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및 정신성발작 환자의 MMPI 프로파일 비교

Comparison of MMPI Profile Patterns between Patients with Epileptic Seizures and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s

Article information

J Korean Neurol Assoc. 2016;34(2):105-111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May 1, 2016
doi : http://dx.doi.org/10.17340/jkna.2016.2.3
Department of Psychology, Sungshin Women’s University, Seoul, Korea
aDepartment of Neurology, Samsung Medical Center,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Seoul, Korea
장은영, 정세미나a, 주은연a, 최수정a, 서수연
성신여자대학교 심리학과
a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Address for correspondence: Sooyeon Suh, PhD  Department of Psychology, Sungshin Women's University, 2 Bomun-ro 34da-gil, Seongbuk-gu, Seoul 02844, Korea  Tel: +82-2-920-7215 Fax: +82-2-920-2040 E-mail: alysuh@sungshin.ac.kr
received : October 26, 2015 , rev-recd : December 17, 2015 , accepted : December 17, 2015 .

Trans Abstract

Background:

Psychogenic non epileptic seizures (PNES) are characterized by repeated seizures that are typically caused by stress and psychologic problems such as anxiety and depression. This contrasts with epileptic seizures (ES), which are transient and caused by irregular excitement of nerve cells. PNES can be found in patients with ES, but due to their differing etiologies, it is important to determine the psychologic characteristics that differentiate PNES from ES.

Methods:

This study identified psychopathologic and personality traits in 137 patients with PNES (n =7, 49.3% female) or ES (n =0, 35.7% female) using MMPI. The diagnosis was based on a medical history of seizures and the clinical examination in patients who visited the epilepsy clinic. Statistical analyses for comparing MMPI differences between the two groups were conducted using the t-test, chi-square test, and analysis of covariance.

Results:

We analyzed the frequency of individuals who exhibited a T score of ≥5 on the MMPI, and the results indicated that there were significantly more patients in the PNES group than in the ES group who had elevated scores on the hypochondriasis (Hs) scale and hysteria (Hy) scale. The mean scores of Hs, Hy, paranoia scale and schizophrenia scale were significantly higher in the PNES group than in the ES group.

Conclusions:

These results suggest that patients with PNES have greater psychologic problems than ES patients. Differences in MMPI profile patterns between patients with PNES and ES may be helpful in tailoring appropriate therapeutic interventions for the two groups.

서 론

뇌전증은 예측할 수 없는 뇌전증발작(epileptic seizure, ES)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뇌질환이다. 뇌전증발작은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거나 동기적(synchronous)인 뇌신경세포의 활동에 의한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증상 또는 징후를 말한다. 또한, 뇌전증은 뇌전증 발작 외에도 인지, 심리학 문제 및 질병으로 인한 대인관계에 대한 어려움, 사회적 낙인, 저하된 심리적 안녕감과 낮은 삶의 질을 야기한다[1-3].

정신성발작(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PNES)은 뇌전증발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뇌파검사(electroencephalogram, EEG) 중 뇌전증발작 형태가 나타나지 않으며[4], 정신적인 스트레스, 우울, 불안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로 유발되어 나타나는 반복적인 발작이다[5-7]. 정신성발작으로 진단되기 위해서는 뇌전증 또는 그 외의 일시적 이상을 보이는 신체질환이 아니어야 하며, 심리적 또는 정신과적 치료를 받고 호전되어야 한다[8]. 정신성발작은 일반적으로 여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발병 연령은 약 20-30세로 보고되었다[9,10]. 또한 낮은 교육수준을 가진 환자에서 정신성발작의 높은 발생률을 보이며[11], 비교적 높은 발작 빈도를 보인다[12,13]. 정신성발작의 심리적 원인이 되는 정신병리는[10,14-18] 발작의 강도와 병의 지속 기간과 정적 상관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19], 우울장애 및 불안장애 등의 정신질환은 뇌전증발작 환자에서도 높게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0]. 심리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발작은 뇌전증발작과 공존할 수 있으며, 이러한 두 발작의 공존은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의 진단적 어려움을 급격하게 증가시킨다[21]. 이러한 진단적 어려움에서 발생되는 잘못된 진단은 뇌전증 및 정신성발작에 대한 예후를 예측하고 적합한 치료적 개입과 치료의 적용을 늦춘다[22]. 또한, 정신성발작에서 뇌전증발작으로의 잘못된 진단은 사회적 낙인을 가지게 하며 이러한 사회적 낙인으로 오랜 기간 동안 고통을 받게 된다[23].

