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점징후(spot sign)는 뇌컴퓨터단층혈관조영술(brain computed tomography angiography) 원천영상(source image)에서 혈종 안에 작고 조영 증강되는 병터로 정의된다[1]. 반점징후는 급성뇌출혈에서 혈종팽창에 관여하며, 좋지 않은 예후인자로 알려져 있다. 일차뇌출혈 뿐만 아니라 종양 출혈, 모야모야병 또는 동정맥기형 등의 이차뇌출혈에서도 혈종팽창과 관련이 있다[2]. 허혈뇌졸중에서 출혈변환은 약 40%까지 나타나며[3], 실질 혈종(parenchymal hematoma)은 예후가 나쁘다[4]. 허혈뇌졸중의 실질혈종과 연관된 위험인자가 있지만, 일차뇌출혈에서 널리 알려진 반점징후가 관찰된 보고는 거의 없다. 저자들은 반점징후가 발견된 좌측 중대뇌동맥 뇌경색 환자에서 혈종팽창이 나타난 예를 경험하여 이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한다.
증례
고혈압과 협심증으로 약물 복용 중인 86세 여자가 기상 후 발견된 우측 상하지 근력약화와 실어증으로 본원에 왔다. 혈압은 196/109 mmHg였으며 신경학적 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전실어증과 우측 상하지에 MRC근력척도 2/5의 근력저하, 우측 완전반맹이 관찰되었고, NIH뇌졸중척도(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Stroke Scale)는 17점이었다. 심전도에서는 동성서맥과 좌심실비대증이 관찰되었다. 내원 직후 시행한 뇌컴퓨터단층촬영에서 좌측 중대뇌동맥 영역에 급성뇌경색을 시사하는 저음영이 보였으며, 출혈병터는 보이지 않았다(Fig. A). 동맥내혈전용해술(intra-arterial thrombolysis)을 위해 검사한 뇌컴퓨터단층혈관조영술에서는 좌측 중대뇌동맥 M1분지의 원위부에서 완전폐색이 있었으며(Fig. B), 원천영상에서 좌측 바닥핵에 저신호강도와 출혈변환이 보였다(Fig. C). 이 혈종 내에 작은 조영증강되는 초점이 반점징후로 생각되었으며, 처음 혈종의 크기는 20 mm였다. 또한 함께 시행한 뇌컴퓨터단층촬영관류영상(brain computed tomography perfusion imaging)에서 뇌혈류(cerebral blood flow)와 뇌혈액량(cerebral blood volume)의 불일치(mismatch)가 관찰되지 않아 동맥내혈전용해술의 적응증은 아니었고, 이에 보존적으로 항혈전제 투약을 하였다. 뇌경색의 범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확산강조영상(diffusion weighted image, DWI)을 시행하였고, 좌측 중대뇌동맥과 전대뇌동맥 영역에 고신호강도와 좌측 기저핵에 출혈변환이 보였다(Fig. D).
4시간 째 구토와 함께 환자의 의식은 저하되고 통증 자극에 반응이 감소하였다. 뇌컴퓨터단층촬영을 다시 하였고, 빠르게 혈종이 진행되어 양측 뇌실내출혈이 관찰되었으며 최대 직경은 90 mm였다(Fig. E). 바로 항혈전제 투여를 중단하였고, 고령이고 병전 일상생활활동이 제한적이었던 점을 고려하여 응급 뇌감압술은 하지 않았다. 환자는 혼수상태가 지속되었고, 기계환기 및 만니톨 투여 등 대증치료를 받았으나 뇌부종으로 입원 3일째 사망하였다.
