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툭시맙으로 효과적으로 치료한 스테로이드 비반응 하시모토뇌병증
Steroid Non-responsive Hashimoto’s Encephalopathy Improved by Rituxim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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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Hashimoto’s encephalopathy is a rare autoimmune disease, with symptoms of encephalopathy and high titers of serum anti-thyroid antibodies. Current diagnostic criteria include corticosteroid responsiveness, but in some cases, they are refractory to corticosteroids. In steroid non-responders, other immunomodulatory therapies could be applied. Recently, Rituximab is reported as a safe and effective treatment for Hashimoto’s encephalopathy. We report a 50-year-old woman with Hashimoto’s encephalopathy presented with confusion and catatonia who was refractory to corticosteroid and immunoglobulin but effectively treated with rituximab.
하시모토뇌병증(Hashimoto's encephalopathy)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과 함께 갑상선특이항체의 높은 역가를 특징으로 하는 드문 자가면역질환이다[1]. 의식의 저하, 인지기능의 저하, 반신마비, 실어증과 같은 뇌졸중 유사증상, 망상 및 환각과 같은 정신병증상, 뇌전증발작 등의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하시모토뇌병증에서 나타난다고 보고되어 있다[2]. 대부분 고용량 스테로이드에 양호한 치료 반응을 보여 최근에는 steroid-responsive encephalopathy associated with autoimmune thyroiditis라고 불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을 보인 보고가 있으나[2], 스테로이드에 전혀 반응이 없거나 부분적인 호전만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스테로이드 비반응 하시모토뇌병증에서 azathioprine, cyclophosphamide, methotrexate, 정맥 면역글로불린, 혈장교환술과 같은 다양한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3].
리툭시맙(Rituximab)은 B세포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CD20단백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단클론항체로, 최근 이를 이용해 스테로이드 비반응 하시모토뇌병증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한 증례가 보고되었다[4]. 저자들은 갑작스럽게 발생한 혼돈 및 정신병적 증상으로 내원하여 하시모토뇌병증으로 진단되고, 스테로이드와 면역글로불린 치료에 호전이 없다가 리툭시맙을 투여한 후 성공적으로 치료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50세 여자 환자가 약 4주 전부터 시작하여 점차 진행된 혼돈, 환시 및 긴장증(catatonia)으로 내원하였다. 초반에는 간헐적으로 ‘귀신이 보인다’, ‘관 뚜껑을 덮어야 한다’ 등 헛소리를 하거나 배가 아프다며 쭈그리고 가만히 앉아있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후 증상이 점차 악화되면서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해졌고, 외부 자극에 반응 없이 하루 종일 누워 지내면서 식사, 배변 등의 일상활동이 모두 불가능해졌다. 때때로 여러 명의 사람이 보인다고 하며 흥분하여 괴성을 질렀다. 응급실 내원 당시 발열 및 급성 신우신염의 증후가 있어 내과로 입원하여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였고, 충분한 항생제 투여 이후 급성 신우신염이 호전되었으나 신경학적 호전이 없어 신경과로 전과되었다. 정신과적 질병이나 갑상선질환의 기왕력은 없었다. 전과 당시 신경학적 검사에서 의식은 혼돈(confusion) 상태로, 스스로 눈을 뜰 수는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말을 하거나 움직이지 않았다. 뇌신경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보이지 않았다. 통증에 대하여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한가지 자세를 유지하면 계속하여 그 자세를 유지하려고 하는 납굴증(waxy flexibility)이 관찰되었다. 심부건반사는 정상이었고, 병적 반사나 뇌막자극징후는 없었다. 뇌 자기공명영상을 시행하였고, 뇌실질 및 뇌막에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뇌파검사에서는 간헐적으로 비특이적인 서파가 전반적으로 관찰되었다. 뇌척수액검사에서 백혈구, 적혈구는 검출되지 않았고, 단백질 55.3 mg/dL (참고치 12-60 mg/dL), 당 74 mg/dL (참고치 40-80 mg/dL)였다. 일반 혈액검사에서 헤모글로빈은 8.0 g/dL (참고치 12-18 g/dL)로 감소되어 있었고, 항핵항체(antinuclear antibody), 항중성구세포질항체(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는 음성이었다. 혈액 및 뇌척수액검사에서 시행한 항NMDA (anti N-Methyl-D-aspartate)수용체항체, 항AMPA (α-amino-3-hydroxy-5-methyl-4-isoxazolepropionic acid)수용체항체, 항LGI-1 (-leucine-rich glioma inactivated 1)항체, 항CASPR2 (contactin associated protein-like 2)항체, 항GABA-B (gamma-aminobutylic acid type B)수용체항체는 모두 음성이었다. 혈중 갑상선기능검사는 정상이었으며, 항갑상선글로불린항체(anti-thyroglobulin antibody)는 5.56 IU/mL (참고치 70 이하), 항갑상선자극호르몬수용체항체(thyroid-stimulating hormone receptor antibody)는 0.67 IU/L(참고치 1.5 이하)로 정상이었으나, 항갑상선과산화효소항체(anti-thyroid-peroxidase antibody)가 1,400 IU/mL (참고치 0-12 IU/mL)로 상승되어 있었다. FDG-PET(18F-fluodeoxyglucose-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전산화단층촬영에서는 후두엽의 대사가 감소되어 있었으며, 목, 배, 가슴 전산화단층촬영과 뇌 자기공명영상에서는 특이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Fig.).
