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의 신경인지모형: 이요인이론을 중심으로

Neurocognitive Model of Delusion: Two-Factor Theory

Article information

J Korean Neurol Assoc. 2016;34(1):1-13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February 1, 2016
doi : http://dx.doi.org/10.17340/jkna.2016.1.1
Department of Neurology, Yongin Hyoja Geriatric Hospital, Yongin, Korea
곽용태
용인효자병원 신경과
Address for correspondence: Yong Tae Kwak, MD, PhD  Yongin Hyoja Geriatric Hospital, 1-30 Jungbu-daero 874beon-gil, Giheung-gu, Yongin 17089, Korea  Tel: +82-31-288-0602 Fax: +82-31-288-0529 E-mail: kwakdr@gmail.com
received : September 29, 2014 , rev-recd : March 14, 2015 , accepted : March 14, 2015 .

Trans Abstract

The underlying nature of delusions remains unclear despite their importance in psychopathology. Here we present a review of the neurocognitive model of delusions from a cognitive neuroscience viewpoint. There have been numerous reports on cognitive impairments in delusional patients, such as in their reasoning, attention, metacognition, and attribution biases. These findings have been incorporated into several cognitive models that aim to explain the formation, maintenance, and content of delusion. Although delusions are commonly conceptualized as beliefs, not all models make reference to models of normal belief formation. This review focused on two-factor theory models that make a distinction between factors that explain the content of delusions and those that explain their presence. This cognitive theory that includes the ‘pragmatic pathology’ of delusions can address both the phenomenology and treatment of delusion-related distress.

서 론

망상은 현실과 유리된 주요한 정신병태이며 고전적인 정신병(psychosis)의 주요 증상이다. 망상은 주로 정신분열병과 같은 망상장애에서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뇌졸중, 약물중독, 치매 등 다양한 신경계질환에서도 흔하게 보이는 증상이다. 망상은 일단 그 생각이 옳다고 믿게 되면 이것을 바꾸려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노력에도 변하지 않는 특성이 있지만 망상을 정확하게 정의하기 쉽지 않다.

망상형성이론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이미 1880년대 초반부터 정신병의 주요 증상으로 기술되었던(Esquirol 1838) 단일 주제 망상인 착오증후군(misidentification syndrome) 연구이다. 하지만 착오증후군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유럽의 양대 의료 강국인 프랑스와 독일에서 각기 다른 길을 걸었는데, Joseph Capgras(1873-1950) 등의 프랑스 의학자들은 망상을 내용에 따라 독립적인 증후군으로 증례적인 접근을 주로 한 반면 독일 의학자들은 이들을 특정한 뇌기능장애에 의한 다양한 종류의 증상군으로 보고 이들을 분류하거나 설명하려는 이론을 만들려고 노력하였다(Table). 하지만 이런 독립적인 노력들은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으며 프랑스 학자의 연구들이 먼저 영국에서 번역이 되고 이후 전체 의학계에 받아들여지는 이론이 되었다. 하지만 정상적인 지각과 사고가 변형된 것이 망상이라는 독일 의학자들의 연구는 망상을 이해할 수 없는 정신병에서 이해 가능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증상으로 바꾸는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

Comparison of the German and French approach to the study of misidentification phenomena

190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 여러 가지 이유로 망상에 대한 기질적 접근이 큰 진전을 보지 못하였는데, 이후 망상의 인지신경정신학적(cognitive neuropsychiatry)인 접근이 발전함에 따라서 망상에 어떤 인지학, 신경학 기전이 작용하는지에 대한 많은 이론들이 나타나게 되었다[1]. 인지신경정신학은 언어기능, 얼굴인식, 기억, 사고, 정서 등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위한 정보처리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초창기에는 주로 실험실에서 주의집중과 같은 단순한 인지기능을 연구하였으나 1960대 말부터 인지기능을 연구하는 새로운 방법, 즉 뇌손상 후 생기는 인지기능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다. 이렇게 뇌손상 후 발생하는 인지기능 장애를 연구하는 방법을 통하여 정상적인 인지기능을 이해하고 정상적인 인지기능 모형을 개발하며, 다시 이런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이 모형을 통하여 이해하게 된다. 인지신경정신학은 처음에는 주로 언어영역 연구에 국한되었으나 최근에는 행동, 주의, 기억, 계산, 그림, 얼굴인식과 같은 낮은 수준의 인지기능부터 믿음형성, 추론, 의사결정, 마음이론(theory of mind)과 같은 높은 수준의 인지기능까지 모든 인간의 인지 과정을 연구한다. 최근에는 사고장애인 망상에 대한 인지신경정신의학적인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연구를 통하여 망상이 기질병변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능정신병(functional psychosis)에서 적어도 인지신경정신학으로 이해가 가능한 증상으로 바뀌었으며 최근 영상의학 등 진단의학의 발전으로 점점 많은 망상이 이해 가능한 신경계질환으로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모형을 통하여 망상의 인지행동치료를 설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실지로 일부 연구에서는 그 효과가 보고되었다[2]. 하지만 망상에 관한 여러 종류의 모형이 제시 되었지만, 이들 연구를 통합하여 각각의 모형에 대한 평가가 미진한 것이 사실이다.

망상을 설명하는 모형으로서는 크게 정상적인 믿음 형성과정을 설명하고 이에 따른 병적인 믿음 즉 망상을 설명하는 belief positive 모형(과거 독일식 접근법)과 정상 믿음 형성과정을 배제하고 망상만을 설명하는 belief negative 모형(과거 프랑스식 접근법)이 있다. 이와 같이 많은 모형이 제시되는 것은 우리가 아직도 망상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이유로는 우리가 보는 망상이 이질적인 증상들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한 가지 모형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특히 정신과에서 주로 보는 복잡하고 괴이하며 다양한 정신증상과 연관된 망상과 신경과에서 주로 보는 단순하고 괴이하지만 이해가 가능하며 비교적 다른 정신증상과 연관되지 않고 단독으로 나타나는 망상은 이질적일 가능성이 있다. 본 종설에서는 망상의 전반적인 모형과 망상 모형의 다양성과 불안정성에 대하여 기술하며, 특히 이중 신경계 질병에서 많이 보이는 단일주제 망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신경계국소병변을 동반해야 하는 모형인 belief positive 모형이론 중 하나인 이요인이론(two factor model)을 집중적으로 기술하여 이의 임상적 유용성이나 제한점, 그리고 신경심리이론의 향후 과제 등에 대해서 서술하고자 한다.

