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된떨림을 보인 하시모토뇌병증
Hashimoto’s Encephalopathy Presenting with Ocular Flu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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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Hashimoto’s encephalopathy is a neurological disorder associated with high titers of antithyroid antibodies. The common neurologic symptoms are seizure, stroke-like episode, or mental change. However other atypical presentations, such as aphasia, myoclonus, ataxia, and cognitive dysfunction have also been described. We report hear a 44-year-old woman with Hashimoto’s encephalopathy. The patient presented with ocular flutter as a principal manifestation, which is rare in Hashimoto’s encephalopathy.
하시모토뇌병증(Hashimoto’s encephalopathy)은 갑상선특이항체에 의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림프구갑상선염과 함께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질환이다[1]. 인지기능의 저하나 혼동과 같은 의식변화가 근간대경련이나 발작과 동반되는 것이 흔한 증상이며 신경퇴행질환처럼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고 뇌졸중처럼 간헐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1,2]. 그러나 이 외에도 두통, 피로, 입천장 떨림, 환시, 소뇌실조, 기억장애 등이 보고되어 있다[2]. 실조와 같은 소뇌증상이 하시모토뇌병증에서 보고된 예가 있으나, 안구운동이상이 주증상으로 나타난 하시모토뇌병증은 현재까지 보고된 예가 드물고 신속보기진동(saccadic oscillation) 중 안구간대경련(opsoclonus)이 보고된 적이 있다[3,4]. 저자들은 안구된떨림(ocular flutter)을 주증상으로 내원한 환자가 하시모토뇌병증으로 진단되어 성공적으로 치료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4세 여자 환자가 6일 전부터 갑자기 사물이 흔들려 보이는 증상이 있어 내원하였다. 증상은 글씨를 쓰는 등 집중을 할 때 심해졌으며 걸을 때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내원 당시 활력징후는 정상적이었으며 신경학적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지남력, 주의집중, 언어기능 등 고위피질기능은 정상이었다. 신경학적진찰에서 불수의적인 수평 진동시가 양안에서 관찰되었고(Video 1), 부드런따라보기, 신속보기는 양안에서 정상적이었다. 그 외에 신경학적진찰은 정상이었으며 근간대경련은 관찰되지 않았다. 운동 및 감각기능검사와 심부건반사는 정상이었으며 병적반사는 관찰되지 않았다. 소뇌기능 검사에서 손가락코검사, 발꿈치정강이검사, 빠른교대운동은 정상이었다. 롬버그검사(Romberg test)에서는 정상이었으나 일자 보행(tandem gait)을 하지 못했다(Video 2). 중추신경계의 구조적인 병변을 확인하기 위해 조영증강뇌자기공명영상을 시행하였으나 뇌실질, 뇌막 등에서 이상신호강도는 보이지 않았고 뇌파검사에서도 뇌전증모양파나 국소적인 서파는 관찰되지 않았다. 뇌척수액검사에서 뇌압은 200 mmH2O, 백혈구는 검출되지 않았고 단백질 17 mg/dL, 포도당 85/151 mg/dL (CSF/Serum)로 뇌압만 증가된 소견을 보였다. 신생물딸림증후군(paraneoplastic syndrome)의 감별을 위해 단순흉부방사선사진과 유방초음파, 복부초음파를 실시하였으나 폐암, 유방암, 난소암 등의 종양은 보이지 않았다. 비디오안구운동검사에서 신속보기 사이간격(intersaccadic interval)없이 30-40초 간격으로 1-2초간 10 Hz 정도의 수평방향의 불규칙한 자발적인 안구된떨림이 보였으며 안구된떨림이 눈모음(convergence), 수평 또는 수직 주시에 악화되지 않았다. 머리돌리기검사(head roll test)와 Dix-Hallpike 검사에서 안진은 유발되지 않았다. 자가면역질환의 감별을 위해 시행한 항카디오리핀항체, 항핵항체, 루푸스항응고인자, 항인지질항체, 항랭글로불린은 음성으로 검출되었으나 갑상선기능검사에서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유리 T4 (free T4)는 정상인 반면 항갑상선글로불린(anti thyroglobulin), 항 thyroid peroxidase (TPO)항체가 각각 11.4 IU/mL (참고치 0-4.1), 233.6 IU/mL (참고치 0-5.6)로 증가되어 있었다. 갑상선초음파에서 1.4 cm 크기의 양성결절과 갑상선실질의 비균일음영감소가 보여 하시모토갑상선염으로 진단되었다(Fig.). 환자는 하시모토갑상선염 외에 안구된떨림을 일으킬 만한 기저질환이 없었고, 보행실조와 안구된떨림이 동시에 나타난 점, 항갑상선항체(antithyroid antibody)의 증가 소견을 볼 때, 하시모토뇌병증에 합당하였다. 환자는 3일간 고용량 스테로이드(메틸프레드니솔론 1 g/일)를 투여 받고 경구용 스테로이드(프레드니솔론 60 mg/일)로 전환하여 치료를 유지하였고 2주 후 증상은 완전히 소실되었다.
