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뇌졸중전문치료실(stroke unit, SU)의 보급을 통하여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뇌졸중팀 중심의 독립된 치료실 운영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뇌졸중 후 사망률 감소와 기능적 예후 향상 및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 완화라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1-
3]. 뇌졸중전문치료실에서는 급성기에 혈전용해술을 받은 환자 또는 혈전용해술을 받지 않은 급성기 환자를 전문 의료인력이 감시 및 협진하는데, 그 효과는 독립적 병실 기반으로 운영되었을 때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3]. 대한뇌졸중학회는 2007년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입실기준, 구성과 운영에 대한 설립권 고안을 제시하였고[
4], 2012년 9월 32개 병원의 인증을 시작으로 2014년 8월까지 43개 병원이 인증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현재까지 설립된 국내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치료 실적이 우수하여, 뇌졸중 후 사망률 및 합병증이 감소하였고[
4,
5], 뇌경색의 원인인 심방세동의 발견이 증가하였다는 보고가 있다[
6].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의 뇌졸중전문치료실은 대부분 대학병원에 설치되어 있고 종합병원에 설치되어 있는 경우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지역적으로는 서울, 경기/인천 및 지방광역시에만 분포하여 대도시에 편중되어 있다[
7]. 이는 전국 어디에서나 빠른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는 뇌졸중의 특성에 맞지 않는 것으로 거주지에 따른 지역적인 차별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치료기관의 지역적 편중과 병원 전 운송체계의 문제점, 그리고 상대적으로 높은 급성기 치료 비용은 소외계층에 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 반면에,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에는 급성기 뇌졸중 치료의 지역적 경제적 장벽을 낮추기 위하여 뇌졸중전문치료실의 보급에 중앙정부 또는 주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1,
8-
11].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지역적 불균형의 해소를 목적으로 보건복지부에서 2008년 3개소에서 시작하여 2013년까지 전국 11개의 권역센터를 지정하여 급성 뇌졸중의 치료체계 구축 및 유지에 대한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12]. 하지만, 지정된 권역센터 이외의 병원에서의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설립과 운영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없이 전적으로 개별 병원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직까지 뇌졸중전문치료실에 대한 보험수가가 적용되고 있지 않다. 또한, 비현실적으로 낮은 수가체계에서 무한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병원 입장에서는 경영상의 이유로 실제로 환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며, 뇌졸중전문치료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에서 조사 발표한 우리나라 보건체계에 대한 질평가 보고서(OECD Health Care Quality Review Korea)에 의하면 국내 병원들의 뇌졸중 치료 실적은 OECD 상위권이나, 아직도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높은 뇌졸중 발생률 및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뇌졸중전문치료실의 부족, 뇌졸중 발생 후 적절한 의료시설까지 이송의 지연, 낮은 정맥혈전용해술 치료율, 지방과 대도시간 치료 수준의 격차, 그리고 뇌졸중 환자의 높은 자기 부담금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13,
14]. 이에 대해 뇌졸중학회 정책위원회에서는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전국 어디서 발병하든지 적절한 시간 안에 최적의 급성 뇌졸중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뇌졸중 안전망’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정책목표를 가지고, 국내의 급성뇌졸중 치료 현황을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설치여부 및 운영실태, 기타 현재 급성기 치료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설문의 시행과 분석은 뇌졸중전문치료실 보급이 더딘 원인을 규명하고, 향후 뇌졸중전문치료실 수가화 및 지역뇌졸중센터(primary stroke center, PSC)의 지정/인증 기준안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함을 목적으로 하였다.
