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재발성 통증안근마비로 나타난 특발비대천막경수막염
An Idiopathic Hypertrophic Tentorial Pachymeningitis Presented as an Alternating Recurrent Painful Ophthalmopleg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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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Alternating recurrent painful ophthalmoplegia is caused by various neurological conditions including Tolosa-Hunt syndrome, sellar mass, and parasagittal meningioma. We experienced a rare case of recurrent painful ophthalmoplegia occurring on the contralateral side as a manifestation of idiopathic hypertrophic tentorial pachymeningitis. We propose that idiopathic hypertrophic pachymeningitis should be considered in the differential diagnosis of alternating recurrent painful ophthalmoplegia.
특발비대경수막염(idiopathic hypertrophic pachymeningitis)은 흔하지 않은 만성 섬유성 염증질환 중 하나로 경수막의 광범위한 비후가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두통이나 뇌신경병증, 실조, 경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통증안근마비가 동반되기도 한다[1].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좋은 편이나 재발성인 경우 azathioprine이나 methotrexate 같은 다른 면역억제제와 병용치료가 필요하다[1].
비대경수막염은 류마티스관절염, 매독, Wegener육아종증, 결핵 그리고 암과 같은 다양한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 통증안근마비도 위와 같은 원인질환에 대한 감별이 중요하며, 매우 드물지만 좌우 교대로 통증안근마비가 발생한 뒤 Tolosa-Hunt증후군, 안장종양(sellar tumor) 또는 시상옆수막종(parasagittal meningioma)이 진단된 사례가 있었다[2,3].
저자들은 통증안근마비로 처음에는 Tolosa-Hunt증후군을 의심하고 스테로이드로 치료한 뒤 증상이 호전되었던 환자에서 수개월 뒤에 반대쪽 눈의 통증안근마비가 재발하였고 영상검사에서 소뇌천막의 비대경수막염이 확인되어 다시 스테로이드로 치료한 뒤 증상이 호전된 드문 사례를 보고한다.
증 례
72세 여자가 복시와 좌안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왔다. 10년 전 고혈압을 진단받았으나 약물로 잘 조절되고 있었고 다른 병력은 없었다. 입원하여 시행한 75 g 혈당부하검사에서 2시간 후 혈당이 257 mg/dL로 확인되어 처음으로 당뇨병을 진단받았다. 신경계진찰에서 시력저하나 시야장애는 없었으며 좌측 눈꺼풀 처짐과 좌안 상사시가 있었다. 복시는 한쪽 눈으로만 주시할 때는 사라졌다. 교대 프리즘 검사 제일 눈위치에서 10 프리즘 디옵터의 좌안 외사시와 8 프리즘 디옵터의 좌안 상사시가 있었다. 안구운동검사에서 좌안 외전 제한(-1)이 있어 좌안 외직근 마비가 동반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좌안 하전과 내전의 제한(각각 -3 및 -1)이 있었으며 아래로 주시할 때 겹쳐 보이는 상의 간격이 가장 넓어졌다(Fig. 1). 다른 뇌신경검사는 정상이었고 운동, 감각신경검사나 심부건반사, 바빈스키징후검사는 정상이었다. 처음 입원했을 때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해면정맥동과 뇌간에 조영증강이상은 없었다(Fig. 2). 갑상샘기능검사를 포함한 일반혈액검사와 화학검사는 정상이었고, Jolly검사도 정상이었다. 영상에서 보이지 않는 Tolosa-Hunt증후군의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결정하였다. 고용량 경구 스테로이드 치료(초기 prednisolone 0.4 mg/kg/일, 이후 일주일 간격으로 감량)를 시작한 지 약 열흘 만에 좌안의 통증은 호전되었고 3주 뒤에는 복시도 소실되었다. 3개월 후에는 좌안 눈꺼풀처짐을 포함한 신경계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었다.
이후 외래에서 신경계 증상없이 경과관찰하였으나 첫 증상발생 약 7개월 뒤 아침부터 우안 통증을 동반한 복시가 다시 발생하였다. 아래쪽을 주시할 때 복시가 가장 심하여 특히 계단을 내려갈 때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신경계진찰에서 육안상으로는 안구운동 제한이 뚜렷하지 않았으나, 정면을 주시할 때 교대프리즘검사에서 우안 8 프리즘디옵터 상사시와 Bielschowsky 머리기울임검사에서 우측으로 기울였을 때 복시가 악화되어 우측 상사근마비로 판단하였다. 뇌자기공명영상에서 우측 소뇌천막 비후와 조영증강이 보였다(Fig. 2). 뇌척수액검사에서는 백혈구 4 cells/mm3, 단백질 40 mg/dL로 정상이었다. 뇌척수액의 매독혈청검사,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검사, 결핵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 미코플라스마항원검사, 아스페르길루스항원검사, 크립토코쿠스항원검사는 모두 음성이었다. 뇌척수액 세포병리검사에서 극소량의 성숙림프구만 보였으며 악성세포와 같은 다른 이상은 없었다. 혈청 자가면역항체(항핵항체, 항중성구세포질항체, 류마티스인자, 루푸스항응고인자)도 음성이었다. 뇌자기공명영상을 바탕으로 최초 발생한 쪽의 반대편에 발생한 특발비대경수막염에 의해 통증안근마비가 재발한 것으로 판단하였고 경구 스테로이드(prednisolone 0.4 mg/kg/일)를 다시 투여하였다. 다음 날 아침부터 우안의 통증이 조금씩 호전되기 시작하였고 복시도 서서히 호전되어 5주 후에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증상발생 5주 만에 시행한 추적 뇌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우측 소뇌천막 비후와 조영증강이 호전된 것을 확인하였다.