이에 하시모토뇌병증을 진단하고 5일간 고용량 스테로이드(메틸프레드니솔론 1 g/일)를 투여하였으며, 이후 경구용 스테로이드(프레드니솔론 60 mg/일)로 전환하여 유지하였으나 증상의 호전이 전혀 없었다.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유지한지 약 일주일 후부터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 20,000 mg을 5일 동안 투여하였다. 이후에도 환시, 긴장형 혼미(catatonic coma)가 지속되었다. 약 4주간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유지하였으나 임상증상의 호전이 없어 스테로이드 및 면역글로불린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리툭시맙을 투약하기로 하였다. 375 mg/m2를 1주일 간격으로 총 5회 투여하였으며, 5회 모두 투여한 이후부터 환시, 납굴증, 긴장형 혼미가 호전되기 시작하였다. 리툭시맙 투여 후 54일째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일상생활이 모두 가능한 상태로 퇴원하였다. 증상이 발생한 지 2개월째 시행한 항갑상선과산화효소항체는 486 IU/mL로 감소하였고, 퇴원 후 1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증상 재발은 없는 상태이다.
고 찰
하시모토뇌병증의 진단은 급성 혹은 아급성의 뇌병증의 증상과 함께 항갑상선항체의 증가가 확인되고, 다른 감별질환들이 배제될 때 가능하다[5]. 하시모토뇌병증의 일차 치료제로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가 권고되고 있으나, 일부 환자에게서 스테로이드에 부분적인 반응만 있거나 전혀 반응이 없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이에 대하여 azathioprine, cyclophosphamide, methotrexate와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치료된 증례들이 보고되었으며,6 최근 리툭시맙을 사용한 증례도 보고되었다[4].
하시모토뇌병증의 발병기전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스테로이드 및 다른 종류의 면역조절제에 반응이 좋다는 점에서 면역반응이 주된 기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항갑상선글로불린항체나 항갑상선과산화효소항체의 역가가 임상양상과 비례하지 않고, 동물실험에서 이 항체들이 직접적으로 뇌에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다. 한 연구에서 하시모토뇌병증 환자에서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나 류마티스관절염(rheumatoid arthritis)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에서 발견되는 알파에놀라아제(alpha-enolase)에 대한 항체가 발견되었는데, 이 항체가 하시모토갑상선염 환자에서는 발견되지 않고[7], 역가의 감소가 임상양상의 호전과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일부 하시모토뇌병증 환자의 원인항체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8].
이러한 하시모토뇌병증의 병인을 고려하였을 때, 체액성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B세포만 선택적으로 억제시키는 리툭시맙을 스테로이드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리툭시맙은 B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CD20단백 항원에 대한 단클론항체로, 체액성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말초의 B세포를 고갈시키는 작용을 한다. 최근에는 림프종뿐만 아니라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은 여러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에 쓰이고 있다[9]. 리툭시맙은 CD20 음성 형질세포나 T림프구를 파괴하지 않아 심각한 면역저하의 상태나 중증 감염의 빈도가 증가하지 않아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10]. 하지만 두통, 오심, 설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국외에서는 1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급성기 치료로 스테로이드를 12명, 정맥 면역글로불린을 1명에게서 사용한 뒤 증상이 호전을 보인 후 유지 치료로 7명의 환자에게 리툭시맙을 사용한 보고가 있다. 저자들은 스테로이드 및 면역글로불린에 반응이 없는 하시모토뇌병증으로 진단 받은 환자에게 유지 치료가 아닌 급성기 치료로써 리툭시맙을 사용하여 호전을 보인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