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기에코영상에서 저신호강도가 관찰되는 뇌힘줄황색종증
Cerebrotendinous Xanthomatosis with Low Signal on Gradient Echo Magnetic Resonance Ima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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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힘줄황색종증(cerebrotendinousxanthomatosis)은 보통염색체열성유전의 지질대사장애로 인해 여러 조직에 콜레스타놀(cholestanol)과 비정상적인 지질대사산물이 침착하는 질환이다[1]. 진단은 임상양상, 생화학검사, 영상의학소견 등으로 가능하며 유전자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2,3]. 국내에서도 뇌힘줄황색종증이 보고된 바가 있으나[1], 본 증례처럼 기울기에코영상에서 저신호강도가 관찰된 예는 없었다. 저자들은 뇌자기공명영상 소견과 함께 임상적으로 진단된 뇌힘줄황색종증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48세 남자가 2년 전부터 서서히 진행하는 발음장애로 왔다. 어릴 때부터 또래에 비해 운동발달이 늦었고 학교 성적은 하위권으로 특수교육을 권유 받은 적이 있었으며 고등학교는 진학하지 못했다. 20대 초반부터 걸을 때 비틀거려 자주 넘어졌고 2년 전부터 발음이 어둔했으며 보행장애도 점차 악화되었고, 1년 전부터 삼킴곤란이 발생하였다. 과거력에서 내과 질환은 없었고 20대 초반에 백내장을 진단받았다. 가족력에서 4명의 여동생 중 막내 동생이 환자와 마찬가지로 정신지체가 있었다.
신체진찰에서 활력징후는 정상이었고 양측 아킬레스건 부위에 딱딱한 타원형의 종괴가 촉진되었으며 통증은 없었다(Fig. A). 이 종괴는 약 10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했고 점차 크기가 커졌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한국판간이정신상태검사는 12점이었다. 발음장애와 삼킴장애를 보였으며 다른 뇌신경검사에서는 특이점이 없었고 혀의 위축이나 근섬유다발수축도 관찰되지 않았다. 사지의 근력은 정상이었고, 감각검사에서는 우측 하지에 약간의 감각저하를 호소하였으나 정신지체로 인해 정확히 판단할 수 없었다. 심부건반사는 양사지에서 병적으로 증가되어 있었고, 양측 바빈스키징후와 발목간대 그리고 양하지의 강직이 관찰되었다. 정신지체가 있는 여동생에서도 환자와 같이 아킬레스건 부위에 종괴가 촉진되었고, 항진된 심부건반사, 바빈스키징후 및 양하지의 강직이 관찰되었다. 나머지 여동생들과 부모는 정상이었다.
혈액검사에서 총콜레스테롤 172 mg/dL (참고치 120-200 mg/dL), 중성지방 204 mg/dL, 고밀도지질단백콜레스테롤 51.8 mg/dL, 저밀도지질단백콜레스테롤 79.4 mg/dL로 정상이었으며 콜레스타놀 검사는 시행되지 않았다. 웩슬러지능검사(Korean Wechsler Intelligence Scale)에서 전체지능이 59였고 사회성숙도검사에서 사회연령 3세의 성숙도를 보였다. 신경전도검사에서 경미한 감각운동다발신경병이 관찰되었다. 뇌자기공명영상에서는 전반적인 대뇌, 뇌간 및 소뇌의 위축과 약간의 수두증이 보였고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에서 바닥핵과 양쪽 소뇌 치아핵의 고신호강도, T1강조영상에서 저신호강도가 관찰되었다(Fig. B, C). 기울기에코영상에서 양쪽 소뇌의 치아핵 부위에 저신호강도가 관찰되었다(Fig. D). 가족력, 조기백내장, 인지기능저하와 추체로징후 등의 임상양상과 T2강조영상의 소뇌 치아핵의 고신호강도를 토대로 뇌힘줄황색종증으로 추정진단하였다.
