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질기저핵변성으로 확진된 행동장애형 전두측두엽치매의 부검증례
An Autopsy Confirmed Case of Behavioral Variant Frontotemporal Dementia with Corticobasal Degeneration Pat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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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A 63-year-old man presented with a 1.5-year history of progressive personality changes. Clinical evaluations revealed severe frontal dysfunction and bilateral frontal atrophy/glucose hypometabolism. He was diagnosed as probable behavioral variant frontotemporal dementia. He continued to decline, and died at the age of 66. At autopsy, numerous tau-positive gilial threads and coiled bodies were observed in the white matter. Tau-positive astrocytic plaques and neuronal cytoplasmic inclusions were also seen in cerebral cortices, which were compatible with corticobasal degeneration.
행동장애형 전두측두엽치매(behavioral variant frontotemporal dementia, bvFTD)는 의미치매, 진행비유창실어증과 함께 전두측두엽치매의 임상 아형 중 하나로, 질환 초기부터 전두엽 이상 행동이 두드러지는 조기발현 신경퇴행치매이다[1]. 최근 개정된 국제진단기준에 의하면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행동장애 또는 인지기능 저하의 병력이 있고 1) 초기 행동탈억제, 2) 초기 무감정 또는 무기력, 3) 초기에 동정심 또는 공감소실, 4) 초기에 고집스럽고 자동반복적이며 충동적인 행동, 5) 과식증과 식이습관 변화, 6) 신경심리검사에서 집행기능의 저하를 보이나 상대적으로 삽화기억이나 시공간기능은 유지, 중 최소 세 가지 이상이 동반되면서 일상생활능력에 장애가 있고, 뇌 영상에서 전두엽 또는 앞 측두엽의 위축, 관류저하 또는 포도당대사저하 소견이 있을 때 추정행동장애형 전두측두엽치매로 진단할 수 있다[2]. 행동장애형 전두측두엽치매는 전두측두엽변성의 다양한 병리소견을 가진다[3]. 저자들은 뇌부검을 통하여 전두측두엽변성-타우아형 중 피질기저핵변성(Corticobasal degeneration, CBD)의 병리조직학적 진단이 확인된 행동장애형 전두측두엽치매 환자를 보고한다. 행동장애형 전두측두엽치매 환자의 뇌부검을 통한 병리조직학적 확진은 국내 최초이다.
증 례
중졸의 오른손잡이 남자가 62세경부터 말수가 줄고 게을러졌다. 식탐이 생기고, 조급해졌으며, 성지순례 시 잘 모르는 여자 신도 뒤에 바짝 붙어서 춤을 추는 등 성적 행동이 생겼다. 움직임이 둔해지고 느려졌으며, 운전할 때 상황대처를 잘 하지 못해 수차례 접촉사고를 냈다. 잘 씻으려 하지 않고 매사를 귀찮아하였다. 이러한 증상으로 약 1년 반 경과 후 본원에 내원하였다. 보호자가 환자의 이상행동과 함께 기억력장애도 호소하였으나, 사소한 일들을 잊어버리는 정도로 심하지는 않았다. 시공간 기능에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물건 이름을 금방 대지 못하여 간혹 머뭇거리고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 여러번 되묻는 증상이 보고되었다. 