고 찰
본 증례는 서로 다른 시점에서 좌우 교대로 발생한 통증안근마비로, 뇌자기공명영상과 뇌척수액과 같은 여러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하여 특발비대경수막염으로 진단하였고 스테로이드치료를 하여 좋은 경과를 보인 경우이다. 좌우 교대로 나타나는 통증안근마비는 매우 드문 증상이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Tolosa-Hunt증후군으로 진단되었다[3,4]. 원인질환이 밝혀진 경우로는 안장종양이 편측 실명과 삼차신경통과 함께 좌우 교대로 통증안근마비를 일으켰던 사례와 시상옆수막종이 좌우 3번 신경마비를 교대로 일으켰던 사례가 있다[2,5].
20여년 전에도 두 개의 증례가 보고되었는데 2년 반 동안 안근마비 및 삼차신경통이 좌우 교대로 총 4차례 발생하였고 반복적인 스테로이드에 반응이 좋았던 환자와 당뇨병 외 다른병력이 없이 좌우 교대 통증안근마비와 홍채마비가 나타난 20대 환자의 경우이다. 두 증례 모두 원인을 찾지 못하였는데 당시 영상검사발달의 한계가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된다[6,7].
본 증례의 환자는 7개월 간격을 두고 좌우에서 교대로 통증안근마비가 발생하였다. 처음에는 뇌자기공명영상검사에 이상이 없었으나 재발하여 우측에 발병했을 때 우측 소뇌천막 비후와 조영증강이 보였다.
본 증례에서 소뇌천막 비후는 해부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안근마비와 연관된 신경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러나 이전 연구에 따르면 해면정맥동을 비롯한 주변의 다른 정맥동은 동일한 경막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공유하고 있어 한 부위에 생긴 염증이 주변 정맥동으로 파급될 수 있다[8]. 그에 따라 Tolosa-Hunt증후군, 재발성 뇌신경병증과 경수막염은 동일한 질환이 임상적으로 다른 형태로 나타난 것일 뿐이라는 설이 제기되기도 하였다[8]. 또한, 최근에 편측 통증안근마비가 있고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좋았으나 영상에서는 반대측 경수막과 주변 구조물까지 이상이 있었던 Tolosa-Hunt 증후군에 대한 보고가 있어 이 가설을 뒷받침한다[9]. 본 증례에서도 영상에서 만성 염증을 시사하는 비후와 조영증강이 소뇌천막에서 보였고, 편측에 통증과 안구운동마비를 동반하였다.
다른 관점인 도르래신경이상의 원인을 고려하였을 때 도르래신경은 중뇌 뒤쪽에서 나와 소뇌천막의 경계에 있는 경막을 관통한다. 이 때문에 소뇌천막 주변 경막 염증은 도르래신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증례에서도 만성 염증을 시사하는 비후와 조영증강이 소뇌천막에서 보였고 이로 인해 편측에서 통증을 동반한 상사근마비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본 증례에서 경막조직검사를 하여 형질세포와 성숙림프구로 구성된 만성염증을 확인했다면 더 확실하게 특발비대경수막염으로 진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치료에 반응이 좋았고 영상에서 뚜렷한 이상과 호전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조직검사는 시행하지 않았고 추후 재발할 경우 시행하기로 계획하였다.
최근 보고에서 특발경수막염 중 상당수가 IgG4 관련 질환임이 알려졌다. 한 연구에서는 비대경수막염 환자의 64%가 조직검사를 통해 IgG4 관련 경수막염으로 확진되었다고 한다[10]. IgG4 관련 경수막염에서는 뇌척수액 IgG4와 뇌척수액 IgG4loc(Local immunoglobulin synthesis)가 증가되며 이는 다른 원인에 의한 경수막염과 구별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10]. 본 증례는 입원했을 때 IgG4 관련 검사를 시행하지 못하여 특발성으로 진단하는데 제한점이 있고 추후 이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교대재발성 통증안근마비로 나타난 특발비대경수막염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며 원인도 명확하지 않다. 본 증례를 통한 간접 경험이 추후 임상의들이 이와 유사한 환자를 만났을 때 적절하게 진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