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압박척수병증 이후에 발생한 척수신경사르코이드증
Spinal Cord Neurosarcoidosis after Cervical Compressive Myelopa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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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Sarcoidosis is a multisystem noncaseating granulomatous disease that usually involves the respiratory system. It can involve any part of the central nervous system, but spinal-cord involvement is extremely rare. There have been a few of reports on the coexistence of compressive myelopathy and spinal-cord sarcoidosis, and compressive myelopathy may be associated with the development of inflammatory granuloma in spinal-cord sarcoidosis. We report a 65-year-old man who presented with gait disturbance due to spinal-cord sarcoidosis after compressive myelopathy.
사르코이드증은 여러 장기에 비치즈육아종이 특징인 질환으로 약 5%에서 중추신경계를 침범하고 그 중에서 척수침범은 1% 미만에서 발생한다[1]. 압박척추병증과 척수신경사르코이드증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으나 압박척추병증 이후 발생한 염증변화에 의해 척수신경사르코이드증이 유발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2]. 국내에서 척수침범으로 발현한 신경사르코이드증 증례가 있으나[3] 사르코이드증 병력이 있었던 환자에서 척수신경사르코이드증을 척수조직검사없이 진단하여 치료 후 호전된 증례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65세 남자가 6개월동안 서서히 진행하는 보행장애로 왔다. 4년 전 양쪽 손발저림이 발생하여 점차 진행하였고 2년 전부터 오른쪽 4, 5번째 손가락에 저림악화와 근력저하가 있어 5-6번째 경수의 압박척추병증을 진단받았다(Fig. 1). 2년 전 촬영한 흉부컴퓨터단층 촬영에서 오른쪽 폐문(hilum)과 종격동의 림프절비대가 있어서 조직검사를 하였으며 비치즈육아종으로 사르코이드증을 확인하였으나 특별히 치료하지 않고 지냈다. 신경통에 대해 보존치료를 했으나 호전이 없어 1년 전에 경추후궁절제술(laminectomy)을 받았다. 수술 이후 증상이 호전되었으나 6개월 이후부터 다시 양쪽 손발이 저리기 시작했고 목 밑까지 진행하였으며 왼쪽 팔, 다리에 근력저하가 발생하였다. 걸음걸이가 점점 불편해져 6개월 전에는 혼자 보행이 가능하였으나 3개월 전부터는 지팡이를 짚었고 1달 전부터 부축을 받아 겨우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악화되었으며 대소변장애가 발생하였다. 또한 지난 3개월동안 평소보다 피로하였으며 최근 2달 동안 체중이 5 kg 감소하였다. 신경계진찰에서 근력은 양쪽 상하지 모두 medical research council 4+등급이었고 감각은 양쪽 첫번째 흉추피부분절 밑으로 통각과 온도각이 저하되어 있었다. 저림이 동반되었으며 오른쪽이 왼쪽보다 심했다. 심부건반사는 양쪽 무릎반사만 항진되어 있었고 병적과다반사는 없었다. 혈액검사는 이상 없었고 안지오텐신전환효소(angiotension-converting enzyme, ACE) 수치는 정상이었다(34.9 U/L). 뇌척수액검사에서 6개의 림프구가 있었고 포도당은 정상이었으나 단백질은 약간 증가되어 있었다(62.78 mg/dL). 추가 뇌척수액검사에서 결핵이나 다른 감염은 없었고 세포검사에서도 정상이었으며 ACE수치는 검사하지 않았다. 말초신경질환을 배제하기 위하여 신경전도검사를 하였으며 정상이었다. 척수자기공명영상의 T2강조영상에서 3번째부터 7번째 경수까지 연속된 고신호강도병터와 부종이 보였고 4번째부터 7번째 경수에서 결절형태의 다발 조영증강이 동반되었다(Fig. 2). 횡단척수염을 생각하여 세포바탕간접면역형광측정법(cell-based indirect immunofluorescence assays)방식으로 항아쿠아포린-4항체(anti-aquaporin-4 antibody) 검사를 하였으며 결과는 음성이었다.
과거력과 자기공명영상결과를 종합하여 척수신경사르코이드증으로 진단하였고 함께 시행한 흉부컴퓨터단층촬영에서 폐문과 종격동의 림프절비대는 이전과 차이가 없었다(Fig. 3).
스테로이드(methylprednisolone 1 g/day)를 5일 동안 주사하였고 이후 근력이 호전되어 보행기를 붙잡고 10 m 정도 보행이 가능하였다.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60 mg과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 50 mg를 하루에 1번 복용하기로 하였다.
