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마비가 초기 증상으로 나타난 크립토코쿠스수막염
Cryptococcal Meningitis Initially Presenting with Hemipar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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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코쿠스수막염은 중추신경계의 가장 흔한 진균감염 중 하나로 스테로이드치료, 림프종, 장기이식,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감염으로 인한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서 주로 발생한다[1]. 크립토코쿠스수막염의 가장 흔한 임상 증상은 두통과 발열이며, 의식저하, 경련, 수막자극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1-3]. 국소신경계결손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예후가 더 좋지 않아 정확한 진단 후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2]. 저자들은 갑자기 발생한 편마비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를 크립토코쿠스수막염으로 진단하여 항진균제 치료 후 호전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한다.
증 례
67세 여자가 4일 전부터 좌측 편마비와 경도의 의식저하가 발생하여 내원하였다. 환자는 당시 두통을 호소하였으나 경부강직은 없었으며 체온을 포함한 활력징후는 정상이었다. 과거력에서 고혈압, 고지혈증 외에 특이한 병력은 없었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경도의 기면 상태였으며 구음장애가 있었다. 뇌신경기능검사에서 양쪽 동공은 같은 크기였고 동공반사는 정상이었으며, 좌측에서 중추얼굴마비가 있었다. 근력은 좌측 상하지에서 저하되었으며 감각이상은 없었다. 심부건반사는 우측에 비해 좌측에서 항진되었으며 좌측에서 바빈스키징후가 나타났다. 혈액검사는 정상이었다. 입원 당일 뇌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에서 확산강조영상(diffusion-weighted imaging)은 정상이었으나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fluid 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imaging)에서 우측 대뇌피질의 고신호강도가 보였으며(Fig. A), 조영제를 사용한 T1강조영상(gadolinium enhanced T1-weighted imaging)에서 좌측에 비해 우측 대뇌반구에서 더 뚜렷하게 수막조영증강이 보였다(Fig. B). 뇌혈관영상은 정상이었다. 의식 저하의 원인 감별을 위해 시행한 뇌파검사에서 뇌전증모양방전은 없었다. 중추신경계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뇌척수액검사를 하였으며 압력 260 mmH2O, 백혈구 205개(단핵구 90%, 다핵구 10%), 단백질 183 mg/dL, 혈당 40 mg/dL, 혈장 혈당 90 mg/dL였다. 크립토코쿠스항원과 India ink 검사에서 양성이었으며, 진균배양검사에서 크립토코구스네오포르만스(Cryptococcus neoformans)가 배양되었다. 이외 바이러스나 결핵균 배양검사는 모두 음성이었다. 크립토코쿠스수막염으로 진단 후 암포테리신B(amphotericin B)와 fluconazole 투여를 시작하였다. 추적관찰을 위해 2주 후에 시행한 뇌척수액검사에서 백혈구는 38개로 감소되었으며 단백질과 혈당은 정상으로 호전되었으나 진균배양검사에서 아직 cryptococcus neoformans가 배양되었다. 내원 1달 후에 시행한 뇌척수액검사에서 백혈구는 12개였으며 진균배양검사에서 cryptococcus neoformans는 배양되지 않았으며, 2달 후 뇌척수액검사에서는 백혈구 2개로 호전되었다. 치료 후 신경계 이상은 완전히 호전되었으며, 2개월 후 시행한 뇌 MRI에서는 초기에 보였던 우측 대뇌 피질의 고신호강도와 수막조영증강이 호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C, D). 환자는 1년동안 추적관찰하였고 재발없이 증상 호전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고 찰
크립토코쿠스수막염은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서 흔히 발생하지만 선행질환이 없는 환자에서도 발생한다[3]. 임상증상은 다른 일반적인 뇌막염과 마찬가지로 두통, 발열, 구역, 구토, 경부강직 같은 전형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며[1-3], 뇌MRI에서 다른 뇌막염과 마찬가지로 수막 조영증강이 가장 흔하며, Virchow-Robin공간의 확장, 가성낭종(pseudocysts), 크립토코쿠스종(cryptococcomas), 뇌실확장이 나타날 수 있다[4]. 질병의 임상 경과와 예후가 좋지 않아 치사율이 10-18% 정도이므로 신속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1,3].
크립토코쿠스수막염은 시력저하, 시야변화, 유두부종, 동안신경 마비 같은 안과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으며 뇌실확장과 이로 인한 폐쇄성수두증이 발생할 수 있다[4,5]. 합병증으로 뇌혈관연축이나 혈관염을 유발하여 뇌경색이 동반되어 편마비가 발생한 사례도 보고된 적이 있지만[6], 본 증례처럼 다른 합병증없이 초기에 편마비가 발생한 경우는 보고된 적이 없었다. 이전 보고에 의하면, 크립토코쿠스수막염 환자의 뇌부검 조직에서 뇌막과 함께 뇌실질에도 염증이 나타났다[7]. 본 증례에서는 뇌MRI에서 우측 대뇌반구에 고신호 강도가 보였고, 조직검사는 하지 못하였지만 이러한 영상 결과를 고려할 때 국소염증이 뇌실질에도 발생하여 편마비와 중추안면마비처럼 국소신경계결손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 증례는 크립토코쿠스수막염의 초기 증상으로 편마비가 발생한 점이 이전에 보고된 사례와 다른 특징이며, 임상 증상만으로는 급성 뇌졸중을 고려할 수 있었으나 검사를 통해 크립토코쿠스수막염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항진균제 치료를 시행하여 편마비를 포함한 신경계증상은 완전히 호전되었으며, 추적 관찰한 뇌MRI에서 초기 영상과 비교하여 호전된 것을 확인하였다. 저자들이 경험한 증례를 통해 크립토코쿠스수막염에서 국소신경계결손으로 초기에 편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