국외에서는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 환자에 대한 심리적 특성에 대한 연구는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미네소타다면인성검사(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MMPI)는 임상장면에서 개인의 성격뿐만 아니라 정신병리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자기보고식 검사로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집단의 연구에 흔히 사용되고 있다. 국외에서 시행된 연구 결과를 보았을 때, 건강염려증척도(hypochondriasis, Hs), 히스테리척도(hysteria, Hy)에서 심인성발작 집단이 뇌전증발작 집단보다 더 높은 점수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4.7]. 또한, MMPI를 사용한 연구에서 임상적으로 나타난 여러 가지 심리적인 특성이 발작과 관련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4,24,25]. 국내에는 정신성 발작의 특성을 살펴본 연구들은 소수 있으나 소아의 뇌전증경련과의 감별을 위한 연구로서 연령이 국한되어 있었으며 사례수가 적었다[26,27]. 또한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정신성발작 환자의 성별과 나이에 따른 MMPI 특성 연구가 있었으나 역시 사례수가 적다는 제한점이 있었다[28]. 국내에서는 아직 MMPI를 통한 정신성 발작과 뇌전증발작을 가진 환자간의 특성을 비교한 연구는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MMPI을 시행하여 정신성발작 환자와 뇌전증발작 환자의 성격 및 정신병리적 특성이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으며, 이러한 차이가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의 감별 진단에 도움이 될지 여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대상과 방법

1. 대상

본 연구는 후향적으로 이루어졌으며 1997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뇌전증 클리닉에 방문한 환자로 발작에 대한 병력청취, 진찰 소견, 임상검사(뇌파와 뇌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결과를 종합하여 신경과 전문의에 의해 진단이 내려진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정신성발작을 가진 환자는 67명, 뇌전증발작을 가진 환자는 70명으로 총 13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MMPI가 시행되었다. 뇌전증발작 집단은 정신성발작 환자가 가진 정신병리적 특성과 유사할 수 있는 환청, 환시 등의 정신증적 전구증상 및 이상감각을 흔히 보고하는 부분발작(partial seizure)을 가진 환자로 구성되었다.

2. 측정도구

1) 미네소타다면인성검사(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MMPI는 임상장면에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성격 특성 및 다양한 심리적인 문제나 정신병리를 평가하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자기보고식 검사이다. MMPI는 1943년 Hathaway와 McKinley에 의하여 비정상적인 행동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처음 개발되었다. 이후 1989년에 MMPI 원판의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MMPI-2가 개정되었으며[29], 한국에서는 2006년에 한경희 등에 의해 MMPI-2가 표준화되었다[30]. MMPI 및 MMPI-2는 ”그렇다” 또는 “아니다”의 답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되어있으며, 총 567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피검사자의 검사 태도를 측정하는 3개의 타당도척도(L, F, K)와 10개의 임상척도인 건강염려증척도(Hs), 우울증척도(depression, D), 히스테리척도(Hy), 반사회성척도(psychopathic deviate, Pd), 남성성-여성성척도(masculinity-feminity, Mf), 편집증척도(paranoid, Pa), 강박증척도(psychasthenia, Pt), 정신분열증척도(schizophrenia, Sc), 경조증척도(mania, Ma) 그리고 내향성척도(social introversion, Si)가 분석되었다. MMPI 검사는 척도마다 표준점수로 환산된 T점수가 제시된다. T점수의 평균은 50, 표준편차는 10이며 일반적으로 T점수 65 이상은 높은 점수로 간주된다[31].

3. 뇌전증 관련 변수

정신성발작 및 뇌전증발작 환자에 대한 진단은 병력 청취, 진찰 소견, 임상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신경과 전문의에 의해 내려졌다. 뇌전증에서 나타나는 대뇌의 신경세포 활동의 전기적인 변화 및 이상을 측정하기 위해 뇌파검사가 시행되었으며, 뇌전증을 유발할 수 있는 뇌병변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뇌MRI검사가 시행되었다. 추가적으로 진단이 확실하지 않은 환자는 비디오-뇌파검사(video-EEG monitoring)를 시행하여 지속적인 뇌파를 측정함으로써 발작의 기록 및 유발 검사를 시행하여 최종진단을 내렸다. 본 연구에서 수집된 환자의 연령, 나이, 학력, 발병 연령 및 한 달을 기준으로 발작을 한 횟수인 발작 빈도에 대한 모든 정보는 진료 기록 및 임상검사 결과를 통해 수집되었다.

