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얼굴마비 단독으로 나타난 중증근무력증
Myasthenia Gravis Presenting with Isolated Facial Dipleg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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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근무력증 환자의 90%에서 외안근 침범이 동반되며[1], 양측 얼굴마비 또한 중증근무력증에서 흔히 발견되나 외안근 침범 없이 나타나는 양측 얼굴마비는 매우 드물고[1-3], 대부분 젊거나 흉선의 이상을 동반하는 보고가 많았다[1,4]. 이 증례는 고령의 환자에서 흉선 이상과 외안근 침범 없이 양측 얼굴마비가 나타났으며 혈청검사와 신경생리검사를 통해 중증근무력증으로 진단되었다.
증 례
80세 여자가 7개월 전 발생한 구음장애와 입 움직임의 어려움으로 방문하였다. 입 움직임은 아침보다 저녁에 심해지는 양상이었다. 고혈압으로 타 병원에서 약제 복용 중이었으며, 다른 과거력은 없었다.
신경계진찰에서 양측 이마 찌푸림과 눈감기의 약화가 관찰되었다. 빛반사는 정상이었고 삼킴곤란, 복시나 외안근마비는 없었고 사지와 경부근육의 근력은 정상이었다.
얼굴신경전도검사에서 양측 얼굴신경의 CMAP진폭이 감소하였다(Fig. A). 반복신경자극검사의 저빈도자극에서 좌측 눈둘레근(orbicularis oculi muscle), 등세모근(trapezius)과 새끼손가락벌림근에서 의미 있는 감소 소견이 보였다(각각 40.5%, 47.1%, 27.6%; Fig. B). 흉부전산화단층촬영에서 흉선종의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고, 갑상선기능검사는 정상이었다. 혈청항아세틸콜린수용체항체는 13.72 nmol/L (정상치 0.2 nmol/L 이하)로 증가되었다. 중증근무력증으로 진단하고 피리도스티그(pyridostigmine) 60 mg를 하루 세 번 경구 투여하였다. 환자는 약제에 잘 반응하여 얼굴 움직임과 발음이 호전되었고, 저용량의 프레드니솔론(10 mg/일)을 함께 투여하면서 증상이 모두 호전되었다.
고 찰
양측 얼굴마비는 전체 안면마비의 0.3%를 차지하며, 라임병, 길랑바레증후군, 백혈병, 사르코이드증, 다발경화증, 중증근무 력증 등에서 관찰될 수 있다[5]. 중증근무력증에서 양측 얼굴마비 는 비교적 흔한 소견이나, 양측 얼굴마비가 복시 없이 나타나는 경우 양측 벨마비로 오인될 수 있고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1,2].
중증근무력증에서 외안근이 잘 침범되는 기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명이 있다. 먼저, 사지근육에서는 자세, 속도, 근긴장의 되먹임에 의해 지속적으로 운동신경세포 활동성의 교정이 이루어져 근력 생성(force generation)의 미약한 감소는 증상이 유발되기 이전에 감지되어 보상되지만 안구 근육은 이러한 되먹임 체계가 없으므로 약간의 외안근력 약화도 안구의 축을 어긋나게 해 복시를 유발한다[6]. 외안근은 안전계수가 낮거나 없어 중증근무력증에서 일어나는 시냅스에서의 탈분극 감소에 대해 취약하고, 점화 주파수가 높아 신경근전달의 이상이 더 잘 일어난다. 중증근무력증에서의 신경근이음부 파괴는 보체에 의해 매개되는데, 신경근이음부에 보체가 축적되는 것을 방지하는 부식촉발인자(decay accelerating factor, Daf)가 외안근에서 적게 발현된다는 설명도 있다[2]. 전신형 중 드물게 나타나는 지대형 (limb-girdle) 중증근무력증의 경우 외안근의 침범 없이 나타나지만 이 경우에는 얼굴마비가 동반되지 않거나 미약하게 나타난다. 또한, 몸통과 근위부 근위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대개 가족성으로 영아기나 소아기에 발병해 본 증례를 포함한 다른 중증근무력증과는 차별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7].
그러므로, 중증근무력증에서 외안근 침범 없이 나타나는 양측 얼굴마비의 보고는 드물며[1,2] 대부분 젊거나 흉선종 혹은 흉선과형성이 있었고, 항아세틸콜린수용체 항체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흉선제거술 이후 증상의 호전을 보였다[1,4]. 2009년 보고된 77세 환자의 증례만이 항아세틸콜린수용체항체 역가가 증가하였고, 흉선 이상이 없었다[3].
본 증례에서는 외안근 침범 없이 나타난 양측 얼굴마비가 발생한 고령의 환자에서 혈청검사 및 반복신경자극검사로 전신형중증근무력증이 확진되었으며 흉선의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양측 얼굴마비의 환자에서 외안근 침범이 없고 복시를 호소하지 않더라도 중증근무력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이에 준한 자세한 병력 청취와 검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