결 과
1. 설문 응답병원의 인력 및 진료현황
161개 설문대상 병원 중 143개가 설문에 응답하였다. 설문 미응답 병원은 18개(11.2%)로, 지역별로는 경기가 5개소, 경북 1개소, 대구 1개소, 부산 2개소, 서울 2개소, 인천 1개소, 전남 2개소, 전북 1개소, 충남 3개소이었다. 설문에 응답한 143개 병원 중 세부항목별 응답률이 50% 미만인 병원 세 곳이 추가로 분석에서 제외되어 최종 분석대상은 총 140개 기관이었다(
Fig. 1). 이들 140개 병원의 종별분포는 종합병원이 약 2/3로 가장 많고 이어서 3차종합병원, 병원 순이었다. 병상규모는 300-599병상이 41%로 가장 많고, 다음이 600-999병상, 1,000병상 이상, 100-299병상 순이었다(
Table 2). 연간 급성 허혈성 뇌졸중 입원 환자수는 200명-399명이 약 29%로 가장 많고, 400-699명(22%), 100-199명(20%), 700명 이상(15%) 순이고, 99명 이하가 가장 적어 11%였다. 정맥혈전용해술 건수는 40명 이상이 31%로 가장 많고, 20-39명(24%), 10-19명(23%), 5-9명(11%), 4명 이하(7%) 순으로 건수가 적을수록 비중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연간 허혈성 뇌졸중 환자 중 뇌졸중전문치료실 입원율은 24% 이하가 45.0%로 가장 많고, 75% 이상(27%), 50-74% (16%), 25-49%(10%) 순이었다.
뇌졸중 전문 신경과 전문의 당직 시스템은 on-call이 84%로 가장 많았고, 상주당직은 4%로 가장 적었으며, 없는 곳도 11%나 되었다. 24시간 전공의 병원 내 당직 역시 있음이 60%로 다수이나 없는 곳도 40%로 조사되었다. 24시간 정맥혈전용해술이 가능한 병원은 97.9%로 대부분에서 가능하였고 원내 혈관조영술이 가능한 병원은 78%였다. 신경중재술이 가능한 전문의는 2명인 곳이 27%로 가장 많고 3명인 곳이 19.3%, 1명인 곳이 18.6%, 4명 이상인 곳이 10%였으며, 없는 곳도 24%나 되었다. 24시간 뇌졸중 응급수술이 가능한 곳은 84%, 불가능한 곳은 14%이었다.
2. 뇌졸중전문치료실 운영
관련 설문에 응답한 140개 병원 중 현재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62개로 44%였으며, 현재 운영하지 않는 78개 병원 중 64%는 1-2년내 뇌졸중전문치료실을 개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뇌졸중전문치료실을 개설하고 있는 62개 병원 중 대한뇌졸중학회로부터 인증을 받은 곳은 43곳(69%)이었다(
Fig. 2-A).
뇌졸중전문치료실의 평균 운영기간은 4.15년, 평균 병상 수는 5.40, 평균 면적은 183.79m
2, 병상당 면적은 평균 10.07m
2이었다. 4병상이 42%로 가장 많았고, 5병상(21%), 7병상 이상(18%), 6병상(16%), 3병상(3%) 순이었다(
Table 3).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의사당직형태는 상주(19%)보다는 대부분 대기(81%)를 택하고 있었다. 간호인력등급은 평균 2.58등급, 병상 당 간호사수는 평균 1.42이었으나, 전체 뇌졸중전문치료실의 1/3에서 평균 4.74명의 간호사를 일반병실과 겸임으로 근무하게 하고 있었다. 뇌졸중전문치료실 전문간호사 또는 코디네이터는 대부분 운용하고 있었고 없는 곳이 26%였다.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는 62개 병원 모두에서 뇌졸중전문치료실 운영지침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뇌졸중전문치료실 입실기준은 급성 뇌졸중의 발생 3일 이내가 61%로 가장 많았고 7일 이내 23%, 2일 이내 10%, 5일 이내 및 1일 이내 각각 3% 순이었다. 거의 대부분(95%)의 병원에서 정맥내혈전용해술 치료를 받은 사람과, 반복적 일과성뇌허혈 또는 불안정 상태인 경우를 입실기준에 포함하고 있었다. 또한, 뇌혈관중재시술(97%), 혈관조영술(78%) 및 뇌혈관/혈종 수술(55%) 또한 다수의 병원에서 입실기준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뇌졸중전문치료실 병실료는 4인실과 같은 다인실로 책정한 경우가 74%로 가장 많았고, 병실형태는 독립된 치료실이 대다수였다. 뇌졸중전문치료실에 보호자가 상주하는 곳이 면회만 허용되는 곳보다 많았고, 일부에서는 일과시간에만 보호자 상주를 허용하고 있었다(
Table 3).