4. 분석 방법

본 연구에서의 모든 분석은 SPSS 21.0 version (IBM Corp., Armonk, NY, USA)을 이용하였고, 통계적 유의수준은 α=0.05를 기준으로 하였다. 인구통계학적 변수 및 임상적 특성이 정신성발작 집단과 뇌전증발작 집단 간의 MMPI 분석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기술통계 및 t검증(t-test)을 실시하였다. MMPI에서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T점수의 빈도 및 차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교차분석(χ2)을 시행하였다. 또한 정신성발작 집단과 뇌전증발작 집단에 따른 MMPI의 3가지 타당도 척도와 10가지 임상척도의 평균 비교를 위해, 인구통계학적 요인에서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차이가 있었던 나이와 학력을 공변량으로 처리하여 공분산분석(analysis of covariance)을 시행하였다.

결 과

1. 대상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총 137명의 연구 대상자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뇌전증발작을 가진 환자는 70명으로 여성이 25명(35.7%), 남성이 45명(64.3%)이었으며, 정신성발작을 가진 환자는 67명으로 여성이 33명(49.3%), 남성이 34명(50.7%)이었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뇌전증발작 집단이 33.27±10.07세, 정신성발작 집단이 27.66±13.61세이며 연령 범위는 13세에서 68세였다. 평균 학력은 뇌전증발작 집단이 13.54±2.92년, 정신성발작 집단이 11.52±2.89년이었다. 연구 집단의 평균 발병 연령은 뇌전증발작 집단이 21.22±11.09, 정신성발작 집단이 23.88±13.69였으며, 평균 발작 빈도는 뇌전증발작 집단이 11.61±28.85, 정신성발작 집단이 24.74±57.27였다.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른 집단간 차이 검정 결과, 두 집단 간의 발병 연령에서의 차이(t[135]=-1.253, p=0.212) 및 평균 발작 빈도에서의 차이(t[98]=-1.668, p=0.098)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고, 평균 연령(t[121]=2.735, p=0.007) 및 학력(t[135]=4.072, p=0.001)에서는 통계적으로 집단 간의 차이가 있었다(Table 1).

Clinical demographics

2. MMPI 척도 비율

전체 환자군의 MMPI에서 3가지의 타당도척도와 10가지의 임상척도의 T점수가 65점 이상이 되는 빈도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 척도(D)를 제외한 모든 임상척도에서 정신성발작 환자 집단이 뇌전증발작 집단보다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65점 이상의 점수 빈도가 더 많았다. 구체적으로, 정신성발작에서 히스테리척도(Hy; 34.3%)가 가장 많은 빈도를 보였고 그 다음으로 우울증척도(D; 28.4%)와 건강염려증척도(Hs; 26.9%) 순으로 높은 빈도를 보였다.

반면에 뇌전증발작 집단에서는 우울증척도(D; 28.6%)가 가장 많은 빈도를 보였고 그 다음으로 사회적 내향성척도(Si)와 강박증 척도(Pt) 순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두 집단 간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한 교차분석(χ2) 결과, 특히 타당도 척도에서는 부인척도(L) (χ2=4.937, p<0.05), 비전형척도(F) (χ2=4.512, p<0.05)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며, 임상척도에서는 건강염려증척도(Hs) (χ2=5.306, p<0.05), 히스테리척도(Hy) (χ2=13.610, p<0.01)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부인척도(L) (ES: n=4, 5.7%, PNES: n=12, 17.9%), 비전형척도(F) (ES: n=3, 4.3%, PNES: n=10, 14.9%), 건강염려증척도(Hs) (ES: n=8, 11.4%, PNES: n=18, 26.9%), 히스테리척도(Hy) (ES: n=6, 8.6%, PNES: n=23, 34.3%) 모두에서 뇌전증발작 집단보다 정신성발작 집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Table 2).

