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판정에서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의 유용성
Usefulness of Transcranial Doppler Sonography for Determining Brain Death
Article information
뇌사는 뇌간을 포함한 뇌 전체의 모든 기능이 비가역적으로 정지된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뇌사판정 기준은 1999년 제정된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대략적인 기준을 명시하였고 질병관리본부 장기기증센터(Korea Network Organ Sharing, KONOS)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있다[1]. 뇌사판정에서 2번의 무호흡검사를 사용할 것으로 권장하고 있으나 무호흡검사의 경우 환자의 임상상태에 따라 시행이 어려운 경우가 있고, 뇌파의 경우 저체온이나 약물, 쇽(shock) 등의 상태에서 위양성 혹은 위음성의 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2]. 때문에 보조적인 검사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뇌사는 혈류역학적으로 뇌로 가는 혈류의 정지를 의미하므로 이러한 뇌혈류정지(cerebral circulatory arrest, CCA)를 확인하는 것을 뇌사의 판정에 이용할 수 있다. 단일광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SPECT),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transcranial doppler, TCD), 여러 뇌혈관조영술이 사용될 수 있으나 현재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은 간편하고 비침습적인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촬영이다. 2006년 de Freitas 등[3]은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로 뇌사 환자를 확인한 연구에서 75.5%의 민감도(sensitivity)를 나타냈다고 하였으며, 뇌내혈관을 대상으로 할 경우 과거 문헌에서 86-100%의 민감도를 보였다고 발표하였다. 또, Monteiro 등[4]은 메타분석을 통해 높은 수준의 연구(high quality studies)만 포함할 경우 뇌혈류정지가 뇌사 환자에게서 95%의 민감도를 가진다고 보고하였다.
한국에서는 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뇌사 환자에 대한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에 대한 보고는 있었으나[5]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뇌혈류정지의 확인과 환자 특성, 민감도 등에 대한 분석은 보고된 바가 없다. 이에 저자들은 일개 병원의 뇌사 환자 자료를 대상으로 뇌사판정이 난 환자에서 뇌혈류정지가 발생하는 빈도와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의 임상적 유용성을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2008년 9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울산대학교 병원에서 뇌사자로 진단되어 장기이식을 시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뇌사의 판정은 KONOS의 기준을 따라 시행하였으며[1], 모든 환자는 뇌사판정 후 뇌사판정위원회의 확인을 거쳤다. 뇌사판정 전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는 제외하였으며, 검사를 받았으나 뇌사판정 전 48시간 내에 검사한 자료가 없는 경우는 제외하였다.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 자료는 뇌혈관(좌우 중뇌동맥, 기저동맥과 척추동맥)에서 검사한 자료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들 혈관에서 검사된 자료를 Ducrocq의 정의에 따라 진동흐름(oscillating flow), 수축기극파(systolic spike), 무흐름신호(no flow signal)를 보이는 경우 뇌혈류정지로 정의하였다[6]. 뇌사 환자에서 3개의 혈관(기저동맥과 척추동맥은 1개로 취급)에서 모두 뇌혈류정지의 파형이 보일 때,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촬영에서 뇌사에 적합한 소견을 보인 것으로 판정하였다[3].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에서 뇌혈류의 파형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는 전뇌동맥 혹은 후뇌동맥에서 뇌혈류정지가 확인되는 경우와 연관된 내경동맥에서 뇌혈류정지가 확인되는 경우로 정의하였으며, 그 외에는 불량측두창(poor temporal window)으로 판정하였다. 뇌혈류 패턴은 1인의 신경과 전문의(W-J Kim)가 판정하였다. 두개절제술(craniectomy)의 경우 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므로 두개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포함한 경우와 제외한 경우를 각각 확인하였다. 사망원인은 외상, 거미막하출혈, 뇌내출혈, 저산소성뇌병증으로 분류하였으며[3], 여러 가지가 혼재된 경우는 최초의 중요 질환을 사인으로 정하였다.
연속변수는 평균과 표준편차로 이산변수는 수와 분률로 표시하였다. 뇌혈류정지가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의 특성 비교를 위해 카이제곱검정(chi-square test)과 스튜덴트t검정(Student’s t-test)을 하였고 SPSS version 19 (SPSS Inc., Chicago, IL, USA)를 사용하였다.
고 찰
기간 중 뇌사판정을 받은 경우는 74명이었으며, 이 중 26명의 환자는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검사를 받지 않았고, 7명은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검사는 받았으나 뇌사판정 전 48시간 내의 검사 자료가 없었다. 남은 41명의 환자 중 3명의 환자에서 편측불량측두창이 있었으며, 이들은 연구에서 제외되었다. 최종적으로 38명의 환자가 선택되었다(나이, 44.6±17.7세; 남자, 68.3%). 최연소자는 4세였고 고령자는 69세였다. 38명의 환자 중 29명의 환자에서 뇌사에 적합한 소견이 관찰되었으며(76.3%), 9명에게서는 일부 혈관에서 뇌혈류정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 중 중뇌동맥에서 뇌혈류정지가 나타나지 않은 환자는 8명이었으며(양측 중뇌혈관 중 하나 이상에서 뇌혈류정지가 있음), 기저동맥 혹은 척추동맥에서 뇌혈류정지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도 8명이었다. 각 군에 따른 환자의 특성과 사망원인과 뇌혈류정지가 나타나지 않은 혈관의 수는 표에 기술하였다(Table). 두개절제술을 받지 않은 27명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뇌혈류정지는 23명(85.2%)에서 나타나 더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뇌혈류정지가 나타나지 않은 4명 중 3명이 거미막하출혈에 의한 사망이었고, 1인은 저산소성뇌병증에 의한 사망이였다.
본 연구에서 뇌사판정을 받은 사람에게서 중뇌동맥 및 기저/척추동맥에서 모두 뇌혈류정지를 보이는 경우는 76%, 두개절제술을 시행한 경우를 제외할 경우 85%로 나타나 이전 자료와 유사한 민감도를 보였다[3]. 특이도는 본 연구에는 구할 수 없었으나 이전의 연구들이 대부분 100%에 가까웠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도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비록 많은 환자수는 아니지만, 본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한국에서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검사는 두개절제술을 시행하지 않은 뇌사 환자의 판정의 보조검사로서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첫째, 후향연구로 선택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본원의 뇌사판정에서 두개경유도플러초음파가 선택적 검사이었으므로 상태가 좋은 환자보다 무호흡검사가 어려운 심혈관계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가 다수 선택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확진검사로 사용된 것이 아니므로 뇌사 확진검사와 시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뇌사판정위원회가 대부분 뇌사 확진검사 24시간 이내에 이루어지는 것을 감안하여 뇌사판정위원회 전 48시간 이내 시행한 검사로 제한하여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