본 론

1. 망상의 주요 징후

망상을 정의하려면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징이 있어야 한다. 첫 번째로 불가능성(impossibility) 혹은 거짓(falsity), 두 번째로 비개선성(incorrigibility), 마지막으로 무조건적인 근거 없는 주관적 확신(unwarranted subjective certainty)이다[3]. 불가능성은 내가 걷고 말하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죽었다는 망상(Cotard delusion), 몸 안에 장기가 없다는 망상(a somatic delusion), 양쪽 후두엽의 병변으로 볼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보인다는 망상(Anton’s syndrome)과 같이 망상의 내용이 뚜렷하게 불가능하다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흔하게 관찰되는 망상은 불가능성이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옆집 사람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거나, 배우자가 외도한다 등은 실제로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가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불가능성을 전체적인 상황 내에서 평가하여야 한다. 즉 이 믿음이 전후 사정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고 환자가 그 믿음에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가 없는 경우 그 믿음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임상에서 이런 환자에게 왜 그렇게 믿는지 증거를 대라고 하면, 환자는 그 믿음을 정당화할 어떤 증거도 제시 못하거나 그 증거가 신뢰성이 전혀 없거나 심지어 그 믿음과 전혀 관계없는 것을 제시하기도 한다.

비개선성은 망상이 고착되었고 이론적인 반론이나 증거에 변하지 않고 저항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환자의 경험과 관련이 있는 근거 없는 주관적 확신과 연관되어 있다. 망상 환자는 본인의 믿음을 다른 어떤 객관적인 검증을 넘어서는 자족적(self-evident)인 것으로 생각하며 이것이 틀렸을 가능성조차 생각하려 하지 않고 모든 객관적인 증거를 넘어서는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한다[3]. 따라서 그 믿음을 바꾸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으려 하며 오히려 어설픈 설득은 그 믿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다.

2. 망상에서 인지기능장애 증거와 편향

인지기능 편향이 망상을 가진 환자나 망상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에게서 많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망상이 인지기능의 장애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

1) 개연론적 추론(probabilistic reasoning)

추론과정은 자료를 모으고 여러 가지 과정을 새롭게 갱신시킨 후 결정하는 과정인데 여기에는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이 필요하다. 망상을 보이는 환자가 정상인에 비하여 어떤 가정을 충분하게 생각하고 조정하지 못하고 바로 결론을 내리는 jumping-to-conclusions (JTC)이라는 추론편향이 있는 것이 알려져 왔다[4]. 최근 연구에서는 망상을 보이지 않는 정신분열병 환자[5], 망상에서 호전된 환자, 정신병에 이환되지 않은 직계가족에서도[6] JTC 편향이 관찰된다. 이러한 연구들은 JTC 편향이 상태변수(state variable)이기보다는 배경변수(trait variable)임을 시사한다. 또한 JTC 편향이 망상의 확신 정도, 정신병성향(psychosis-proneness) 수준 정도 그리고 급성 망상증상의 유무 등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아 JTC 편향이 망상과 용량반응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7].

JTC 편향의 대표적인 형태가 결과로부터 설명이 가장 잘되는 원인을 찾아 나가는 역추론 방법인 귀추법(abductive reasoning)이다. 예상하지 못하였던 어떤 놀라운 사실이나 불분명한 자극에 대하여 귀추법은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거나 적절한 명제를 찾아가는 논리학적인 과정이다. 논리적으로 귀추법은 결과에 대한 원인의 가정이 옳다면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즉 남편이 늦게 들어온 것이 외도를 했다고 의심하는 환자에게 그것이 사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외도를 했다면 늦게 온다는 사실만 옳으면 되는 것이다. JTC 역시 추론과정의 일종이기 때문에 실행기능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귀추법을 포함한 JTC는 논리학적으로 ‘resource sparing strategy’의 일종으로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을 통하여 주의집중과정을 절약할 수가 있게 되며 실제 생활에 기능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추론 방법도 인지기능장애가 있는 망상 환자에서는 일종의 생존전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편향이 있는 모든 사람이 망상 환자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중 어떤 사람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망상으로 전환되는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2) 귀인양식

귀인편향은 사람이 자신의 행동이나 다른 사람의 행동을 평가하거나 이유를 찾으려고 할 때 생기는 체계적인 인지편향을 말한다[8]. 사람들은 자신이나 남의 행동에 끊임없이 귀인(attributions)하지만 이것이 항상 실제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방식이 객관적인 지각자로 역할을 하기보다는 이것 때문에 지각적인 실수가 생기고 자신이나 남에 대하여 편향된 해석을 하게 된다. 귀인편향(attributional biases)은 JTC 편향과 마찬가지로 피해망상에서 많이 연구되었다. Bentall 등[9]은 externalizing bias(부정적인 일이 생기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책임을 돌리는 일반적인 경향)와 personalizing bias(부정적인 일이 생기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는 구체적인 경향)를 구분하였다. 이 두 가지 치우침이 망상 환자에서 모두 일관적으로 나타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externalizing bias가 좀 더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한 연구에서 피해망상이 심한 환자에서 externalizing bias가 발견되지만 심하지 않은 환자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 효과는 정신병의 정도와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편향이 피해망상이 아닌 다른 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도 나타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10]. JTC 편향과 마찬가지로 망상 환자에서 귀인편향이 어느 정도 발견되기는 하지만 이런 편향이 있는 모든 사람이 망상 환자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역시 어떤 과정을 통하여 어떤 사람에게 망상으로 전이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

3) 주의집중과 상위인지

피해망상 환자는 일반인에 비하여 위협적인 자극에 예민하게 주목하고 반응한다[1,9]. 급성 정신병에서 잠재적억제(latent inhibition; 어떤 자극에 미리 노출시키면 그 자극이 조건 자극으로 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가 손상되어 있어서 지속적으로 자극에 반응할 수가 있다. 이러한 손상은 정신분열병경향(schizotypy) 점수가 높은 일반 대조군에서도 관찰될 수 있으나 정신분열병 만성기에서는 관찰되지 않아, 주의필터(attentional filtering) 감소가 망상의 발현에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11].

