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습적인 아스페르길루스증에 의한 내경동맥 폐색과 뇌경색
Invasive Aspergillosis Complicated by Occlusion of Internal Carotid Artery and Cerebral Infar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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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Invasive aspergillosis is one of rare causes of mortality for the immune-compromised patients. We present a case of invasive aspergillosis complicated by the occlusion of the internal carotid artery and cerebral infarction in a patient with diabetes mellitus. Although initial biopsy did not find the pathogen, the repeated attempts of sampling showed aspergillosis. Combination of surgical removal of necrotic tissue and voriconazole medication improved symptoms and reduced the burden of infection.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은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며, 최근 항암 치료나 후천면역결핍증 환자의 증가로 인해 국내에서도 증가 추세이며, 면역결핍 환자에서의 사인 중에 하나이다[1]. 주로 포자가 포함된 공기를 흡입한 후에 폐렴, 폐농양 등의 폐질환으로 많이 발병하나 혈액을 통하여 간, 비장, 위장관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에도 침범하는 경우가 있다.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이 뇌를 침범하거나 주요 뇌혈관의 폐색을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2,3]. 특히 진균감염증이 뇌를 침범하는 경우에는 항진균제 투입이나 수술을 시행할 수 있으나 사망률이 6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4]. 저자는 두경부 이상 감각으로 외부 병원을 거쳐 내원한 환자에서 뇌경색을 동반한 우측 내경동맥의 폐색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원인으로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을 확인하고 수술과 보리코나졸 약물 요법으로 성공적으로 치료한 증례를 경험하여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76세 환자가 우측 얼굴과 목 부위 이상 감각을 호소하며 외래에 방문하였다. 환자는 내원 5개월 전에 같은 증상으로 타 병원에 입원하였다. 당시 시행한 뇌 전산단층촬영에서 우측 내경동맥은 폐쇄나 협착이 없었으나 나비굴(sphenoidal sinus)을 포함한 코인두부에서의 조영이 약간 증강되는 병변이 관찰되었다(Fig. 1-A, B). 그러나 외부에서 시행한 생검에서는 괴사조직만 발견되어 특별한 치료 없이 지냈다. 이후에도 증상이 서서히 악화되었으며, 내원 당시에는 삼킴곤란과 구음장애가 있었고, 추가 검사 등을 위하여 본원에 입원하였다. 환자는 상기 증상 외에도 후두의 쪼이는 듯한 두통과 내원 2주 전부터 발생한 좌측 상하지의 경미한 위약감을 호소하였다. 체온은 38.7℃였으며, 혈압은 109/71 mmHg, 맥박수는 분당 93회였다. 환자는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약물 치료 중이었고, 10년 전에 폐결핵으로 약물 치료 후 완치된 상태였다.
신경학적 진찰에서는 우측 얼굴 부종 부위의 모든 감각이 좌측에 비해 50% 정도 감소되어 있었다. 이 외에 상하지 근력, 뇌줄기 반사 및 심부건반사 등의 기타 신경학적 진찰에서는 이상이 없었다.
입원 직후 시행한 T1강조조영영상에서는 조영증강되는 병변이 커져서 양측 경동맥 부위를 포함한 뇌두개 기저부(skull base)와 해면정맥굴 부위를 침범하였고, 우측 측두엽에 조영증강되는 종괴가 있었다(Fig. 1-D, E, 2-B). 확산강조영상에서 우측에 중대뇌동맥의 분수계영역(watershed area)에 염주 형태의 급성뇌경색이 있었고(Fig. 2-A), 뇌자기공명혈관조영술과 고식적뇌혈관조영검사에서는 우측 내경동맥에 불꽃 형태의 폐색이 있었으며(Fig. 2-C, D), 좌측 내경동맥에서도 약간의 협착이 있었다(Fig. 1-C). 아세트아졸라미드부하 SPECT (single positron emission computed tomography) 검사에서는 우측 중대뇌동맥 영역에서 경미한 혈류예비력(vascular reserve) 감소 소견이 있었다. 입원 직후에 시행한 뇌척수액검사에서는 뇌압은 13 cmH2O, 백혈구는 2/mm3, 단백질은 50 mg/dL로 정상 소견이었다. 세포검사(cytology), 그램 염색, 세균배양, 인디안잉크 염색 및 크립토콕쿠스 항원검사 등을 시행하였으나 특별한 세균이나 진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급성 뇌경색 발견 이후 항혈소판제제로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병용 투여하였으며, 아토르바스타틴 40 mg을 같이 처방하였다. 병변을 생검한 후에, 세포검사와 면역조직염색(CD3, CD20, CD56)을 포함한 다양한 염색(고모리테테나민-은 염색[gomori methenamine- silver stain], periodic acid-schiff 염색, hematoxylin and eosin 염색)을 시행하였으나, 첫 번째 검사에서는 외부 병원과 같이 림프구를 포함한 괴사조직만 발견되었다. 이에 두 번째 생검을 시행하였으며, 고모리메테나민-은 염색에서 아스페르길루스에 합당하는 균사(hypae)가 관찰되었다(Fig. 2-E). 다른 장기에 아스페르길루스의 침범이나 암이 동반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가슴과 배에 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하였으나 이상 소견은 없었다.
