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l Assoc > Volume 33(3); 2015 > Article
뇌졸중진료시스템: 대한뇌졸중학회의 정책 제언
유례없이 빠른 인구 고령화 추세를 보이는 우리나라에서 뇌졸중은 단일 질환 사망률 2위이고, 발병 후 심한 장애를 남기므로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질병부담이 높은 질환이다. 또한 최근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뇌졸중은 예방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급성기 치료의 중요성이 급격히 대두되는 질환이기도 하다.
뇌졸중의 급성기 치료는 빠른 재개통 치료와 뇌졸중전문치료실(Stroke Unit)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국가 차원에서의 뇌졸중 진료시스템에 대한 꾸준한 개선 노력이 있어 왔다[1,2].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 구축 및 개선 노력은 미미하고, 몇몇 대학병원 중심의 제한적 정부지원에 머무르고 있다.
2015년도 춘계학술대회 때 대한뇌졸중학회는 전국 어디에서 뇌졸중이 발병하든지 적절한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뇌졸중 안전망의 구축을 제창한 바 있다. 이를 위한 정책 활동의 일환으로 대한뇌졸중학회 정책위원회에서는 국내의 뇌졸중 진료 현황을 파악하고자 현재 일선에서 급성기 뇌졸중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병원들을 대상으로 2014년 겨울 설문조사를 시행하였고, 분석결과를 이번호 대한신경과학회지에 발표하면서[1], 병행하여 우리나라 뇌졸중 진료 현황 및 시스템을 점검하고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1. 뇌졸중전문치료실 및 뇌졸중진료시스템의 중요성

뇌졸중전문치료실에서의 치료가 뇌졸중 환자의 예후에 직접적으로 개선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2]. 더불어 발병 후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기까지 응급구조/환자 이송시스템, 병원 내 응급실 치료시스템, 초급성기 치료 및 이후 아급성기 치료 및 재활까지 일련의 뇌졸중 치료체계의 조직화와 연계의 중요성 또한 잘 알려져 있다[3]. 이미 미국 및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이런 시스템을 갖춘 뇌졸중센터(Stroke Center)를 인증하고 확대 보급을 하고 있다. 뇌졸중은 발병 후 초기 치료까지 분초를 다투는 초급성 질환으로 환자의 거주지에 가까운 뇌졸중센터에서 적절한 치료를 적절한 시간 안에 받을 수 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병원들이 일정 수준의 인력 및 시설, 체계화된 병원 내 진료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환자를 가능한 빨리 적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이송시킬 수 있는 병원 전단계의 환자이송체계와 효율적 병원 내 치료체계가 결합되었을 때 제대로 된 질병결과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3].

2. 외국현황

몇몇 선진국에서는 뇌졸중 발병 후 가장 중요한 시기인 초급성기 치료를 전 국민이 지역적, 경제적 차별 없이, 적절한 시간 내에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국가가 관리를 하고 있다. 영국의 런던은 모든 주민이 뇌졸중 발생 후 즉각적으로 HyperAcute Stroke Units (HASUs) 로 이송되어 3일까지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후 재활을 포함한 다양한 수준에서 치료를 담당하는 24개의 Stroke Units (SUs)를 설치하여 위치, 이송시스템, 응급의료콜센터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4]. 독일에서는 약 200개의 뇌졸중전문치료실이 인증을 받아 전 국민의 60% 이상이 뇌졸중전문치료실에서 치료받고 있으며[5], 이를 통해 뇌졸중 후 21%의 사망률 감소와 13%의 의존도 감소 효과를 달성하였다. 미국의 경우에는 주정부별로 적절한 뇌졸중센터의 유지, 신설, 이송체계, 뇌졸중 예방활동 등을 법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미국뇌졸중학회, 질병관리본부, 그리고 병원인증평가원(the Joint Commission)의 협약으로 46개 주에서 1,200개가 넘는 일차뇌졸중센터(primary stroke center)가 인증되어 운영되고 있다[6].