망상 환자에서 주의집중과 같은 단순한 인지기능 이외에도 상위인지(metacognition) 장애가 관찰된다. 망상 환자에서 내적으로 일어난 경험과 외적으로 일어난 경험을 구분하는 자료모니터링(source monitoring) 손상이 있으며 이러한 상위인지기능 손상이 망상의 증상에 따라 다르게 연관되어 있다[12]. 또한 망상 환자에서 다른 사람의 정신상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theory of mind)이 손상되어 있으며 증상이 호전되면 이러한 기능도 호전되며[13], 망상이 없는 친척에서는 관찰되지 않아[14] 이 능력은 망상의 상태변수와 같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인지기능장애가 망상의 형성과 어떻게 구체적으로 연관되어 있는지 역시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3. 망상형성의 인지모형

망상의 모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중 인지기능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모형으로는 정상적인 믿음 형성을 설명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크게 2가지 접근 방법이 있다. 따라서 이 종설은 망상의 인지기능의 모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1) 정상적인 믿음 형성의 모형을 기반으로 설명하는 ‘belief-positive’ 모형과 (2) 정상적인 믿음 형성에 대해서는 거의 설명하지 않고 단지 망상의 병적인 현상과 진행과정을 설명하려는 ‘belief-negative’ 모형 2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한다.

1) 망상의 belief-positive 모형

Belief-positive 모형은 주로 인지신경정신학(cognitive neuropsychiatry)에서 연구되었는데 역사적으로는 독일식 연구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는 정신병리의 연구가 정상적인 기능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며 반대로 정상기능의 연구가 정신병적인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belief-positive 모형은 좀 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정상적인 믿음형성의 인지신경정신학적인 모형을 만들고 이에 근거하여 망상을 설명하려고 한다. 전통적으로 이 분야의 연구는 뇌손상과 관련된 일반적으로 기이하고(bizarre) 불가능한 단일주제(monothematic) 망상, 특히 착오증후군 연구와 관련이 깊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이론이 이요인모형(two factor model)이다[15]. 이 이론에서는 망상의 내용을 형성하는 요소와 이러한 망상의 내용을 존재하게 하는 요소 2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Figure). 첫 번째 요소는 망상의 기이한 내용을 결정하는 지각왜곡인데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망상의 발현에 충분하지 않은 필요조건이 된다. 첫 번째 요인은 비정상적인 가정(마법적이거나 기이한 생각)을 형성하는 것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두 번째 요인이 있어야 이런 부적절한 가설이 폐기되지 않고 망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망상의 내용을 적절하게 평가하지 못하는 것이 망상형성의 주요 원인으로 설명한다.

Figure.

Schematic explanation for two factor theory of delusions.

망상형성에 있어서 지각장애가 꼭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1]. 정상 대조군에서도 어느 정도 변칙적이고 모호한 지각경험이 있으며 망상 환자 중에 일정 부분의 환자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이것은 망상의 기여요소이지 충분요소는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이후 McKay 등[16]은 주로 지각적이라고 생각되었던 첫 번째 요소에 방어(defence), 욕구(desires) 그리고 동기(motivations)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는 특발정신병(idiopathic psychosis)의 망상뿐 아니라 신경계손상 후에 오는 망상에도 중요하다고 하였다. 두 번째 요소는 이러한 잘못된 믿음에 대한 검증 손상이나 편향과 연관되어 있는데 이는 새로 믿음을 형성하고 재구성하는 우측 뇌의 손상으로 설명한다[17]. 이러한 우측 손상과 망상의 연관 관계는 뇌병변이나 치매와 연관된 망상과는 상당히 일치하는 반면[18], 특발정신병에서는 뚜렷한 기능적 반구 차이가 관찰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19]. 이요인모형은 근본적으로 믿음을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이해한다. 구성주의 관점에서는 직접적으로 인지되는 것은 없으며 사실이라는 것은 간접적인 과정을 거친 수긍되어지는 지각과 같은 개념이다. 즉 우리는 있는 그대로 외부 세상을 보거나 알 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지각된 감각이 우리 뇌를 거치며 가공된 내적 지각복사본(internal perceptual copy)과 비교하여 인식한다는 것이다. 즉 믿음을 기억상의 내적복사본에 존재하는 명시적인 명제와 동일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믿음이 연속적인 현상인 반면 이런 구성주의에서 존재하는 명제는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별개의 존재로 인식한다. 또한 “믿는다는 것”은 확실성을 담보로 하지만 많은 경우에는 완전히 확신할 수 없거나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경우도 흔하게 있다. 따라서 이런 구성주의 관점에 반대하여 Bayne와 Pacherie [20]는 믿음의 ‘liberal dispositional’ 모형을 주장하였다[21]. 여기에서는 믿음을 정해진 명제로 보지 않고 내적인 사건이나 상태(의식적인 경험이나 감정에 따른)에 따라 반응하는 성향(dispositions)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이미 존재하는 도식(schemas)과 편향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이러한 도식과 편향은 명제적이거나 의미론적인 것을 포함하지만 이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러한 Bayne와 Pacherie’s 접근방법은 철학적으로 구성주의와 반대되는 것이다[22]. 이 이론은 도식과 기억의 인지기능이론과 연관되어 있고 이 이론에 의하면 믿음은 부적응적인 평가나 가정을 조절함으로써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면 망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인지행동치료의 기본개념을 제공한다[23].