고 찰
하시모토뇌병증은 (a) 급성 혹은 아급성의 의식 변화, (b) 항갑상선항체 상승, (c) 스테로이드 투여에 의한 빠른 의식상태의 변화, (d) 중추신경계의 구조적인 이상 혹은 감염, 대사 이상이 없을 경우 진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5]. 하지만 의식의 변화나 신경학적 이상이 다양하게 발현될 수 있어 갑상선염이 없는 상태에서는 신경학적 증상만으로는 처음부터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저자들이 선행보고들을 고찰한 결과, 본 증례와 같이 신속보기진동을 주 증상으로 하는 하시모토뇌병증이 보고된 예는 매우 드물었고 기존의 보고들은 모두 안구간대경련이 주 증상이었다[3,4]. 안구간대경련과 안구된떨림은 모두 신속보기 사이 간격 없이 눈이 떨리는 안구증상으로 크게 신속보기진동에 포함되는 증상으로 공통된 병태생리를 가지는 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다[6]. 다만 임상적으로 안구간대경련은 다방향의 다양한 진폭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안구된떨림은 단방향, 주로 수평으로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구분이 된다[7].
안구된떨림이 발생하는 해부학적인 기전과 병태생리와 관련하여 크게 뇌간이론과 소뇌이론 두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첫 번째 가설은 교뇌 피개(pontine tegmentum)에 있는 범정지(omnipause)신경세포의 기능이상으로 교뇌의 돌발파신경세포(Burst neuron)를 정상적으로 억제하지 못하고 과도한 억제 후 반동 자극이 발생하여 안구된떨림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3]. 두 번째는 소뇌이론으로 정상적으로 뒷쪽벌레부(dorsal vermis)에 있는 푸르킨예 세포(Purkinje cell)에서 꼭지핵(fastigial nucleus)으로 억제 신호를 보내게 되고 이 신호가 신속보기의 정확도를 결정하는데, 이러한 부위의 병변이 안구된떨림을 유발할 수 있다[7]. 본 증례에서는 보행실조가 동반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뇌간보다는 소뇌의 뒤쪽 벌레부와 꼭지핵의 이상이 안구된떨림을 유발했을 것으로 추정되나 이를 설명할 만한 검사소견이 부족하여 정확한 병태생리를 설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안구된떨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는 부감염뇌간뇌염(parainfectious brainstem encephalitis), 대사독소질환, 탈수초질환, 유전질환, 소아의 신경모세포종, 성인에서의 소세포폐암, 유방암, 난소암에서 신생물딸림증후군이 있다. 안구된떨림은 이러한 질환들의 자가 항체에 의한 체액성 면역반응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지만[8] 자가항체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세포 매개성 면역 반응도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3]. 하시모토 갑상선염에서 항갑상선항체에 의해 뇌병증이 발생하는 병리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른 질환과 유사하게 자가항체에 의한 면역반응으로 추정된다. 자가면역질환에서 안구된떨림, 안구간대경련(opsoclonus)과 같은 안구증상은 여러 증례에서 기술되고 있으며 기전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9]. 하시모토뇌병증은 일반적으로 항갑상선글로불린항체와 항TPO항체가 상승된 소견이 보이나 실제로 이 항체들이 뇌에 면역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증명된 바가 없다. 그레이브병(Grave’s disease)의 20%에서 뇌병증이 발생하고 뇌척수액에서 비특이적인 림프구 우성의 단백질의 함량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항갑상선글로불린항체와 항TPO항체 외 amino (NH2)-terminal ofα-enolase (NAE) 등 다른 항체에 의한 반응이 하시모토뇌병증을 일으키는 기전일 가능성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2,10]. 이러한 항갑상선항체들이 안구된떨림을 유발할 수 있는 해부학적인 위치에 자가면역을 일으켜 안구된떨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 증례의 제한점은 첫째, 하시모토뇌병증의 기전과 관련되어 이를 뒷받침할 만한 NAE 등의 항체에 대한 검사가 없었던 점, 둘째, 신생물딸림증후군과 관련하여 영상검사는 시행하였으나 항체검사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 셋째, 안구된떨림에 대한 전기안진검사 결과가 없는 점, 마지막으로 6일만에 내원하여 초기의 안구간대경련이나 근간대경련 등이 동반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없는 점 등으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후속연구나 보고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안구된떨림으로 내원하여 하시모토뇌병증으로 진단되고 스테로이드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였던 증례를 환자의 동의하에 보고하는 바이며, 안구된떨림환자를 진단하는 데 있어 하시모토뇌병증과 이와 관련된 항갑상선항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감별진단에 유용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