고찰
급성기 허혈뇌졸중 환자에서 출혈변환은 종종 볼 수 있는 소견이며, 실질혈종까지 진행될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출혈변환과 혈종의 악화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예후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1999년에 처음으로 기술된 반점징후는 넓게는 조영제의 혈관외누출(contrast extravasation), 좁게는 뇌컴퓨터단층혈관조영술 원천영상에서 혈종 내 조영증강되는 부분을 에워싸는 고음영물질을 지칭하는 용어로, 현재는 조영증강컴퓨터단층촬영에서 혈종 내에 조영제가 남아있어 고음영을 보이는 작은 초점을 뜻한다[2]. 뇌내출혈 발생 3시간 이내 뇌컴퓨터단층혈관조영술을 하면 약 1/3의 환자에서 반점징후가 관찰된다[5,6]. 혈종 내 반점 징후가 있으면 혈종팽창이 나타나고 이는 사망의 독립적인 예측인자일 뿐만 아니라 기능적 예후를 악화시킨다[1,2]. 또한 반점 징후는 평균재원기간의 증가 및 나쁜 예후와 연관되어 있다[1].
이차뇌출혈에서는 반점징후와 유사하게 보일 수 있는 혈관구조(미세동정맥기형, 뇌동맥류, 모야모야병) 및 비혈관구조(종양 및 맥락막얼기 석회화)를 반점징후로 오인할 수 있다[6]. 뇌내출혈은 고혈압과 아밀로이드혈관병증과 연관이 있고, 반점징후는 가성동맥류, Charcot-Bouchard동맥류, 또는 아밀로이드연관미세동맥류를 나타내며 이로 인하여 혈종이 증가할 수 있다[1].
뇌내출혈 발생 5시간 이내에 시행한 뇌컴퓨터단층혈관조영술에서 동맥기에 누출된 조영제의 크기와 음영이 초기 정맥기까지 확장되면 혈종팽창이 더 잘 나타나고, 조영증강뇌자기공명영상에서 조영제의 혈관외누출이 관찰되면 지속적인 출혈을 의미하므로 혈관외유출 및 혈종팽창은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5].
허혈뇌졸중으로 혈액뇌장벽이 파괴되면 뇌혈관구조가 약해지게 된다. 이러한 뇌혈관의 취약성이 특히 뇌허혈 부위에 출혈 변환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뇌혈관의 취약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7]. 혈종의 확장에 대한 기전도 일차성 또는 이차성 혈관 손상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혈종 주위에 있는 소혈관의 파열이 혈종의 크기 증가의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1,2].
허혈뇌졸중 환자에서 자발출혈변환은 9-12%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단순 출혈변환보다 뇌실질내혈종은 사망률을 높이는 독립적인 예측인자이다. 출혈변환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는 심방세동과 뇌허혈 면적을 들 수 있으며, 이외에도 초기 증상이 심한 경우, 초기 혈종 용적, 고혈당, 고혈압, 항응고제 복용, 혈전용해제 사용, 아포지질단백질E(apolipoprotein E) ε2, 낮은 글래스고혼수척도, 평균동맥압 >120 mmHg 등이 있다[3,4]. 영상학적 위험인자로는 뇌자기공명영상 T1강조영상에서 초기 뇌실질의 가돌리눔(gadolinium) 조영증강이 있다[8]. 또한 정맥내혈전용해술을 받은 허혈뇌졸중 환자의 뇌자기공명영상 3-T T2강조영상에서 붓징후(brush sign)가 나타나면 출혈 변환을 예측할 수 있다. 붓징후란 주요 대뇌동맥폐색으로 인하여 속질정맥(medullary vein)이 팽창한 것이 저음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9].
허혈뇌졸중 환자의 뇌컴퓨터단층촬영에서 보일 수 있는 조영제의 혈관외누출은 자발적으로 생긴 것과 혈전용해제 사용 이후 생긴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동맥내혈전용해술이 끝난 즉시 뇌컴퓨터단층촬영을 하였을 때 조영제의 혈관외누출이 있는 환자의 예후는 안 좋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나[10], 허혈뇌졸중 환자에서 조영제의 자발적 혈관외누출 또는 반점징후는 보고된 바 없다.
본 증례를 통하여 허혈뇌졸중에서도 반점징후가 보일 수 있음을 이해하고, 반점징후가 뇌경색의 출혈변환 특히 실질혈종과 연관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뇌경색 환자의 초기 처치 및 출혈 예방, 차후 치료 계획의 설립 및 예후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