과거 특이 병력은 없었고, 환자의 딸이 정신분열증으로 치료 중이었다. 신경학적진찰에서 국소신경학적결손은 없었지만, 몸 전체 움직임이 느렸다. 혈액검사결과는 정상이었고, 아포E단백질 유전형은 ε3/ε3였다. 한국판간이정신상태검사는 25/30점, 임상치매척도 0.5점, 치매단계평가척도는 3점이었다. 신경심리검사에서 전두엽기능장애가 뚜렷하였고 집중력과 시각기억의 저하가 관찰되었다(Table). 신경정신행동검사는 14/144점, 전두엽행동검사는 33/72점으로 무감동, 무관심, 탈억제, 식이습관변화, 보속증, 성급함, 충동성 및 과도한 성욕 등이 보고되었다. 뇌자기공명영상에서 등가쪽 전두엽에 중등도의 대칭적 위축이 의심되었고(Fig. 1-A) 뇌양전자방출단층촬영에서 양측 전두엽 부위에 포도당대사가 심하게 떨어져있었다(Fig. 1-B). 임상경과와 신경영상소견으로 추정행동장애형 전두측두엽치매로 진단하였다[2]. 증상발생 약 2년째 의지상실증과 무운동무언증이 심하여 요양병원에 입원하였고 이때부터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로만 지냈다. 증상 발생 약 2년 8개월째,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를 방문하였다. 여러 차례 반복해서 물어야 겨우 대답을 하는 정도였고, 동작을 하다가도 자극이 없으면 동작을 멈추고 가만히 있었다. 신경학적진찰에서 양측 상하지에 경축이 관찰되었다. 한국판간이정신상태검사는 13/30점, 임상치매척도 2점, 치매단계평가척도는 6점이었고, 당시 보호자가 뇌기증 및 뇌부검에 동의하였다. 이후 흡인폐렴, 급성담낭염과 요로감염이 발생하였다가 회복되기를 네 차례 반복하였고, 결국 증상발생 약 4년 만에 패혈증으로 사망하였다. 사후 3시간만에 뇌적출을 시행하였고 뇌무게는 896 g (우: 440 g, 좌: 456 g)이었다. 육안으로 볼 때, 등가쪽 전두엽과 입쪽내측 전두엽의 위축이 확인되었고, 기저핵, 시상, 그리고 해마는 위축이 경미하여 Broe병리분류 단계 2에 가장 근접하였다(Fig. 2-A, 2-B)[4]. 중뇌의 흑색질과 교뇌의 청반에 색소가 경도로 감소된 것 외 뇌간 및 소뇌에서 이상 소견을 볼 수 없었다.
광학현미경에서, 대뇌피질 전반에 걸쳐 신경세포의 소실과 신경아교증은 심하지 않았지만, 앞 띠다발이랑에서 세포질이 풍선처럼 부푼 신경세포(Ballooned neuron)가 관찰되었다. 타우양성교세포실(tau-positive glial threads)과 coiled body라고 불리워지는 작고 둥근 타우양성희소돌기아교세포포함체로 가득 찬 백질이 확인되었고, 다수의 타우-면역반응별아교세포판(tau-immunoreactive astrocytic plaques)이 대뇌피질에서 관찰되었다(Fig. 2-C, 2-D). 이러한 소견은 등가쪽 전두엽피질에서 더욱 확연하였다. 그 외에도 타우양성신경세포질포함체 등이 대뇌 피질에서 관찰되어 피질기저핵변성의 진단에 합당하였다[5]. 해마의 CA2영역에서 subiculum에 이르기까지 타우양성의 수많은 낟알모양의 은친화입자(argyrophilic grain)가 신경망 내 촘촘하게 깔려 있었고, 타우양성전매듭(pretangle)이 함께 관찰되었다. 은친화입자는 타우양성병리소견이 뚜렷한 백질 내에서도 명확하여 은친화입자병(argyrophilic grain disease)이 동반된 것으로 판단하였다(Fig. 2-D)[6]. 또한 신경원섬유매듭이 내후각피질과 해마에서 확인되어 Braak & Braak병리분류의 II 단계에 해당하였다[7]. 베타아밀로이드염색에 양성을 보이는 노인반, 시누클레인염색에 양성을 보이는 레비소체, 그리고 TAR-DNA binding protein of 43 kDa (TDP-43)염색에 양성을 보이는 신경세포질포함체과 디스트로피신경돌기는 관찰되지 않았다.
고 찰
우리 환자는 질환의 초기부터 행동탈억제, 무감정 또는 무기력, 과식증과 같은 이상행동이 두드러졌고 신경심리검사에서 전두엽기능장애를 보였으며, 상대적으로 삽화기억은 보존되어 있었다. 그리고, 뇌영상에서 전두엽의 위축과 포도당대사 저하가 명백하여 추정행동장애형 전두측두엽치매로 진단할 수 있었다[2].