고 찰
뇌힘줄황색종증은 1937년에 처음 보고되었고 한국에서도 보고된 바가 있으며, CYP27유전자의 변이에 의한 sterol 27-hydroxylase의 결핍에 의해 발생한다[2]. Sterol 27-hydoxylase는 담즙 합성의 주된 효소로, 이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생긴 콜레스타놀과 비정상 지질대사산물이 여러 신체 조직에 침착되면서 증상을 일으킨다[3]. 주된 부위는 수정체, 뇌 그리고 인대이다. 인대에 대사산물이 침착되면서 힘줄황색종을 형성하게 되며, 아킬레스건 부위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된다[3]. 뇌힘줄황색종증은 주로 10-20대에 서서히 발생하여 임상증상은 주로 40세 이후에 나타나게 된다[4]. 조기 백내장, 조기 죽경화증, 골다공증, 호흡부전, 심혈관 질환, 만성 설사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신경계에는 추체로징후가 가장 흔하게 관찰되며 소뇌징후, 인지기능저하, 뇌전증, 근육병, 말초신경병증 및 정신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5]. 드물게 입턱근이상운동증(oromandibular dyskinesia), 근긴장이상증, 비전형파킨슨증후군과 같은 추체외로징후가 동반될 수 있다[5]. 2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백내장은 96%, 힘줄황색종은 38%, 설사는 54%에서 동반될 수 있다[6]. 신경계증상에서는 추체로징후가 79%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고 인지기능저하가 63%, 소뇌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50%를 차지하였다[6]. 뇌힘줄황색종증은 유전자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으나 전형적인 임상 증상, 혈중 콜레스테롤 및 콜레스타놀 수치로 진단이 가능하며, 혈액검사에서 콜레스테롤은 정상이면서 높은 콜레스타놀 수치가 관찰된다[5]. 본 증례의 경우에는 혈중 콜레스타놀과 유전자 검사는 시행하지 못하였지만, 임상적으로 추체로징후, 인지기능 저하, 아킬레스건의 황색종, 백내장 및 가족력을 동반하고 있었고, 혈액검사에서 정상적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여 뇌힘줄황색종증으로 진단했다.
뇌힘줄황색종증에서는 T2강조영상에서 대뇌와 소뇌의 전반적인 위축과 양쪽 바닥핵, 소뇌의 치아핵 및 피질하백질에서 고신호강도의 병변이 흔하게 관찰된다[3,6]. 대뇌나 소뇌 위축은 각각 58% 정도 관찰되고 피질하백질의 이상소견은 100%, 바닥핵은 63%, 소뇌의 치아핵은 79% 정도의 이상소견을 동반한다[6]. 본 증례에서도 현재까지 보고된 것과 같은 소견이 관찰되었으며 T2강조영상의 고신호강도는 단핵구 등으로 구성된 황색종 혹은 육아종에 의해 발생하며 탈수초화를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6]. 또한 T2강조영상의 고신호강도는 단핵구 등으로 구성된 황색종 혹은 육아종에 의해 발생하며 탈수초화를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3]. 또한 T2강조영상에서 소뇌의 치아핵 부근에서 저신호강도가 관찰될 수 있으며 이러한 병변은 헤모시데린 침착, 국소출혈 또는 석회화에 의해서 발생한다[6].
본 증례에서 관찰된 소뇌의 치아핵 주변의 저신호강도는 아직 국내에서는 보고된 바 없는 매우 드문 영상 소견이며 따라서 저자들은 환자의 기울기에코영상을 증례와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뇌힘줄황색종증은 chenodeoxycholic acid로 증상의 진행을 늦출 수 있어 진단이 중요하다[7]. 장기적인 chenodeoxycholic acid 치료로 담즙산 합성을 정상화시키고 혈청, 담즙, 소변 내의 비정상적인 대사물을 정상화시키며 콜레스타놀 수치도 정상화될 수 있다[5]. 뇌힘줄황색종증에 합당한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뇌자기공명영상 확인이 꼭 필요하며 치아핵 침범이 있으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뇌자기공명영상의 T2강조영상에서 소뇌 치아핵의 고신호강도 및 백질화뿐만 아니라 저신호강도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관심을 요하며 환자의 임상증상 및 가족력 등을 확인하여 뇌힘줄황색종증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