2) 망상의 belief-negative 모형

Belief-negative 모형은 뇌병변 후에 발생하는 망상보다는 주로 특발(idiopathic)혹은 기능성(functional) 정신병에 초점을 맞춘다. 역사적으로는 프랑스식 연구방식이다. 전형적으로 이 이론은 정상적인 믿음형성 과정과 망상을 연관시키려 하지 않고 주로 망상의 병적인 진행과정을 설명하려고 한다. 즉 이 이론에서는 망상을 보이는 비정상과 망상을 보이지 않는 정상이 연속적인 과정 속에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Blakemore 등[24]은 망상 환자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감각의 결과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인지하고 인지된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며 결과적으로 이들은 행동이 조절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심지어는 이러한 것이 의도적이라고 인식한다는 망상조절(delusions of control) 모형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 모형은 왜 이런 비정상적이거나 모호한 지각이 망상으로 진행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즉 쉽게 말하면 환자의 믿음 형성에 어떤 장애가 있고 그에 따라 환자는 이 이상한 감각(혹은 경험)을 비정상적으로 해석한다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Bentall 등[9]은 피해망상에 중점을 둔 ‘attribution/self-representation’ 모형을 주장하였으며 망상은 실제자기(actual-self)와 이상적인자기(ideal-self)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최대한 external-personal attributions(즉 남 탓을 하는 것)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기전은 외부적으로는 자존심(self-esteem)이 정상이거나 높아 보일지라도 내적으로 자신의 자존심이 낮아진다는 잠재적인 내적의 믿음을 방어하기 위하여 형성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과연 내적인(implicit) 자존심과 명시적인(explicit) 자존심이 실제로 존재하고 다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Bentall 등[9]은 자존심이 모든 환자에서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비록 정상인이나 망상을 가진 환자 모두에서 귀인(attributions)에 의하여 자존심이 동적으로 영향을 받지만[25], 이 모형의 동적인 면은 아직까지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Freeman과 Garety [26] 역시 피해망상에 초점을 두어, 망상의 형성과 유지라는 독립적이면서 겹치는 모형을 설명하였다. 망상형성 모형은 ‘stress-vulnerability’ 근거하였으며 피해망상은 변칙적인(anomalous) 경험(실질적으로는 생물학적 혹은 심리학적 스트레스에 의하여 촉발된)으로부터 나타나는데 특히 인지기능적인 편향이 있거나 부적응적인(maladaptive) 믿음이 있다면 나타난다. 또한 이 저자들은 망상은 이런 비정상적인 경험을 설명하고, 자신의 생각을 동조하는 증거를 모으며, 결과적으로 반대되는 증거와 충돌하는 것을 피함으로써 오는 인지기능적인 편안함 때문에 유지된다고 하였다. Bentall 등[9]이 망상을 의식으로부터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나지 않게 하거나 방어하기 위한 기전으로서 설명한 모형인 반면, Freeman과 Garety 망상이 정서 상태와 구조를 같이 공유하는 정서의 직접적인 역할을 강조하였다. 이것은 망상과 정서가 공통의 주제를 가지는 경우가 많으며[26], 환자 뿐 아니라 일반 대조군에서 편집증과 연관된 불안장애가 많다는 것에 기반한다[27].

Morrison 등[23]은 문화적으로 수용될 수 없는 방식으로 해석되는 생각, 환각, 감각 등이 의식을 침법(intrusions into awareness)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환청이 생길 때(intrusion) 이를 누군가 전파로 자신을 조정한다는 식으로 해석할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해석은 잘못된 자아, 잘못된 사회적 지식에 의하여 형성되며, 기분이나 생리적 변화(예를 들어 수면장애), 부적응적인 인지나 행동 반응에 의하여 유지된다고 하였다. Freeman과 Morrison 모형은 인지행동치료에서 사용되는 망상의 형성에 실용적인 관점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다른 모형에 비하여 인지신경정신학적인 근거가 떨어진다.

4. 이요인 망상 모형

망상이 일 단계(one-stage)만으로 발생하는지 이 단계(two-stage)에 걸쳐 발생하는지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예를 들어 Capgras망상을 가진 환자에서 익숙한 얼굴이지만 친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이 사람이 다른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Maher 등[28]은 따라서 망상은 이상지각(aberrant perception)에 따른 정상적인 추론 과정이라고 하였으며 이러한 이상지각만으로 충분히 망상을 설명할 수가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일 단계 이론은 망상 환자가 추론과정과 같은 다른 인지기능 장애가 전혀 없다고 가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이론에서는 어떻게 불가능하고 사실이 아닌 그리고 이를 부정하는 증거가 있는데도 이런 믿음을 채택하고 지속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점을 설명하기 위해 다른 이론이 필요한데 이중 많은 임상적, 실험적 근거가 있는 모형 중에 하나인 이 단계(two-stage) 이론인 이요인이론을 설명하고자 한다. 이 이론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망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 2가지를 설명할 수 있는 신경심리적 손상이 있어야 한다. 첫 번째로는 과연 망상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망상의 내용을 만드는 것이 어떤 신경심리적 손상에 의한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두 번째는 이 믿음이 기괴하고 아니라는(불가능 혹은 거짓) 확실한 증거와 주변 모든 사람이 그 사실을 부정함에도 불구하고 왜 그 믿음이 유지되거나 혹은 더 강화되느냐 하는 것이다. 즉 이 망상적 사고를 검증하는 신경인지기능의 손상이 있어야 한다.

이 모형에서 망상에 대한 접근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 신경인지기능의 손상을 찾는다. 두 번째로 망상적인 믿음이 적절하게 추론된 것인지 확인한다. 세 번째로 첫 번째 경우와 같은 신경인지기능의 손상이 있지만 망상이 발현되지 않은 환자가 있는지 확인한다. 이 과정을 통하여 두 번째 요소가 있는 것을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망상 환자에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뇌에 병리적 병변이 있는지 확인하다.