3. 지역에 따른 뇌졸중전문치료실 운영 비교
62개 뇌졸중전문치료실 중 58% (36)가 수도권에 위치하였고, 각 자치단체에서 뇌졸중전문치료실을 가지고 있는 병원의 분율은
Figure 2-B와 같다. 설문의 대상이었던 161개 병원 중 뇌졸중전문치료실 설치율을 권역별로 보면 서울 72% (23/32)로 가장 높고, 대구 67% (4/6), 경남 67% (4/6), 경기 46% (13/28), 광주 40% (2/5), 전남 40% (2/5), 강원 40% (2/5), 인천 33% (3/9), 대전 33% (2/6), 부산 21% (3/14), 전북 20% (1/5), 제주 17% (1/6), 충북 15% (1/7), 경북 7% (1/14), 울산 0% (0/2), 충남 0% (0/7) 순이었다. 인구 100만 명당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설치율을 살펴 보았을 때, 서울이 인구 100만 명당 2.01 이상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 제주 권역이 인구 100만 명당 1.51-2.00개소로 그 다음이며, 인천, 경기, 강원, 대전, 광주, 전남, 경남이 인구 100만 명당 1.01-1.50개소, 부산과 충북산 권역이 0.51-1.00개소, 울산과 경북, 충남 지역은 0-0.50개소로 지역별로 심한 격차를 보였다(
Fig. 2-C).
4. 병원 특성에 따른 뇌졸중전문치료실 운영 비교
3차종합병원 41곳 중 90%, 종합병원 95곳 중 25%에서 뇌졸중전문치료실이 설치되어 있었다(
Table 3). 3차종합병원의 뇌졸중전문치료실 병실수는 4개가 가장 많고 다음이 7개 이상이었다. 종합병원도 역시 4개가 가장 많고 5개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 독립적인 치료실로 운영하는 분율은 3차종합병원이 종합병원보다 조금 높았다. 종합병원에서 일반병실 중 일부를 지정해서 운영하는 경우가 3차종합병원에 비해 높았고, 중환자실 중 일부를 지정해서 운영하는 경우는 모두 낮았다. 병실료는 종합병원의 경우 대부분 다인실료로 받고 있었으나, 3차종합병원에서는 다인실 외에도 중환자실이나 임의비급여로 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또한, 보호자는 3차종합병원의 경우 면회만 허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에, 종합병원에서는 많은 병원에서 보호자를 상주시키고 있었다. 3차종합병원에 비해 종합병원에서 전담간호사가 없이 교환근무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체병상규모에 따라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설치율을 보면 100-299병상에서는 11%, 300-599병상은 26%, 600-999병상은 60%, 1000병상 이상은 100%로 병상수가 많을수록 설치율도 높았다. 원내 전공의 당직이 있는 병원은 60%, 없는 곳은 22%에서 뇌졸중전문치료실이 있다고 응답하여 전공의 유무도 뇌졸중전문치료실 운영과 연관이 있었다. 연간 급성 허혈성 뇌졸중 입원 환자수에 따라서는 99명 이하에서 0%, 100-199명에서 25%, 200-399명에서 48%, 400-699명에서 61%, 700명 이상에서 76%로 조사되었다. 연간 정맥혈전용해술 건수에 따라서는 4명 이하 0%, 5-9명 13%, 10-19명 15%, 20-39명 31%, 40명 이상 72%로 나타나 뇌졸중 환자수 및 정맥혈전용해술 건수가 많을수록 뇌졸중전문치료실 설치율도 높게 나타났다.
