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복시말토오스철 정맥 주사 후 발생한 아나필락시스
Anaphylaxis to Intravenous Ferric Carboxymalt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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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efficacy and the adverse effects of intravenous iron formulas have been well established. However, there are few reports of anaphylaxis of ferric carboxymaltose (FCM). A man received intravenous FCM for the treatment of restless legs syndrome. The FCM gave rise to angioedema, urticaria, chest tightness, sinus tachycardia, and hypotension. In the end, epinephrine and dexamethasone resolved the symptoms. The findings were consistent with anaphylactic hypersensitivity reaction from FCM. We need to be careful when we administer FCM in clinics.
철분 치료는 철결핍빈혈에서 주로 사용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에서 정맥 철분 주사의 유용성이 확인되었다[1,2]. 현재까지 다양한 정맥 철분 주사제가 개발되어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그 종류로는 덱스트란철(iron dextran), 설탕철(iron sucrose), 페루목시톨(ferumoxytol), 철글루콘산염(ferric gluconate), 카르복시말토오스철(ferric carboxymaltose, FCM) 등이 있다. 이러한 정맥 철분 주사제에서는 철분의 느린 방출과 낮은 부작용을 위해서 철분 분자를 탄수화물로 둘러싸게 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물의 부작용은 완전히 예방할 수 없다. 철분 주사로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의 정확한 병리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정맥 철분 주사제의 아나필락시스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몇 개의 메타분석과 계열 증례(case series)가 있으며 주로 덱스트란철 또는 설탕철 주사와 관련하여 보고되었다[3-5].
증 례
밤마다 발생하는 다리의 불편감으로 55세 남자가 3차 병원의 수면클리닉에 방문하였다. 매일 밤, 자려고 누우면 종아리와 허벅지 그리고 왼쪽 팔에 답답하고 불편한 느낌이 시작되어 움직이고 싶은 증상이 있는데, 움직이면 완화되지만 가만히 있으면 심해져서 수면에 장애를 받는다고 하였다. 가만히 앉아서 쉴 때면 낮에도 증상이 발생할 때가 있다고 하였다. RLS의 진단기준을 만족하는 이러한 증상은 30세 무렵부터 시작되었으나 약 5년 전에 1차 의료기관에서 처음 RLS로 진단받아 ropinirole 복용을 시작하였고, 최근 수개월 동안에 밤마다 가만히 있지 못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ropinirole을 1 mg까지 증량하였으나 증상의 호전이 없어서 3차 병원의 수면클리닉에 방문하였다. RLS를 제외한 과거 병력은 없었으며, 환자의 어머니가 비슷한 증상이 있어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과거력에서 알레르기 병력이나 약물 이상반응의 병력은 없었다. 처음 방문 시의 혈압은 130/85 mmHg였고, 혈색소(hemoglobin) 13.4g/dL, 적혈구용적률(hematocrit) 39%, 무작위혈청포도당(random serum glucose) 103 mg/dL, 혈액요소질소/크레아티닌(blood urea nitrogen/creatinine) 19/0.84 mg/dL, 혈청페리틴(serum ferritin) 73.14 ng/mL, 철(iron) 76.8 μg/dL, 총철결합능(total iron-binding capacity) 331.6 μg/dL, 트렌스페린포화도(transferrin saturation) 41%, 아스파르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aspartate aminotransferase)와 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alanine aminotransferase)는 각각 45, 23 U/L였다. 