첫 번째 단계에서 언급한 첫 번째 요소인 신경인지기능 손상은 망상의 내용과 관련된 것이고 단일주제 망상이 다양한 다른 내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첫 번째 요소는 망상의 종류에 따라 다양할 수가 있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보이는 손상은 망상에 도달하게 되는 가설을 폐기하는 것을 실패하는 것이고 이러한 실패는 모든 종류의 단일주제 망상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두 번째 요소인 신경인지기능 손상은 망상의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같은 병변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는 이러한 손상이 우측 가쪽 전두전엽피질(lateral prefrontal cortex) 병변과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모형은 다양한 단일 주제 망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 Capgras망상

배우자나 가족과 같은 친한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는 Capgras망상은 1923년 Capgras와 Reboul-Lachaux [29]에 의하여 보고된 이래로 그 증상의 특이성 때문에 의학자들뿐 아니라 철학자 등에 의하여 인간의 의식, 사고 그리고 이성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발표된 초기에는 Capgras를 포함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이것이 여자에게서만 나타나는 기능적 정신병의 일종으로 보았으며 정신역동학적으로 이 증상을 설명하려 하였다(예를 들어 가까운 사람에 대한 사랑과 증오의 대립되는 감정이 망상을 통하여 그 갈등을 해소한다는 등의). 하지만 Capgras망상을 가진 환자들이 대부분 뚜렷한 뇌병변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이후 이에 대한 새로운 신경학적인 접근이 필요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에서 흔하게 보고되며 착오증후군(misidentification syndrome) 중 가장 많이 보고되는 증상이다[30].

특히 이요인이론 모형이 Capgras망상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발달해 왔기 때문에 Capgras망상은 매우 중요하며 Ellis와 Young 등[31]이 이에 대한 신경심리학적인 이론을 제시하였다. 비록 Capgras망상은 얼굴인식에 관한 것이지만 이 이론은 신경인지기능의 손상이 있는 모든 단일 주제의 망상에 적용될 수가 있다.

이요인이론은 이중경로모형(dual-route model)에 근거한다. 즉 정상적인 얼굴 인식과정은 익숙한 얼굴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배쪽경로(ventral route)와 얼굴을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등쪽경로(dorsal route)가 있다. Ellis와 Young [31]은 Capgras망상 환자는 첫 번째 경로는 정상이지만 두 번째 경로의 손상 때문에 생긴다고 하였다. 이 경우에 얼굴에 대한 의식적인 인지기능은 정상이지만 친숙한 사람에게 특징적으로 보이는 정서적 반응에 손상이 있다. 환자가 이런 갈등에 처하게 되면, 즉 앞에 있는 사람이 외형적으로는 “누구”인데 정서적으로는 이것을 확신하지 못하게 되면 다른 추론 과정을 택하게 된다. 즉 앞에 있는 사람은 “누구”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사람이거나, 로보트 등 “누구”와 비슷한 어떤 다른 것으로 대치하게 된다. 정상인과 Capgras망상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친숙한 사람과 친숙하지 않은 사람의 얼굴에 대한 인식을 피부전도도반응(skin conductance response, SCR)을 이용한 연구에서 정상인에서는 친숙한 얼굴에 대해 친숙하지 않은 얼굴에 비하여 훨씬 큰 SCR 반응을 보인 반면, Capgras망상을 보이는 환자는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차이가 없었다[32]. 정상적으로는 배우자나 가족은 매우 친숙한 존재이므로 SCR과 같은 자율신경계 측정에서 큰 반응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뇌 손상으로 인하여 얼굴을 인식하는 신경계와 이에 반응하는 자율신경계가 분리된다면, 얼굴을 인식할 수가 있지만 아무리 그 얼굴이 친숙한 얼굴로 인식되더라도 이에 따른 자율신경계 반응은 나타나지 않게 된다. 만약 이런 경우가 생긴다면 환자가 이것을 어떻게 이해하며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주 친숙한 얼굴인데도 불구하고 이에 동반하는 자율신경계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환자는 이 사람이 가족과 아주 유사하지만 이방인 이거나 다른 사람으로 추론하는 귀추법(abductive inference; 가장 쉽게 사건을 추론하는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하지만 귀추법에서 추론된 전제 그 자체가 사실이 아니고 단지 가정일 뿐이다. 이러한 가정이 사실로 채택되어 믿음으로 되려면 믿음평가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때 이 귀추된 전제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믿음평가과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Capgras 환자에서 첫 번째 요인은 이 환자에서 특징적인 증상을 나타나게 하는 얼굴실인증이다. 하지만 어떤 환자에서는 얼굴실인증이 있지만 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망상의 특징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손상만으로는 망상의 지속성을 설명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런 자율신경계의 반응의 실패가 Capgras망상으로 넘어가려면 다른 어떤 것이 더 필요하다. 이것은 믿음을 검증하는 시스템이며 이것은 주로 우측 가쪽 전두전엽피질(lateral prefrontal cortex)에 존재한다. Capgras망상 환자에서 이런 두 가지 손상을 설명하는 우측 뇌병변에 대한 많은 보고가 있다[33-35]. 귀추법을 동반하는 신념형성의 이요인 개념은 일반적인 신념형성과정과 다르지 않다. 즉 첫 번째로 어떤 특정 가설을 받아들이는 이유이며 두 번째로 그 가설을 지속하는 이유이다. 첫 번째 단계는 논리적 타당성이 중요하고 두 번째 단계는 실용적인 타당성이 중요하다.