5. 뇌졸중전문치료실 개설의 저해요인
전체 병원에서 뇌졸중전문치료실을 개설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저해요인으로 꼽은(중복선택가능) 항목은 인적자원의 부족, 별도 수가가 없음, 공간부족, 경영진설득 순이었고,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2%에 지나지 않아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현재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에서는 별도의 수가가 없음(82%)과 인적자원의 부족(82%)을 가장 많이 문제점으로 선택하였으며,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병원에서는 인적 자원(75%)과 공간 부족(53%)을 상대적으로 많이 꼽았다(
Table 4).
6.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질관리
24시간 가동되는 뇌졸중 전담진료팀이 구성되어 있는가에 대한 설문에는 61%가 예로 대답하여 상당수의 병원에서 이미 뇌졸중 전담진료팀을 자발적으로 구성하고 있었다. 또한, 73%는 문서화된 진료계획표(critical pathway, CP)를 가지고 있었고, 84%에서는 정맥혈전용해술을 위한 문서화된 프로토콜이 응급실에 비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뇌졸중 환자의 자료가 데이터베이스의 형태로 등록 및 관리되고 병원은 58%, 퇴원 후 치료 결과에 대한 모니터링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병원은 43%로 아직 다수에서 질향상 활동을 위한 자료 관리를 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내 질향상 활동 부서가 있고 뇌졸중 진료의 질관리 및 향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74%이고, 365일 상시적으로 또는 일정기간을 정하여 모니터링 하는 곳은 59%곳이었다. 또한, 병원 자체적으로 급성기 뇌졸중 환자 진료의 질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곳은 63%, 지난 3년간 지표를 선정하여 질향상 활동을 통해 시행 전후 결과를 비교 평가한 곳은 54%, 그 결과를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진료팀에 피드백하는 곳도 56%였다. 모든 응답 병원에서 심평원의 급성 뇌졸중 평가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병원에서 상시적인 뇌졸중 진료의 질관리 시스템을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질관리를 위해 개별환자 자료를 별도로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관리하는 곳은 40%이었다. 이 중 입력방식은 퇴원 후 일정기간 지난 후에 의무기록 검토에 의한 곳이 41%이었고, 일정간격으로 전산화된 의무기록을 내려 받는 방식이 18%로 다수에서 실시간 자료 수집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 진료팀 의료진에 대한 정기 교육 프로그램은 53%에서 있다고 하였으며, 이 중 54%에서는 각 의료진의 교육여부를 확인하고 해마다 교육실적을 평가한다고 하였다. 뇌졸중 교육프로그램은 응급실 의료진 대상이 42%, 119구급대 29%, 환자 및 보호자 56%, 지역사회주민 77%로 시행하고 있다고 응답하여, 주로 환자 및 지역주민 대상의 강의나 교육은 빈번한 반면, 응급진료 및 수송체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 찰
전국 어디에서 뇌졸중이 발병하든지 가장 중요한 시기인 초급성기 치료를 지역이나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차별 없이 적절한 시간 내에 적절한 장소에서 제공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관리하는 것이 뇌졸중 안전망의 기본 개념이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 개념이 국민의 치료받을 권리로서 당연히 인식되고 있으며, 많은 나라에서 이미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모든 국민이 뇌졸중 발생 30분내 뇌졸중센터로 이송되어 3일간 뇌졸중전문치료실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뇌졸중센터 수, 위치, 이송시스템, 응급의료콜센터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16]. 독일에서도 약 200개의 뇌졸중전문치료실이 인증을 받아 모든 뇌졸중 환자의 60% 이상이 뇌졸중전문치료실에서 급성기 치료를 받게 함으로써[