신경학적 진찰에서 특이소견이 없었고, 신경전도검사에서도 특이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RLS의 치료에 대해서 설명과 의논을 하였는데, 빈혈이 없는 환자도 FCM 정맥 주사 후 장기적으로 증상의 호전이 있음이 알려진 최근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동의하에 철분 정맥 주사 치료를 받기로 하였다[2]. 정맥철분 주사는 FCM을 사용하고, 1,000 mg (1,000 mg in 250 mg normal saline)을 전처치 없이 18 G 말초 정맥 주사로 15 mL/분 이하로 15분 이상 주입되도록(FCM 60 mg/분) 점적하였다. 주입이 시작되고 수분 후, 환자는 혀가 부어오르는 듯한 증상을 호소하였다. 곧이어 전신 가려움, 구역,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함과 두근거림을 호소하였다. 이때 환자의 목소리는 쉰 목소리가 났으며, 환자의 가슴과 배에 넓은 발진이 확인되었다. 진찰결과 쌕쌕거림이나 그렁거림은 없었고, 모니터로 확인된 혈중 산소포화도는 100%였으나 혈압이 80/50 mmHg으로 떨어졌으며, 심전도에서 분당 110회의 굴빠른맥이 관찰되었다. 이에 정맥 철분 주사를 생리식염수로 교체하여 주입을 시작하였으며, 병원내 응급대응팀이 동원되었다. 상기 증상에 대하여 0.2 mg의 에피네프린과 4 mg의 덱사메타손을 근육 주사하였고, 혈압과 빠른맥은 조금씩 호전되어 5분 이내에 정상화되어서 에피네프린 반복 투여가 필요하지 않았다. 다른 징후와 증상도 천천히 호전되어, 약 2시간 후에는 객관적 징후나 주관적인 증상이 없는 상태를 확인하였다. 본원에서는 FCM 주입 후 5분째에 활력징후를 관찰하도록 되어있었는데, 그전에 증상 호소를 시작하였으므로 주입된 FCM의 용량은 300 mg을 넘지 않았다. 환자는 약 6시간 동안의 근접관찰 후 퇴원하였고, 이후로 정맥 철분제 치료는 하지 않고 pregabalin 150 mg을 투여하여 외래 진료하면서 증상의 호전을 확인하였다.
고 찰
본 증례는 FCM 사용 후 발생한 아나필락시스 증례로는 첫 번째 구체적인 보고이다. FCM은 덱스트란이 포함되지 않은 저분자량(150 kDa) 철분제로서, 매우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다[6]. 지금까지 단 2예의 아나필락시스가 보고되었는데,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기 전에 발생하였으며, 암 환자라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임상정보가 없다[7].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수 있는 약물로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 항생제, 조영제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철분제의 이상반응은 이러한 약제들보다 드물고, 주된 병리기전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체 활성화와 아나필락시스독소 생산 등이 제안되었다[8]. 철분 주사로 인한 이상반응의 증상은 불안정한 유리철분에 의한 단순반응과 과민반응으로 나눌 수 있는데, 유리철분에 의한 단순반응의 증상은 일시적인 얼굴 홍조, 두통, 구역, 미열, 근육통 등이 있다[9]. 이에 반해 과민반응증상은 주사 후 즉시 나타나는 피부발진, 호흡곤란, 기침, 협착음, 구토, 설사, 저혈압/고혈압, 빈맥/서맥, 현훈, 혼수 등이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열이 나고 관절통, 림프선염 등이 나타난다. 본 증례의 증상은 주사 후 볼 수 있는 불안정한 유리철분에 의한 단순반응이 아니라, 아나필락시스의 결과이다. 아나필락시스는 임상증상으로 진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원인물질 또는 특정 자극에 노출된 후, 즉시 또는 수시간내에 다양하고 심각한 전신반응이 급격하게 발생하여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다[10]. 유병률은 매우 낮지만 그 위험성을 고려하였을 때 FCM을 포함한 정맥 철분 주사제를 사용할 때는 근접감시가 필요하겠다. 본 증례의 경우 처음부터 60 mg/분으로 시작하였는데, 예상하지 못한 과민반응을 예방하기 위해서 최대 주입 속도의 0.01%에 해당하는 매우 낮은 주입 속도에서 시작하여 5-15분에 걸쳐 천천히 증량하는 저반응유발주입프로토콜(low reactogenic administration protocols)을 고려할 수도 있겠다[8]. 이 경우, FCM 0.6 mg/분으로 주입을 시작하여 천천히 증량하면 전체 주입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가량 소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