2) Fregoli망상

뇌손상에 의해서 굉장히 친숙한 얼굴에 대해서 자율신경계의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Capgras망상이 있다면 반대로 익숙하지 않은 얼굴인데 강한 자율신경계 반응을 보이는 병변도 존재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만약 이런 일이 생긴다면 지금 보고 있는 사람이 낯선 사람이지만 무의식적인 자율신경계 반응은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 여긴다면, 그러면 환자는 이 사람은 자기가 잘 아는 사람이지만 몰라보도록 변장하거나 위장하였다고 생각할 수가 있다. 이것이 Fregoli망상을 가진 환자에 대한 Ellis와 Young의 이요인이론에 의한 설명이다[31]. 이요인이론에 의하면 Fregoli망상을 일으키는 첫 번째 요인은 얼굴에 대한 자율신경기능의 과다한 반응인데, 이것만으로는 망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여기에서도 이런 신경계손상이 망상으로 발전하려면 두 번째 요인이 필요하다. 두 번째 요인은 이러한 가설을 믿음으로 유지시키고 지속시키는 믿음검증시스템의 손상인데 이 역시 우측 뇌병변에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하지만 Capgras망상과 달리 Fregoli망상에 대해서는 임상적 실험 증거가 아직은 불충분한 상태이다.

3) Cotard망상

비정상적인 자율신경계의 반응이 더 극단적으로 되어서 뇌손상으로 인하여 얼굴 뿐 아니라 어떤 종류의 감각에 대해서도 자율신경계 반응이 저하되었거나 완전히 없어진다면, 과연 이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가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도 귀추법적인 추론에서는 합리적일 수가 있다[34].

모든 자율신경계 기능 손상이 있어 어떤 종류의 자극에도 자율신경계반응을 보이지 않는 “pure autonomic failure” 환자는 첫 번째 요인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망상을 동반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도 이런 망상이 형성되려면 우측반구의 손상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것은 망상의 형성과 유지에 두 번째 요인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4) Alien control망상

내가 어떤 행동을 실행할 때 하기 전에 그 운동을 준비하고 운동 후 내 행동에 대한 감각되먹임을 통하여 알게 된다. 만약 이러한 자가 추적 기능이 손상이 된다면 즉 되먹임이 실행되지 않거나 혹은 예측된 것과 실행된 행동을 비교하는 되먹임이 손상된다면 내 행동을 조절하는 것은 내가 아니고 어떤 누군가가 자신을 조절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이 Frith가 설명한 alien control망상이다[36]. 자가추적기능(self-monitor)의 손실이 이 망상의 특정 내용을 설명하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위에 다른 망상과 마찬가지로 이것만으로 망상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모든 감각에 이상이 생기는 감각다발신경병(sensory polyneuropathy) 환자의 경우 즉 이런 자가추적 기능이 손상되어 있지만 대부분 망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따라서 망상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두 번째 요인이 필요한데 다른 망상과 마찬가지로 믿음을 평가하는 우측 반구의 병변이 필요하다. Alien control망상은 정신분열병에서 특히 많이 관찰되는데 정신분열병에서는 전두엽과 우측 뇌병변 보고가 많이 있어 이와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37].

5) Mirrored-self misidentification

Mirrored-self delusion이 있는 환자는 거울을 볼 때 거울에 비친 사람이 환자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경우에 환자는 얼굴에 대한 인식장애와 거울실인증(mirror agnosia)을 보인다. 즉 환자에게 있어서 거울은 거울이 아닌 벽에 있는 창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거울에 보이는 사람을 인식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거울에 비친 사람은 환자 자신이 아닌 낯선 사람으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얼굴인식장애와 거울실인증이 있는 모든 환자에서 망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두 번째 요소인 우측 전두엽 손상이 필요하게 된다.

6) 신체망상분열증

신체망상분열증(somatoparaphrenia)은 우측 뇌손상에 의하여 왼쪽 마비가 있는 환자가 자신의 왼쪽 팔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왼쪽 팔다리가 자신의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것이라고 믿는 것을 말한다. 이때 다른 사람은 신경심리검사자일 수도 있고 환자가 잘 아는 사람일 수도 있으며 눈앞에 없는 사람일 수도 있다. 모든 우측 뇌병변 환자가 이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이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병변이 우측 전두전엽피질(prefrontal cortex)에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마비와 동반된 망상은 somatoparaphrenia만 있는 것이 아니고 어떤 좌측 마비가 있는 어떤 환자는 마비된 손이 다른 사람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손이 마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질병실인증(anosognosia)을 보이기도 한다. 정상적인 감각과 운동되먹임을 가진 somatoparaphrenia 환자와 달리 이 환자의 경우에는 손을 움직이려고 할 때 이에 대한 되먹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자신의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증거를 찾을 수가 없어서 이런 망상이 생긴다.

7) 우측뇌와 망상

망상과 우반구의 연관성은 오래 전부터 연구되어 왔다[38,39]. 처음에는 우측 뇌반구가 얼굴의 인식과 관련해서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였고, 따라서 Capgras와 Cotard망상만을 설명한다고 생각하였다[38]. 이럴 경우 somatoparaphrenia나 alien control과 같이 얼굴 인식과 관계되지 않는 망상은 설명하지 못한다. 따라서 만약 망상의 일반적인 신경심리학적 모형으로 설명하려면, 우측 뇌병변이 얼굴인식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망상을 설명할 수가 있어야 한다. 즉 모든 종류의 믿음 평가시스템이 우측 뇌반구에 이와 관련된 해부학 구조가 존재하여야 한다.

Burgess 등[40]은 22명의 망상 환자 중에 18명이 우측 전두엽 병변이었으며, 2명이 전반적인 양쪽 질환이었다. 이후에 다른 연구에서도 망상의 뇌병변이 우측 뇌병변 중에 우측 전두엽을 혹은 양측 전두엽 장애를 시사한다[41,42]. 국소적인 단독 뇌병변으로는 우측 전두엽과 우측 측두엽 뇌졸중에서도 보고되었다[41-43].

최근에 발표된 Contard망상도 우측 뇌의 뇌경색 후 생긴 것으로 우측 반구가 망상의 형성과 관련 있음을 시사한다[44]. Papageorgiou 등[45]은 4명의 Capgras망상 환자, 2명의 Fregoli, Capgras와 fregoli가 동시에 있는 2명, Fregoli망상과 변형망상(intermetamorphosis delusion)을 가진 한 명을 대상으로 한 P300 ERP (Event Related Potential) 연구에서 망상 환자에서 정상대조군에 비하여 P300 진폭(amplitude)이 우측 전두엽에서 유의하게 감소되어 있었다. 망상 환자에서 시행한 많은 신경심리학적 소견 역시 우측 뇌병변을 시사한다. 이러한 연구들은 우측 전두엽이 믿음평가의 신경학적 위치인 것을 시사하지만 정확한 해부학 구조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8) 이요인이론이 모든 망상에 적용 가능한가?