Differences in frequency of T ≥ 65 scores between epileptic seizure and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3. MMPI 척도 비교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을 가진 환자 집단간의 MMPI 평균차이 분석결과, 전반적인 임상척도에서 정신성발작 환자 집단이 뇌전증발작 집단보다 더 높은 점수를 보였다. 특히, 타당도척도에서는 비전형척도(F) (F[1,133]=5.864, p<0.05)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임상척도에서는 건강염려증척도(Hs) (F[1,133] =26.318, p<0.01), 히스테리척도(Hy) (F[1,133]=18.714, p<0.01), 편집증척도(Pa) (F[1,133]=4.106, p<0.05), 정신분열증척도(Sc) (F[1,133]=6.287, p<0.05)에서 의미 있게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Differences between mean scores of MMPI scales in epileptic seizure and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임상척도의 평균을 보았을 때, 정신성발작 집단에서는 히스테리 척도(Hy, M=59.72)에서의 점수가 가장 높았고 그 뒤로 건강염려증(Hs, M=58.60)과 우울증(D, M=56.79) 척도 순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반면에 뇌전증발작 집단에서는 우울증척도(D, M=59.00)가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고, 그 뒤로 강박증척도(Pt, M=51.70)와 내향성척도(Si, M=51.50) 순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Fig.).

Figure.

Differences between epileptic seizure and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ES; epileptic seizure, PNES;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L; lie, F; infrequency, K; korrection, Hs; hypochondriasis, D; depression, Hy; hysteria, Pd; psychopathic deviate, Mf; masculinity femininity, Pa; paranoia, Pt; psychasthenia, Sc; schizophrenia, Ma; hypomania, Si; social introversion.

고 찰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 간의 초기 감별의 중요성과 함께 두 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MMPI를 통한 연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국외의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되었다[4,7,24,25,34-40]. 그러나 국내에서는 MMPI를 통한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 간의 특성 파악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다. 본 연구에서 임상적으로 이상소견이 있다고 보는 MMPI T점수 65점 이상의 척도는 뇌전증발작 집단보다 정신성 발작 집단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빈도를 보였으며, MMPI 프로파일 점수에서 또한 정신성발작 집단이 뇌전증발작 집단보다 더 높은 점수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연령과 성별이 정신성발작을 가진 환자들의 심리적 특성을 매개하고, 교육수준이 발작빈도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였던 선행연구들의 결과를 고려하여[13,32,33], 본 연구에서 집단 간의 차이를 보였던 연령과 학력 변수를 통제하였을 때도 의미 있었다.

두 집단의 MMPI T점수 65점 이상의 척도 빈도 분석 결과에서 임상척도인 건강염려증척도(Hs)와 히스테리척도(Hy)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정신성발작 집단이 뇌전증 발작 집단보다 신경증적인 성향에서의 특성을 가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 보고와 일치되는 결과이다[4,34]. 건강염려증척도(Hs)에서의 임상적 특징은 흔히 건강문제에 집착하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문제에 대해서 직접적인 탐색이나 해결을 하기 보다는 억압, 부인, 회피하며 심리적인 고통을 신체증상으로써 나타내는 경향을 보인다. 히스테리척도(Hy)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강하게 압도되는 느낌을 흔히 경험하며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며 이를 이용하여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설명은 두 척도의 임상적 특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뇌전증발작을 보이는 환자보다 정신성발작을 보이는 환자에서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인 문제를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 신체형장애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비록 임상척도에서 건강염려증척도(Hs)와 히스테리척도(Hy)만이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는 척도였으나 정신성발작 집단이 우울증척도(D)를 제외한 모든 척도에서 이상소견을 보이는 척도가 더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정신성발작 환자가 뇌전증발작 환자보다 전반적으로 더 많은 심리 문제와 정신병리 및 성격 특성을 가진다는 것을 나타낸다.

MMPI 점수에 따른 집단 간의 평균 차이를 비교한 결과, 정신성 발작 집단과 뇌전증발작 집단간의 건강염려증척도(Hs)와 히스테리척도(Hy)에서의 많은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여러 선행연구의 일관된 결과와 일치한다[4,34,35]. 또한, 정신성발작 집단, 심인성 및 뇌전증발작 모두 있는 집단 그리고 뇌전증 발작만 있는 집단에 대한 MMPI의 신체화척도의 신체화증상 수준의 차이를 비교한 국외 연구 결과에서,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이 모두 있는 집단과 비교했을 때조차 정신성발작 집단에서 건강염려증척도(Hs) 점수가 더 높은 점수를 보이는 것은 정신성발작 집단이 뇌전증발작 집단과 구별되는 특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의 결과와 함께 보았을 때, 정신성발작 집단에서 건강염려증척도(Hs)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정신성발작 집단이 뇌전증발작 집단보다 심리적 문제가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내는 경향과 건강 문제 호소가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36].