이에 1주일간 고용량스테로이드 정주 요법(덱사메타존 16 mg/일)과 2개월간 암포테리신B를 매일 600 mg 정맥 주입하는 항진균 요법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얼굴 부종이 악화되고 심한 삼킴곤란과 의식저하가 발생하였다. 코인두자기공명영상에서 해면정맥굴 부위의 조영증강이 심해지고(Fig. 1-G, H), 우측 측두엽 종괴도 더 커졌다(Fig. 1-G). 전산화단층혈관조영술에서 좌측 내경동맥의 협착도 악화되었다(Fig. 1-F). 이에 수술적으로 일부 괴사조직을 제거한 후에, 암포테리신B에서 보리코나졸(voriconazole, 600 mg/일)로 항진균 요법을 변경하였다. 이후 체온이 정상화되고 의식이 회복되었으며, 보리코나졸 치료 한 달 후부터는 식사도 가능해지고 얼굴 부종도 감소하였다. 이후 퇴원하여 4개월째 보리코나졸 약물 요법을 지속 중이며, 대부분의 증상은 소실되었고 병변 크기도 감소되었다(Fig. 1-I, J).
고 찰
본 증례는 첫 외부 병원 진료 시 경동맥은 온전한 상태에서 코인두부위의 종괴를 발견하였으나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5개월 만에 뇌부위를 침범하고, 경동맥 폐색과 뇌경색을 일으킨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에 관한 것이다. 이후 수술과 항진균 요법을 병용 치료하여 호전된 경우이다. 진균은 혈관을 침범하여 국소적인 염증 반응과 조직괴사 및 혈관 내 혈전을 만들어 주요 혈관을 폐색시킬 수 있다[5]. 진균감염에 의한 경동맥 폐색의 경우, 예후는 매우 불량하여 사망률이 6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1,4]. 경동맥 폐색의 원인으로 인후두 부위의 종괴에 의한 경우는 드물지만, 이런 경우에는 종양과 함께 진균증을 감별하여야 하며, 진균증 중에서는 털곰팡이증에 의한 보고가 상대적으로 많으나[6] 아스페르길루스증에 의한 경동맥 폐색의 증례도 드물게 있다[7].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수증은 은 염색에서 균사를 확인함으로써 확진한다[1]. 그러나 양성률이 높지 않고, 기회감염과의 감별이 쉽지 않아 미생물학적으로 확진되는 경우는 드물다[4].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과 털곰팡이증은 뇌혈관 폐색을 잘 일으키는 대표적인 진균증으로서, 둘 모두 생검 시 조직학적 소견으로 괴사성 종괴만 발견되는 경우는 자주 있다[7]. 그러나 항진균제의 높은 가격과 심한 부작용 등으로 인해, 확진 없이 장기간 항진균 요법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또한 민감한 부위인 경우, 생검을 수차례 반복하는 것이 의료진과 환자에게 부담될 수 있다. 그럼에도 본 증례는 타 병원 방문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았을 때에는, 5개월 만에도 내경동맥 폐색과 뇌경색이 합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약물 치료로 균을 박멸하더라도, 뇌혈관 폐색은 지속되므로 장기적으로 뇌경색 발생위험도는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두개골 기저부의 진균증이 의심되는 경우, 반복적인 생검 등을 포함한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의 경우, 항암 요법이나 후천면역결핍증 등 면역저하 환자에서 호발한다[8]. 본 증례에서는 당뇨병이 있었으나 경구 약물로도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7% 이하로 잘 조절되었고, 10년 전 완치된 폐결핵과 고혈압 외에는 특이 병력이 없었다. 배와 가슴 부위의 전산화단층촬영과 위, 대장 내시경 등에서도 면역을 감소시킬 만할 다른 질환은 없었다. 외국의 이전 보고에 의하면 아스페르길루스증을 가진 환자 중에서 항암 요법, 장기이식, 만성 신장질환과 같은 면역저하가 없는 환자도 10-50% 정도 된다[9]. 따라서 면역이 정상인 환자에서도 임상 소견과 영상검사에서 진균증이 의심된다면 적극적인 감별이 필요하다.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에서 암포테리신B 또는 보리코나졸을 이용한 약물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이전의 대규모 연구에 의하면 암포테리신B보다는 보리코나졸 치료군이 더 우월한 치료 결과를 보여주었다[10]. 본 증례에서도 암포테리신B 치료 중에 증상이 악화되었으나, 보리코나졸로 변경한 후 호전된 예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보험 급여 제한으로, 초기 약제로서 보리코나졸 사용이 제한된다[1].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감염조직의 제거 같은 수술적인 방법을 병행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7].
본 증례는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에 의한 내경동맥 폐색과 뇌경색이 발생한 드문 증례이다. 이전의 아스페르길루수증의 국내 보고는 대부분 경동맥 폐색 이후에 발견하여 진균증 초기에 병의 진행을 알 수 없었다[3]. 본 증례는 경동맥이 온전한 상태에서 초기 검사가 이루어져서 진균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없을 때, 경동맥 폐색까지의 병의 진행 속도와 양상을 보여 주는 국내 첫 보고로 사료된다. 또한 진균증에 의한 경동맥 병변과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 이전의 국내 보고에서는 대부분 예후가 불량한 증례들이 보고되었으나[7], 본 증례에서는 적극적인 진단과 적절한 약물 치료와 수술을 병용하여 예후를 호전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본 증례는 경동맥 폐색의 드문 원인으로서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을 감별하여야 하며, 코인후부위 진균증이 의심되면 생검에서 괴사조직만 나오더라도 반복적 생검이 필요하고, 이러한 진균증에서 보리코나졸 약물 요법과 수술의 병용 요법이 효과적인 치료임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