이요인이론에서 다루는 망상은 정신분열병 같이 기능정신질환에서 나타나는 다발적이고 괴이한 망상이 아닌 신경과에서 보는 뇌손상이나 치매와 같은 병에서 보이는 망상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Schneider가 언급한 일급증상(first rank symptom), 과대망상, 색정망상과 같은 경우는 이 이론으로 설명하기 쉽지 않으며, 실지로 알츠하이머병이나 뇌손상을 동반하는 환자에서 이런 망상은 흔하지 않다[46].

따라서 이요인이론을 모든 망상에 보편적으로 확장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정신질환에서 보이는 망상이 이요인이론으로 설명할 수가 있지만 인지신경정신학 손상이 미묘하거나 오랜 기간 발달과정으로 다양한 보상과정과 신경인지기능이 적응되었기 때문에 현재까지 신경심리검사나 영상검사 등에서 그 인지기능의 손상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색정망상(de Clerambault’s syndrome)은 유명하고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몰래 자신을 사랑한다는 망상이다. 이 망상의 경우 망상의 내용을 만드는 신경심리적인 첫 번째 요소를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보통 이 망상은 비신경심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Anderson 등[47]은 29명의 색정망상을 보고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신경심리 손상을 보고 하였고 심지어는 관계망상도 중변역도파민계(mesolimbic dopamine system)의 장애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8]. 그러므로 기능정신병에서 주로 보이는 망상일 지라도 전혀 신경인지기능 손상 없이 나타난다고 단언 하기는 어렵다.

두 번째로는 이요인이론에서 설명하는 요인이 꼭 신경인지기능의 손상만으로 국한시킬 필요는 없다. 즉 첫 번째 요인(요인1)은 처음에 망상의 내용이 결정되는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단일 주제 망상에서 신경인지기능의 손상이 아닌 요인1에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외계에 납치되었다고 믿는 많은 사람들이 실지로 첫 증상이 수면마비(sleep paralysis)나 출면환각(hypnopompic hallucinations) 후에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49]. 이런 수면 장애는 일반인에게도 흔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이 증상을 보이는 모든 사람이 이와 같은 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런 가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두 번째 요인(요인 2) 이 필요하며 이 경우에도 이것이 꼭 신경인지기능 장애일 필요는 없다. 위에 언급한 환자들 경우에도 신경인지기능 장애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다만 이들에게 있어서 남과 다른 신념적 성향이 존재하며 이것이 이런 증상을 쉽게 채택할 수 있는 요소2가 되는 것이다. 좀 더 다른 예를 들면 감응성정신병(folie a`deux)의 경우 요소1은 처음 망상에 빠진 사람 자체이다. 두 번째 요소로는 정신병에 감응된 사람들이 다소간에 믿음 평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데 이들은 상황에 따라서 일시적인 경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아서 요인2는 신경심리 자체보다는 동기나 사회적 고립으로 볼 수가 있다[50].

하지만 전형적인 정신질환에서 보이는 망상이더라도 뇌신경계 손상이 있는 경우가 많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9) 왜 단일주제 국한하여 망상이 나타나는가?

시시각각 이상한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고 이를 설명하기 위하여 시시각각 이상한 가정을 한다. 하지만 대게 이런 가정은 그 비정상성 때문에 대부분 바로 기각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믿음평가시스템이 이상이 생긴다면 한 가지뿐 아니라 많은 종류의 망상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많은 환자에서는 한 가지 특정 주제에 대해서만 망상이 생긴다. 여기서 두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첫 번째로 어떤 환자에서는 같은 망상이라도 환경이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망상이 일시적으로 교정되거나 좋아질 수가 있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이 자신의 믿음평가시스템이 완전히 손상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에 믿음평가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진다면, 특정 정신분열병 환자와 같이, 모든 종류의 망상이 동시에 일어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강조할 점은, 첫 번째 요소의 손상은 동시 다발적인 망상을 일으키기 보다는 특정 내용으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만약 이상한 생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게 된다면 신념평가시스템이 손상이 있더라도 이 생각을 기각할 수가 있다. 반면 단일주제 망상의 경우 이것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즉 Capgras망상 환자는 얼굴인식에, somatophrenia는 신체인식 등에 지속적인 자극을 받기 때문에 여러 부분보다는 특정 내용에 대해서 지속적인 망상이 생기게 된다.

10) 어떻게 망상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가?

망상은 고정된 것이 아니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할 수가 있다[34]. 만약 망상이 전술한 바와 같이 뇌의 특정부위에 영구적으로 손상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가 있는가? 일반적인 대답은 믿음을 평가하는 시스템은 우측 반구 손상으로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고 기능이 약화된 것이다. 따라서 만약 이 망상에 반하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면 망상에 이르게 하는 추론 과정을 바꿀 수가 있다. 따라서 환자가 상황에 따라서 망상을 기각할 수가 있는 것이다.