아울러 본 연구에서는 신경증척도뿐만 아니라 정신증척도인 편집증척도(Pa) 및 정신분열증척도(Sc)가 상승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 히스테리척도(Hy)와 정신분열증척도(Sc)에서 차이를 보이는 면과 부분적으로 일치하는데, 이는 뇌전증발작 집단에 비해 정신성발작 집단이 정서적인 혼란과 기태적인 감각경험을 지니고 있으며[37,38]. 여러 가지 신체증상과 함께 내면의 열등감이나 정서적인 불안정성과 같은 심리적 문제가 혼재되어 있는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정신증척도의 상승은 심리적 고통에 호소가 크거나 자신의 적응을 더욱 부정적으로 보고하는 비전형척도(F)의 상승이 전반적인 임상척도와 더불어 특히 편집증(Pa)과 정신분열증(Sc)척도 점수를 상승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집단별 특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때, 본 연구에서 정신성발작 집단은 건강염려증척도(Hs)-히스테리척도(Hy)-우울증척도(D)가 상승하고 있는데, 뇌전증발작 집단에 비해 정신성발작 환자들이 ‘conversion V’ 프로파일을 흔하게 보이며, 정신성발작 환자들이 신체형장애 진단을 받는다는 면을 뒷받침해 준다. 이는 정신성발작 환자에서 건강염려증척도(Hs)와 히스테리척도(Hy)의 점수가 우울증 척도(D)의 점수보다 높았으며, 이와 정반대로 뇌전증발작 환자에서는 우울증척도(D)의 점수가 건강염려증척도(Hs)와 히스테리척도(Hy)의 점수보다 더 높게 나타난 이전 국외 연구들과 일치하였다[4,39]. 이러한 결과는 부인이나 억압의 방어기제를 사용하면서 자신의 정서적 어려움을 신체적인 증상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갈등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며 신체적인 고통에 대한 호소를 과도하게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뇌전증발작 집단은 우울증척도(D)가 단독으로 상승하면서 강박증척도(Pt) 프로파일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우울증이 뇌전증 환자에게서 가장 빈도가 높은 정신과적 동반질환이라는 점을 지지한다[40]. 즉, 정신성발작 환자들은 신체적인 증상에 대한 호소가 많고, 이로 인한 이차적 이득을 얻기 위한 무의식적인 의도가 많으며, 억압과 부인을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기제로 사용하는 신체화증상을 나타내는 반면, 뇌전증발작 환자들은 우울감뿐만 아니라 걱정을 지나치게 하며, 미래에 대한 염려가 높고, 사소한 스트레스에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질병에 대한 염려와 걱정 그리고 발작에 대한 예기 불안으로 인해 대인관계 문제, 소외감과 열등감을 경험하며 삶의 질이 낮다는 선행 연구 보고와 일치한다[3].

국내에서는 아직 MMPI를 통한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을 가진 환자 간의 특성을 비교한 연구는 없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을 이해하는데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정신성발작 집단과 뇌전증발작 집단의 특성 차이는 임상 장면에서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 환자를 구별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정신성발작 집단에 대한 오진으로 야기되는 불필요한 항뇌전증약 복용과 사회적 낙인으로의 장기적인 고통, 늦은 치료적 개입 등에 대한 문제들을 줄이기 위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과 추후의 연구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MMPI는 개인의 성격이나 정신병리를 평가하고 연구하는데 가장 널리 쓰인다. 그러나 자기보고식 질문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다른 추가적 개입이 없었다. 둘째, 정신성발작을 보이는 환자와 뇌전증발작을 가진 환자들의 특성을 비교한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연구 대상자의 수가 적은 편이다. 또한, 본 연구는 단면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단정지을 수 없어 종단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 정신성발작과 뇌전증발작 환자의 성격과 정신병리 특성을 명확하게 알아보고자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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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Differences between epileptic seizure and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ES; epileptic seizure, PNES;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L; lie, F; infrequency, K; korrection, Hs; hypochondriasis, D; depression, Hy; hysteria, Pd; psychopathic deviate, Mf; masculinity femininity, Pa; paranoia, Pt; psychasthenia, Sc; schizophrenia, Ma; hypomania, Si; social introversion.

Table 1.