17], 뇌졸중 후 21%의 사망률 감소와 13%의 의존도 감소라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미국의 경우 주정부별로 관련 법안을 발의하여 적절한 뇌졸중센터의 유지, 신설, 이송체계, 뇌졸중 예방활동 등을 법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46개 주에서 1,200개가 넘는 지역뇌졸중센터(primary stroke center)가 인증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18].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안타깝게도 최근 학회나 유관기관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절대 수가 부족하며, 분포도 전국적으로 고르지 못한 실정이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인증을 시작한 첫해인 2012년 8월에는 32개 병원이 뇌졸중전문치료실 인증을 받았으나, 이후 2년 동안 12개 병원만이 추가로 인증을 받았고, 그나마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뇌졸중전문치료실도 인력관리 등의 경제적 문제로 인증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최근 새롭게 인증을 준비하는 병원들도 뇌졸중전문치료실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병원 경영진을 설득하는 문제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primary stroke center를 1,200-1,500개 comprehensive stroke center를 150-200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19], International Stroke Conference에서는 2014년 2월 현재 1026개의 primary stroke center와 66개의 comprehensive stroke center를 확보하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기 뇌졸중 평가에 의하면 60개 병원이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였고, 전술한 바와 같이 이중 43개소가 학회의 인증을 받은 곳이다.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이상적인 뇌졸중전문치료실의 개수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책연구가 필요할 것이나, 가장 흔한 4개 병상 기준으로 간략히 추정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뇌졸중전문치료실 평균 입실기간을 경험적으로 3-4일 정도이므로 주당 2인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면 일개 병상에서 일년간 치료할 수 있는 환자의 수는 약 100명이다. 2006년 질병관리본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뇌졸중학회가 공동으로 심사청구자료, 직접 의무기록 조사 및 통계청 사망통계를 이용하여 수행한 연구결과와[
20] 2006년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결과를 이용하였을 때, 2015년 약 16만 8천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발생한 뇌졸중 환자의 절반 정도를 뇌졸중전문치료실에서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병상으로는 약 800개, 4인병상 기준의 전문치료실로는 약 200개가 필요하다. 미국의 인구 약 2억 5천에 1,000개의 지역뇌졸중센터를 확보한 것을 염두한다면, 5,000만이 조금 못 미치는 인구를 가진 우리나라가 200개의 뇌졸중전문치료실 확보를 목표로 삼는 것은 전혀 무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본 설문의 응답률은 88.8%로 높았으며, 대상병원도 종별, 지역별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였다. 또한 분석에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10명 이상의 급성 뇌졸중 환자를 보는 거의 모든 병원이 포함되어 충분한 대표성을 가진 것으로 여겨진다. 대상병원 중 44.6%인 62개 병원에서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는데, 이는 현재까지 대한뇌졸중학회의 인증을 받은 44개 병원보다 많아, 18개 병원은 미인증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웹기반 설문이라는 제한으로 미인증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학회에서 제시한 시설이나 인력기준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49개 병원은 향후 1-2년 내 뇌졸중전문치료실을 개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많은 병원에서 뇌졸중전문치료실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지역별로는 서울, 대구, 경남만이 대상병원의 50% 이상에서 뇌졸중전문치료실을 가지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50% 이하에서 뇌졸중전문치료실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전북, 제주, 충북, 경북, 울산, 충남 등은 20% 이하 또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대도시의 지방의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인구가 많은 대도시 지역이라 할지라도 경기, 인천, 대전, 부산 등은 병원 숫자에 비해 낮은 설치율을 보였다.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설치율은 병상규모가 작을수록 비례하여 낮아지는 양상을 보여 중소병원과 지방병원에 대한 우선적 지원이 시급할 것으로 여겨지며, 이는 뇌졸중 안전망을 이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선결 요인으로 사료된다.
