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량팽대 병변이 나타난 성인 볼거리수막뇌염
Adult Mumps Meningoencephalitis with Splenial Le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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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자기공명영상에서 보이는 국소 뇌량팽대 병변은 발작, 항경련제 복용, 고산뇌부종,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소 뇌량팽대 병변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볼거리바이러스, 풍진바이러스가 있다[1,2]. 볼거리는 5-9세의 어린이에서 많이 발생하였으나 예방접종 도입 후 현저히 감소하였고, 합병증으로 침샘염, 고환염, 췌장염, 뇌수막염, 난청 같은 질환이 동반되며 드물게 뇌염이 발생할 수 있다[3]. 저자들은 과거 볼거리예방접종을 받은 건강한 성인 남성에서 볼거리감염 이후 뇌량팽대 병변이 나타난 뇌염 증례를 경험하여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31세 남자가 3일 전 발생한 두통과 열감으로 응급실을 통해 신경과에 입원하였다. 환자는 뇌전증, 뇌외상, 항경련제를 포함한 약물 복용, 알코올 과다 섭취의 과거력은 없었고 생후 12-15개월 사이에 홍역, 볼거리, 풍진의 혼합백신을 접종받았다. 입원했을 때 혈압은 118/72 mmHg, 맥박수 96회/분, 호흡수 18회/분, 체온 38.0°C였다. 신경학적 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지남력, 사지근력, 뇌신경검사는 정상이었다. 수막자극징후가 나타났고, 양쪽 침샘이 비대해져 있었다. 응급실 혈액검사에서 혈청 아밀라아제(amylase) 183 IU/L, C-반응단백 10.8 mg/L로 증가해있었고, 혈청 나트륨 132 mEq/L로 감소해 있었으며, 백혈구 5970 /mm3, 혈청 칼륨 3.7 mEq/L, 혈청 아스파트산아미노기전달효소 (aspartate transaminase) 24 IU/L로 정상이었다. 단순가슴촬영사진과 소변검사는 정상이었다. 뇌전산화단층촬영에서 뇌실질과 뇌혈관도 정상이었다. 뇌척수액검사에서 압력은 180 mmH2O, 백혈구 380 /mm3 (림프구 100%), 적혈구 0/mm3, 단백질 35.6 mg/dL, 포도당 72 mg/dL (혈당 125 mg/dL)였다. 침샘염과 뇌수막염이 동시에 발생하여 볼거리 감염이 의심되어 전파가능성때문에 격리하였다. 뇌척수액에서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대상포진바이러스, 거대세포바이러스, 결핵균에 대한 중합효소연쇄반응은 정상이었다. 혈청에서 볼거리 면역글로불린M 6.90 IU/mL (>1.10시 양성), 볼거리 면역글로불린G 22.90 IU/mL (>1.10시 양성) 로 각각 양성이었다.
입원 3일까지 두통이 지속되었으며, 평소에 비해 초조해하였고 공격적인 언행, 단기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 뇌자기공명영상을 촬영하였다. T2강조영상에서 고신호로 나타나고 T1강조영상에서는 신호 변화가 없으며 조영이 되지 않는 직경 6.5 × 5.6 mm 크기의 원형의 뇌량팽대 병변이 보였다. 내원 6일째 환자는 음낭 통증을 호소하였고, 음낭초음파 결과 좌측 고환 부종과 혈류 증가가 나타나 급성 고환염에 부합하였다(Fig.). 고환통과 두통이 경구 진통제로 조절이 되지 않았기에 입증된 치료는 아니나 덱사메타손 20 mg 정맥주사를 7일 동안 유지하였다. 이후 두통과 음낭 통증은 호전되었고, 내원 13일째 과민한 반응과 기억력 저하 없이 퇴원하였다.
고 찰
본 증례는 성인 볼거리뇌염환자에서 뇌자기공명영상으로 뇌량팽대에 국한된 병변을 확인하였으며 이후 추가 뇌자기공명영상을 시행하지는 않았으나 증상이 완전하게 회복되었기 때문에 가역적인 병변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환자는 볼거리감염의 임상 양상이 뚜렷하였으며 혈청에서 볼거리 면역글로불린M, 면역글로불린G검사가 양성이었고, 가역적인 국소 뇌량팽대 병변을 유발할 수 있는 발작, 항경련제 복용, 알코올 중독, 영양결핍, 고산성 뇌부종 같은 다른 인자가 없었다[1,2]. 볼거리바이러스가 국소 뇌량팽대를 일으킬 수 있다는 문헌고찰을 근거로 병변의 원인을 볼거리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하였다[1,4]. 감염증상 발생과 신경계 증상 발생까지 1주일 이내의 시간간격이 있었고, 병변이 뇌량팽대에 국한되었기에 감염 후 발생한 급성파종뇌척수염(acute disseminated encephalomyelitis)의 가능성은 적다고 보았다. 볼거리뇌염으로 진단하였으나 특정 항바이러스제가 없으므로 두통과 발열에 대한 대증적인 치료를 하였고, 경련이나 신경계 이상이 발생하지 않는 지 경과 관찰하였다. 볼거리고환염이 동반되는 경우, 30-50%는 고환 위축이 발생하고 소수에서는 불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비뇨기과 진료를 함께 받았다[5].
예방접종을 받은 건강한 남자에서 볼거리뇌염의 발생 원인은 볼거리백신이 다른 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항체 형성이 낮기 나타내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미국에서 Jeryl Lynn 종족 백신으로 예방접종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임상적인 예방 효과는 75-91% 가량으로 이었다[3].
가역적인 국소 뇌량팽대 병변에 대한 병태 생리는 아직 불명확하다. 저삼투저나트륨혈증으로 인한 수초 내 일시적인 부종, 수초화되지 않은 축삭 사이에 발생한 사이질부종, 염증침윤,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 같은 기전이 제시되었다[1,2,6]. 국소 뇌량팽대 병변이 보이고 임상 양상은 가역적이나 병변은 지속되었다는 보고가 있어 신경아교증을 원인으로 생각하기도 한다[7]. 병변이 뇌량팽대에 국한되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뇌량에서 뇌량팽대 부위만이 척추뇌기저혈관계에서 혈류 공급을 받으므로 허혈 기전을 고려할 수 있으나, 혈류 저하로 인한 병변은 대부분 가역적이지 않으며 많은 증례에서 척추뇌기저 혈관계에 혈류 공급을 받는 다른 부위에는 병변이 없었다. 뇌량 내에서 부위에 따른 수분함량 차이도 원인으로 고려할 수 있다[6]. 바이러스 항원에 대한 항체가 뇌량팽대의 축삭이나 수초에 특별히 친화성이 강한 것이 원인이라는 기전도 있으나 아직 증거는 없다[1]. 따라서 뇌량팽대 병변 발생 기전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