Clinical demographics

ES (n=70)
PNES (n=67)
p value
N (%) or Mean±SD N (%) or Mean±SD
Age 33.27±10.07 27.66±13.61 0.007
Gender 0.109
 female 25 (35.7) 33 (49.3)
 male 45 (64.3) 34 (50.7)
Education (year) 13.54±2.92 11.52±2.89 0.001
Onset age (year) 21.22±11.09 23.88±13.69 0.212
Sz frequency 11.61±28.85 24.74±57.27 0.098
Epilepsy syndrome
 TLE 40 (57.1) -
 FLE 12 (17.1) -
 PLE 2 (2.9) -
 OLE 1 (1.4) -
 FTLE 10 (14.3) -
 TPLE 1 (1.4) -
 TOLE 2 (2.9) -
 TPOLE 1 (1.4) -
 CPOLE 1 (1.4) -

ES; epileptic seizure, PNES;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Sz frequency; number of seizures during one month, TLE; temporal lobe epilepsy, FLE; frontal lobe epilepsy, PLE; parietal lobe epilepsy, OLE: occipital lobe epilepsy, FTLE; frontotemporal lobe epilepsy, TPLE; temporoparietal lobe epilepsy, TOLE; temporooccipital lobe epilepsy, TPOLE; temporoparietooccipital lobe epilepsy, CPOLE; centroparietoocipital lobe epilepsy.

Table 2.

Differences in frequency of T ≥ 65 scores between epileptic seizure and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MMPI ES (n=70)
PNES (n=67)
χ2 (p value)
N % N %
Validity scales
 L 4 5.7 12 17.9 4.937 (0.026b)
 F 3 4.3 10 14.9 4.512 (0.034b)
 K 5 7.1 10 14.9 2.127 (0.145)
Clinical scales
 Hs 8 11.4 18 26.9 5.306 (0.021b)
 D 20 28.6 19 28.4 0.001 (0.978)
 Hy 6 8.6 23 34.3 13.610 (<0.001a)
 Pd 5 7.1 8 11.9 0.917 (0.338)
 Mf 4 5.7 9 13.4 2.375 (0.123)
 Pa 5 7.1 12 17.9 3.652 (0.056)
 Pt 12 17.1 14 20.9 0.314 (0.576)
 Sc 7 10.0 8 11.9 0.132 (0.716)
 Ma 5 7.1 7 10.4 0.468 (0.494)
 Si 12 17.1 12 17.9 0.014 (0.906)

Covariate=age, education, p<0.01a p<0.05b. MMPI; 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ES; epileptic seizure, PNES;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Hs; hypochondriasis, D; depression, Hy; hysteria, Pd; psychopathic deviate, Mf; masculinity femininity, Pa; paranoia, Pt; psychasthenia, Sc; schizophrenia, Ma; hypomania, Si; social introversion.

Table 3.

Differences between mean scores of MMPI scales in epileptic seizure and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MMPI ES (n=70)
PNES (n=67)
F p value
Mean±SD Mean±SD
Validity scales
 L 49.27±10.56 53.51±11.18 3.711 0.056
 F 47.27±7.97 51.39±11.04 5.864 0.017b
 K 49.87±9.65 50.66±12.03 0.058 0.810
Clinical scales
 Hs 50.07±9.01 58.60±11.26 26.318 <0.001a
 D 59.00±12.76 56.79±12.39 0.115 0.735
 Hy 50.80±8.69 59.72±12.54 18.714 <0.001a
 Pd 49.19±10.22 52.46±9.59 1.804 0.182
 Mf 48.86±9.31 50.91±11.25 0.601 0.440
 Pa 48.43±8.46 52.81±11.96 4.106 0.045b
 Pt 51.70±12.39 55.00±11.43 3.284 0.072
 Sc 48.64±9.84 52.48±9.90 6.287 0.013b
 Ma 48.66±9.58 50.39±11.13 0.247 0.620
 Si 51.50±12.74 50.01±12.81 0.035 0.852

Covariate=age, education, p<0.01a p<0.05b. MMPI; 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ES; epileptic seizure, PNES; psychogenic non-epileptic seizure, L; lie, F; infrequency, K; korrection, Hs; hypochondriasis, D; depression, Hy; hysteria, Pd; psychopathic deviate, Mf; masculinity femininity, Pa; paranoia, Pt; psychasthenia, Sc; schizophrenia, Ma; hypomania, Si; social intro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