치료 2주 후에 걸음걸이는 호전되었으나 손발저림은 여전하고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아 아자티오프린을 100 mg으로 증량하고 프레드니솔론을 40 mg로 감량하였고 1달 후에 손 저림만 남아 있어 프레드니솔론을 20 mg으로 감량하였다. 퇴원 2개월 후 프레드니솔론을 10 mg로 감량하였고 4개월까지도 보행장애는 약간 호전되었지만 여전히 불편하여 보행기를 잡고 100 m 걸을 수 있을 정도로 10 mg 유지 중이며 추후 증상회복여부는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고 찰
사르코이드증은 전신에 발생하는 비치즈육아종이 특징인 질환으로 조직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1,4]. 주로 호흡기계에 발생하나 약 10%는 다른 장기에 발생하고[5] 눈이나 피부, 중추신경계를 침범할 수 있다[6]. 그중에서 척수침범은 특히 드물고 1% 미만에서 발생한다[1]. 한 연구에 따르면 척수신경사르코이드증은 흉추발생이 78%로 가장 흔하고 경추가 67%로 두 번째로 많다[6]. 주된 증상은 사지근력저하, 감각이상, 대소변장애이며[7] 급성 혹은 아급성으로 발생하는 척수병증상이 가장 흔하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지마비로 진행할 수 있다[1]. 전형적인 척수신경사르코이드증의 자기공명영상(MRI)은 다발성으로 광범위하거나 결절형태의 조영증강을 동반한 척수내 병변이 특징이며 연수막의 조영증강, 척수비대 또는 위축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1]. 뇌척수액검사에서는 림프구나 단백질 증가 혹은 포도당 감소가 가장 흔하며 50%에서 ACE 수치가 증가할 수 있으나[6] 다발경화증, 길랭바레증후군, 베흐체트병, 뇌종양에서도 증가될 수 있어 진단가치는 낮다[7].
1999년에 발표된 신경사르코이드증 진단기준은 “확정(definite)”, “추정(probable)”, “가능(possible)”으로 구분하고 “확정”은 조직검사로 비치즈육아종을 확인한 경우, “추정”은 적합한 자기공명영상특징과 함께 뇌척수액검사에서 단백질 혹은 세포 증가가 동반되어 척수 염증이 확인된 경우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가능”은 임상 증상만으로 의심하는 경우를 뜻하며[6] 본 증례는 척수자기공명영상에서 사르코이드증에 적합한 이상을 보이고 뇌척수액검사에서 단백질과 세포 증가가 동반되어 “추정” 진단기준에 해당한다.
척추자기공명영상의 T2강조영상에서 조영증강이 동반된 고신호강도를 보이는 경우 신경사르코이드증을 먼저 고려하기는 쉽지 않으며 척수염, 시신경척수염, 척수종양과 같은 질환과 감별이 필요하다[7]. 본 증례는 호흡기계사르코이드증의 병력이 있고 당시에 폐문과 종격동림프절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되었기 때문에 신경사르코이드증을 우선 고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르코이드증의 병력이 없던 사람이 신경사르코이드증이 의심되면 중추신경계 조직검사는 위험성이 높으므로 호흡기계나 피부 같은 다른 부위에 병변이 있는지 자세히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를 하여 진단할 수 있다[1].
압박척추병증 이후 신경사르코이드증이 동반되는 경우 염증변화의 원인이 압박척추병증 자체인지 치료로 시행한 감압수술 때문인지는 아직 분명하다. 본 증례에서도 압박척추병증이 있었던 부위를 중심으로 척수사르코이드증병터에 고신호강도와 조영증강이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치료는 우선 고용량스테로이드(methylprednisolone)를 3-5일 동안 사용 후 경구 스테로이드(prednisolone) 1 mg/kg/day로 변경하여 1-3개월동안 투여한다. 효과가 있으면 재발 방지를 위해 5-10 mg씩 천천히 감량하고 12개월까지 치료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스테로이드 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 혹은 의존성이 있는 경우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200-400 mg/day, 클로로퀸(chloroquine) 500 mg/day,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10-25 mg/week, 아자티오프린 150 mg/day를 고려할 수 있다[6]. 증례에서도 고용량스테로이드정맥주사를 우선 사용 후 경구스테로이드 60 mg와 아자티오프린으로 변경하였다. 경구스테로이드를 사용해도 증상이 뚜렷하게 호전되지 않고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아 아자티오프린을 하루에 2번으로 증량하였고 경구스테로이드는 1개월마다 절반으로 감량하였고 퇴원 4개월까지 보행장애가 지속되어 경구스테로이드 10 mg을 유지 중이며 호전여부는 추척관찰 중이다.
압박척추병증과 수술 이후에 신경계증상발생이나 악화가 있는 경우, 척수에 새로운 병변을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같은 영상검사가 필요하다. 자기공명영상에서 척수에 고신호강도나 조영증강이 있는 경우에 척수신경사르코이드증을 의심하고 호흡기계나 피부병변을 찾아 조직검사를 하거나 뇌척수액검사 같은 추가검사를 하여야 한다. 척수신경사르코이드증으로 진단하면 증상악화나 영구신경계장애를 방지하기 위해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