뇌졸중전문치료실 미설치 병원에서는 설치의 저해 요인으로 인적자원의 부족을 꼽아 간호인력 확보 및 병원의 경영적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응답 중 가장 많은 병원이 별도의 수가가 없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현재 가장 많은 뇌졸중전문치료실을 보유하고 있는 3차종합병원에서 상대적으로 높아, 각 대형병원에서 양질의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실제 우리나라의 진료체계 상 급성 뇌졸중 일차진료의 가장 최전선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종합병원 급에서는 약 1/4만이 뇌졸중전문치료실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중 대다수에서는 보호자를 상주시켜 간호 업무를 보호자에게 분담시키고 있었으며, 간호사는 종합병원의 약 반수에서 전담인력이 아닌 교환근무를 시행하고 있었다. 또한, 일부에서는 독립된 병실이 아닌 일반병실이나 중환자실을 뇌졸중전문치료실로 사용하고 있어 실제 인증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상당히 왜곡된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뇌졸중전문치료실을 개설하고 있는 종합병원의 경우 인적자원의 부족과 별도 수가가 없음을 압도적으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특히 인건비 문제로 뇌졸중전문치료실 전담 간호인력을 충원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이며, 이는 뇌졸중전문치료실에 대한 별도 수가가 없는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심뇌혈관질환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권역심뇌혈관센터 사업은 지정 받은 대학병원 내에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설치나 치료 과정의 개선이라는 부분적인 성과를 거둔 것은 인정된다[
12]. 하지만, OECD 보고서[
13]에서 언급한대로 소수의 선택된 기관에 재정적인 투자가 집중되어, 지역 격차가 심해진 것 또한 분명하다. 여기에 2014년 심평원의 급성기 뇌졸중 평가 결과[
21]에서 보듯이 발병부터 병원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은 중앙값이 213분으로 줄지 않고 있다. 이는 특히 지방 환자들에게 적절한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가 제공되지 못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으며, OECD 타국가에 비해 3시간 내 뇌졸중전문치료실에 도착하는 환자의 비율과, 상대적으로 낮은 정맥혈전용해술 실시율로 반영되고 있다[
13]. 따라서 모든 뇌졸중 환자가 전국 어디에서 발병하든지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기 위해서는 뇌졸중전문치료실의 확대와 지역뇌졸중센터 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나,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과 수가체계에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한계 또한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병원 자체에서 부담하여 일부 병원에서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으나, 점점 증가하는 경제적 손실로 인해 향후 기존 시설의 질마저도 유지하기 힘든 상태이다. 소위 뇌졸중 안전망의 구축을 위해서는 전국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뇌졸중 치료를 위한 전문 인력과 시설이 분포되어야 하지만, 설문결과에서 드러난 것과 같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뇌졸중전문치료실이 거의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우선적으로 적절한 절차를 통해 인증되고 관리되는 뇌졸중전문치료실의 확대가 시급하며, 지역뇌졸중센터 체계의 구축 및 응급수송체계와의 연계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급성 뇌졸중치료에 대한 질관리에 대한 설문에서는 의료기관 내부의 자발적인 질개선 노력이 엿보였다. 전문인으로서 의료인은 의료의 질향상을 통해 질병 결과를 개선하고, 인구집단 수준에서 사회 및 국가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목적을 가지고 지속적인 의료의 질개선을 위해 노력할 윤리적 책무를 가진다. 이에, 의료기관과 사회는 의료기관 외부의 제3자에 의한 공정한 질평가 및 공개를 통해, 의료인들이 이런 노력을 지속적으로 수행(continuous quality improvement, CQI)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제도적인 개선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질평가 및 질공개는 질개선 효과란 측면에서 근본적인 제한점을 가질 수 밖에 없어, 질평가 및 공개의 과정은 이런 제한점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엄밀하게 계획되고 수행되어야 한다. 특히 질공개의 주요 표적은 진료의 질이 낮은 기관의 질을 올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그 목표를 위한 평가 지표는 반드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야 한다. 최근 심평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급성 뇌졸중 진료 적정성 평가는 이러한 사업 목적이 불분명하고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있어, 이에 대한 평가와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요약하면, 이번 뇌졸중학회에서 시행한 설문을 통해 시간을 다투는 뇌졸중 급성기에 적절하고 올바른 치료를 위한 우리나라의 뇌졸중전문치료실은 인력 및 시설에서 선진국에 비해 매우 부족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지역적 분포의 차이가 심하며,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병원에서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정상적 설치나 운영을 위한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뇌졸중전문치료실 수가화를 포함한 국가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