 검사에서 특이소견이 없었다. 신경초음파는 양쪽 정중신경, 척골신경을 손목에서 위팔까지, 요골신경은 팔꿈치에서 위팔까지, 비골신경은 종아리뼈머리부터 다리오금까지 검사하였다(Fig.). 신경초음파에서 오른쪽 아래팔 위치에서 정중신경(Fig. C)의 단면적이 15.2 mm2 (정상 값, 10.1 이하[3]), 왼쪽 팔꿈치 위치에서 척골신경(Fig. J)의 단면적이 11.1 mm2 (정상 값, 8.9 이하[3])로 국소적인 비대가 관찰되었고, 반대쪽과 비교해도 의미 있는 크기 증가가 관찰되었다. 나머지 부위에서는 단면적 값이 정상범위이고 좌우의 차이도 뚜렷하지 않았다. 다초점운동신경병을 의심하여 5일간 면역글로불린(2 g/kg)을 정맥 주사하였다. 2주 후에 외래에서 시행한 신경학적 진찰에서 근력이 모두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추적검사한 신경초음파에서 정중신경과 척골신경의 단면적은 각각 8.3 mm2와 4.7 mm2로 감소하였다(Fig. K, L). 신경전도검사에서는 뚜렷한 호전소견이 없었다.
고 찰
다초점운동신경병은 비슷한 증상으로 발현할 수 있는 근위축가쪽경화증과의 감별이 필요한 질환이고, 면역글로불린 주사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가능한 초기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초점운동신경병의 진단은 임상적으로 두 군데 이상의 단일말초신경을 침범하는 감각이상을 동반하지 않는 근위약이 있고, 신경전도검사에서 전도차단이 관찰될 때 고려할 수 있다[2]. 이후에 항-GM1 IgM이 발견되어 진단적 가치가 있는 표지자가 되었다[4]. 하지만 임상증상에서 다양한 변이가 있을 수 있고, 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신경전도검사소견인 전도차단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5]. 또한, 항-GM1 IgM의 양성률이 30-80%로 음성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1].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항-GM1 IgM은 다초점운동신경병의 발병기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1]. GM1은 신경섬유마디(node of Ranvier)에 주로 분포하며 활동전위의 형성과 전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온통로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항-GM1 항체에 의한 면역반응으로 인해 이러한 이온통로에 문제가 생기면 전도차단이 발생한다. 또한, 항체에 의한 염증반응, 탈수초, 재수초화로 인해 말초신경의 구조적 변화가 발생한다.
근래에 말초신경에 대한 초음파검사가 가능해지면서 다초점운동신경병에 대한 초음파소견도 보고되고 있다. 초음파검사에서 말초신경의 단면적이 전반적으로 커져있고, 국소적인 신경의 비대가 좌우 비대칭적으로 여러 군데에서 관찰되었다[6]. 본 증례에서도 신경포착이 흔히 나타나는 부위가 아닌 오른쪽 아래팔의 정중신경이 뚜렷하게 커져있는 소견이 관찰되었고, 오른쪽 팔꿈치의 척골신경도 커져 있었다. 저자들은 명확한(50% 이상의 진폭감소) 전도차단 소견이 보이지 않고 항-GM1 IgM이 음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초음파검사 결과를 토대로 다초점운동신경병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초음파검사는 근위축가쪽경화증과 다초점운동신경병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근위축가쪽경화증에서는 정상인에 비해 신경단면적이 작아지고, 다초점운동신경병은 정상인에 비해 신경단면적이 커지기 때문에, 두 질환을 비교하면 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7,8].
다초점운동신경병에서 임상증상, 신경전도검사 결과, 초음파검사 결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에서 일치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신경전도검사에서 전도차단이 있는 부위의 초음파 검사에서 신경비대가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9], 근력약화가 있는 부위, 전도차단 부위, 신경비대위치에서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보고도 있다[6,10]. 본 증례에서 근력저하는 오른쪽 요골신경 부위와 오른쪽 비골신경 부위에서 나타난 데 비해, 전도차단과 신경비대는 오른쪽 정중신경과 왼쪽 척골신경에 있었다. 즉, 전도차단 부위와 신경비대의 위치는 같았지만 임상증상과는 맞지 않았다.
저자들은 다초점운동신경병에서 시행한 초음파검사 결과와 함께, 다초점운동신경병의 진단 및 다른 운동신경병과의 감별진단에서 초음파검사의 보완적인 역할에 대해 보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