3. 국내현황

OECD에서 조사 발표한 우리 나라 보건체계에 대한 질평가보고서(OECD Health Care Quality Review Korea)에 의하면 한국의 병원내 뇌졸중 치료 실적은 OECD 상위권이나, 아직도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높은 뇌졸중 발생률 및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그 원인으로 뇌졸중전문치료실의 부족, 뇌졸중 발생 후 적절 의료시설 이송까지 지연, 낮은 정맥혈전용해술 시행률, 지방과 대도시 간 질적 수준의 차이, 그리고 뇌졸중 환자의 높은 자기 부담금이 지적된다[7].
이번 호 대한신경과학회지에 실린 Lee 등[1]의 설문 결과를 보면 현재 국내의 뇌졸중전문치료실은 대학병원의 88.6%, 종합병원의 11.4%에 설치되었고 대부분이 대학병원 중심이고 종합병원의 경우 극히 일부만이었다. 지역적으로도 보면 전체 뇌졸중전문치료실 중 서울지역에 34.1%, 경기/인천에 22.7%, 기타 광역시에 38.6%를 차지하여 대부분 대도시에 편중되어 있다. 이는 전국 어디에서나 뇌졸중 급성기에 빠른 치료가 이루어져야 함을 감안할 때 거주지에 따른 지역적인 차별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뇌졸중전문치료실에 대한 학회 권고안은 있지만 국가적인 평가 및 관리는 없고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설치 및 운영에 대한 적절한 보험수가나 재정, 인력 등의 지원 또한 전무한 상태이다.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중심으로 하는 병원 내 뇌졸중센터의 설치 및 운영에 대해서도 학회 차원의 권고안은 있지만, 상당수 병원들에서 명목상의 운영일 뿐 체계적인 치료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곳은 드문 실정이다.
2008년부터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전국 11곳(인천, 경기, 강원, 대전-충남, 충북, 대구-경북, 경남, 부산, 전북, 광주-전남, 제주)의 대학병원을 지정하여 권역심뇌혈관센터를 운영하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고, 이를 통해 급성기 치료성적의 향상 및 전문치료시스템의 구축에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런 노력의 효과는 지정 받은 병원 내부에 머물러 권역 내 다른 지역 병원까지 확대되는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권역심뇌혈관센터로 지정받지 못한 지역 내 다른 병원들은 재정 및 인력의 부족으로 구조화된 전문 치료시스템을 갖춘 뇌졸중센터를 설치 운영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뇌졸중은 초기 몇 시간을 다투는 질병으로 30분에서 늦어도 1시간 이내에 도착이 가능한 지역 뇌졸중센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소수의 권역별 심뇌혈관센터로는 2차 전원 환자의 진료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지만 지역적 접근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구조적인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일차 지역뇌졸중센터와 2차 권역/포괄뇌졸중센터의 역할에 대해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 대형병원보다는 지역의 가까운 종합병원이 지역뇌졸중센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필수요소인 뇌졸중전문치료실을 포함한 센터 운영에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
치료기관의 지역적 편중과 병원전 운송체계의 문제점, 상대적으로 높은 의료비용 등으로 지역적 차별 및 경제적 계층별 치료 기회의 차별이 존재할 수 있다. 이에 국가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지역내 일정 수준의 치료시스템을 갖춘 지역뇌졸중센터를 전국 지역단위로 설치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는 전국 어디에 살거나 차별없이 뇌졸중 발병시 적절한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뇌졸중 안전망(Safety Net)의 구축의 전제 조건이 될 것이며, 국가/지자체의 의무로 여겨져야 할 것이다.

4. 제언

1) 국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의 병원에 일정 수준을 갖춘 지역뇌졸중센터의 설립을 추진하고 해당 지역병원에 재정 및 인력 측면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2) 119 및 응급환자이송시스템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여 뇌졸중이 의심되는 환자는 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뇌졸중 센터로 최단시간에 이송하는 체계구축이 같이 병행되어야 한다.
3) 권역심뇌혈관센터들의 운영 경험 및 노하우가 지역뇌졸중센터로 전달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며, 급성기 뇌졸중 치료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지역이나 권역의 센터들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이들 센터들이 지역 사회에 대한 공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정책의 수립과 실행이 필요하다.
4)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지속적인 운영과 확대를 위해 의료보험차원에서의 수가현실화 및 재정 보전 대책이 필요하다.

REFERENCES

1. Lee KB, Park HK, Park TH, Lee SJ, Bae HJ, Lee KS, et al. Current status and problems of stroke units in Korea: Results of a nationwide acute care hospital survey by the Korean Stroke Society. J Korean Neurol Assoc 2015;33:141-155.
crossref
2. Stroke Unit Trialists’Collaboration. Organised inpatient (stroke unit) care for stroke.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3;9:CD000197.
crossref pmid
3. Schwamm LH, Pancioli A, Acker JE 3rd, Goldstein LB, Zorowitz RD, Stephard TJ, et al. Recommendations for the establishment of stroke systems of care: recommendations from the American Stroke Association’s Task Force on the Development of Stroke System. Stroke 2005;36:690-703.
crossref pmid
4. Walker H, Rudd AG. London Stroke Strategy: Documents and Presentations. 2012. [cited 2015 Jun 8]. Available from: URL: http://www.slcsn.nhs.uk/uksf/stroke-forum-walker.pdf.

5. Ringelstein EB BO, Ritter MA. Current concepts of Stroke Units in Germany and Europe. Schweizer archiv fur Neurologie und Psychiatrie 2011;162:155-160.

6.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 summary of primary stroke center policy in the United States. Atlanta: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2011. [cited 2015 Jun 8]. Available from: URL:http://www.cdc.gov/dhdsp/pubs/docs/primary_stroke_center_report.pdf.

7. OECD. Health care quality review: Korea. Assessment and recommendations. Health Division, Directorate for Employment, Labour and Social Affairs. 2012. [cited 2015 Jun 8]. Available from: URL:http://www.oecd.org/els/health-systems/4981857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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