전두측두엽치매의 병리소견은 전두측두엽변성이라는 병리학적 포괄용어로 구분되고 이는, 신경세포 내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단백질, 즉 신경세포질포함체의 종류에 따라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아형으로 나뉜다: 1) 전두측두엽변성-타우아형, 2) 전두측두엽변성-TDP 아형, 3) 전두측두엽변성-fused in sarcoma (FUS)아형, 4) 전두측두엽변성-ubiquitin proteasome system (UPS)아형[3]. 그리고 이러한 전두측두엽변성 아형들은 신경세포질포함체의 형태와 그들이 분포하는 위치에 따라 다시 하위아형으로 분류된다[3].
전두측두엽치매의 임상 진단과 병리 진단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연구들에 의하면 우리 환자와 같은 행동장애형 전두측두엽치매는 다른 임상아형과는 달리 약 4:5의 비슷한 비율로 전두측두엽변성-타우아형과 전두측두엽변성-TDP 아형의 병리소견을 지닌다[8]. 이 중 전두측두엽변성-타우아형은 크게 픽병, 피질기저핵변성, 진행핵상마비로 하위분류되는데, 행동장애형 전두측두엽치매는 픽병의 병리소견을 가장 많이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그 다음 피질기저핵변성, 진행핵상마비 순이다[8].
우리 환자에서는 피질기저핵변성의 질병특유 병리소견인 타우양성교세포실이 빽빽하게 들어찬 백질이 확인되었고, 타우양성 coiled body와 별아교세포판 역시 백질과 피질에서 무수히 관찰되어 전두측두엽변성-타우아형 중 피질기저핵변성으로 확정진단할 수 있었다[5]. 원래 피질기저핵변성은 임상병리학적 단일 질환으로 소개되었으나, 임상/병리진단 간의 상관연구를 통해서 임상적, 병리학적 심한 이질성이 드러나 현재는 주로 병리조직학질환에 국한하여 사용한다. 그리고 피질기저핵변성의 병리를 나타내는 다양한 임상증후군은 피질기저핵증후군으로, 병리소견과 구분하여 포괄적으로 일컬어진다. 최근 한 보고에 의하면 피질기저핵변성으로 확진한 총 18명의 환자 중 임상적으로 전형적인 피질기저핵증후군(고전적 의미에서의 피질기저핵변성)에 부합하는 환자는 7명뿐이었고, 나머지 11명 중 5명은 진행비유창실어증, 1명은 후피질위축증, 그리고 행동장애형 전두측두엽치매의 진단을 받은 환자는 5명이었다. 이 환자들의 가장 흔한 초기 행동증상은 사회적 위축이었고 뇌자기공명영상에서 양측 전두엽의 대칭적 위축이 관찰되었는데 이것은 우리 환자와 일치하는 소견이다[9].
우리 환자에서는 피질기저핵변성의 주된 병리소견 외에도 신경원섬유매듭과 은친화입자병의 소견이 동반되어 있었다. 비록 신경원섬유매듭이 Braak & Braak병리분류 II 단계에 해당하였지만, 베타아밀로이드염색에서 양성으로 보이는 베타아밀로이드 병리소견은 없었으므로 National Institute on Aging-Alzheimer’s Association (NIA-AA) 병리진단기준에 따른 알츠하이머병의 신경병리학적 변화(A0, B1, C0)는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10]. 은친화입자병은 Gallyas 은염색 혹은 타우염색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는 은친화입자, 타우양성의 전매듭과 coiled body가 특징인 병리학소견으로 주로 내후각피질, 해마, 편도, 그리고 주변 측두엽부위에서 볼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픽병, 진행핵상마비, 피질기저핵변성, Creutzfeldt-Jakob병 등 다양한 신경퇴행질환에서 흔히 발견되고 모든 치매 환자의 약 5%에서, 그리고 고령의 인지기능이 정상인 뇌의 30%에서도 보고되어 임상적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다분하다[6].
Acknowledgements
This study was supported by Pusan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Brain Bank in Pusan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Biomedical Research Institute. We thank our patients and their families for donating brains to the PNUH brain bank to contribute to dementia re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