11) 망상에서 정서의 역할

감성이 이성을 마비시키는 등 영향을 줄 수가 있다. 망상이 정서와 연관되어 나타날 수도 있고(mood congruent) 정서와 연관이 없을 수도 있는데(mood-incongruent) 이 두 가지는 신경인지적으로 다르다. Gibbs와 David [8]는 정서와 연관된(mood-congruent) 감성이 기억을 통하여 망상의 원인 및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현재의 감정과 연관된 과거 자신에 대한 과도한 회상 및 기억이 계속적으로 망각되지 않고 이러한 믿음과 기억이 지속적인 편향을 일으킨다[51]. 피해망상과 연관된 정서적으로 예민한 자극이 인지되면 위협에 대해서는 편도(amygdala), 회피에 대해서는 앞뇌섬엽(anterior insula lobe)이 활성화 되는 것이 보고되었다[52]. 변연계와 연관된 정서적인 상태와 부적절하게 연관된 상상된 기억들이 현실감시(reality monitoring) 기능을 손상시키고 여기에 전체적인 잘못된 정보해석이 더하여져 망상이 생길 수가 있다. 연관된 정서장애를 치료하게 되면 망상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53]. 정서 뿐 아니라 불안 역시 위험에 대한 예감이 위협지각에 예민하게 되고 이것이 피해망상을 일으킬 수가 있다. 반면 정서와 연관되지 않은(mood-incongruent) 망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12) 다주제 망상을 이요인이론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단일주제 망상에서는 이요인이론으로 비교적 잘 설명할 수가 있다. 그러나 정신분열병 환자 경우에는 상호간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다양한 주제의 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 이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없기 때문에 이요인이론에 의한 가설적 가능성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가능성은 다양한 주제의 망상이 다양한 첫 번째 요인으로 기인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정신분열병의 경우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과 다양한 종류의 신경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첫 번째 요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가능성은 요인2가 심하게 손상되어(혹은 완전히 망가졌거나) 동시 다발적으로 다양한 주제의 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치매 환자의 경우에도 병이 진행하게 되면 다양한 종류의 망상이 같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0]. 믿음검증체계가 손상이 되었더라도 완전히 손상이 되지 않았다면 일부 망상이 호전되거나 변화를 보일 수가 있는데 만약 이것이 완전히 손상되었다면 다양한 종류의 이상한 생각이 믿음으로 채택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게 되므로 다양한 종류의 망상이 생기게 된다. 세 번째로 모호하고 이상한 자극은 다양한 귀추적인 결론을 유도하며 신념평가시스템은 이중 하나를 선택하여야 한다. 하지만 신념평가시스템의 손상이 심하면 한 가지를 선택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를 동시에 받아들이게 되며 이것이 축적되어 다양한 종류의 연관되지 않은 믿음을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런 가정들은 아직 연구가 미진한 부분이기 때문에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13) 다른 문제점

이요인이론은 왜 망상이 생기고 이러한 망상이 비정상적인데도 불구하고 기각되지 않고 믿음으로 채택되는지를 설명해 준다. 하지만 환자가 다양한 가설 중에 왜 특정한 것을 선택하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Cotard망상도 크게는 본인이 죽었다는 망상과 본인의 몸의 일부나 전체가 사라졌다는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왜 어떤 환자는 죽었다고 생각하고 또 어떤 환자는 몸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채택하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이요인이론에서는 망상을 형성하고 채택하는데 신경심리적인 요소 뿐 아니라 환자의 숨겨진 욕구, 정서, 귀인형식(attribution style) 등이 다양하게 관여한다고 생각한다.

14) 망상이 신경인지기능의 손상으로 생긴다면 인지행동치료로 망상이 치료 가능한가?

만약 신념평가시스템이 소실된 것이 아니고 일부 손상된 것이라면 충분하고 지속적인 자극이 온다면 그 망상이 교정 될 수가 있다. 따라서 망상이 신경인지기능 장애 때문에 형성되었을지라도 적절한 인지행동치료(cognitive-behavioral therapy)를 한다면 망상이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54]. 인지행동치료의 근본적인 테크닉은 환자에게 망상에 대한 가능한 대안을 환자나 인지행동치료사에게 같이 제시함으로써 망상보다 대안을 채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비록 현재는 실험적인 단계이지만 임상 연구가 진행되면 좀 더 안전하고 효과가 높은 치료 방법이 될 것이다.

5. 망상의 연속체 접근법

정신병에 대한 연속체접근법(continuum approach)은 좀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망상사고나 망상에 대한 예측인자나 연관인자를 찾는 역학연구에서 영향을 받았다. 비록 이 모형은 망상형성 자체에 대한 모형은 아니지만(따라서 belief-positive 와 belief-negative 모형 양쪽 모두에 해당될 수도 있다), continuum approach는 망상이 정상 믿음과 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단지 비정상적인 정신현상의 전체 인구 분포의 좀 더 극단적인 형태를 반영하는 것을 보여준다[55]. 실지로 정상인의 약 10%에서 입원해 있는 정신병 환자의 평균보다 망상사고 점수가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56]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변칙적인(anomalous) 믿음이나 경험 때문에 병으로 발전되지는 않는다. 학문적 관심은 최근 무엇이 이렇게 단순한 변칙적이고 마술적인 믿음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망상으로 변화시키느냐 하는 것이다[57]. 최근에 연구된 Read 등[58]의 연구에 의하면, 유년기의 외상과 성장 후 망상이나 환각과 연관성을 주목하였다. 최근 종단적 연구에 의하면 부정적인 정서가 환각이나 intrusive perception과 연관되면 후에 망상 발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을 보고하였다[59,60].

6. 망상 연구의 문제점

최근까지 망상은 정신병리의 주요 증상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망상은 단일한 증상이 아닌 다양한 면을 지닌 증후군으로 여겨지고 있다. 예를 들면 정신분열병에서 나타나는 망상과 뇌졸중 후에 나타나는 망상이 비슷한 내용을 보인다고 해서 같은 망상인지 아니면 다른 망상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마찬가지로 믿음과 망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되고 단일 증상으로 이해되지 않고 있다. 한 가지 더 망상의 이론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이 이론들의 같은 환자 군에서 도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belief-positive 이론은 주로 불가능하고 단일주제 위주인 뇌손상 환자들을 주로 연구한 반면, belief-negative 이론 주로 특발 정신병 환자에서 현실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피해망상 등을 주로 연구하였다. 따라서 belief-positive 이론은 주로 어떻게 불가능한 믿음을 받아들이게 되는지 대한 설명에 관심이 있는 반면, belief-negative 이론은 주로 망상이 어떻게 부정적인 정서와 연관되어 있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좀 더 많은 경험적인 연구들을 통하여 이 들 모형을 통합하여 좀 더 전통적인 진단관점에 의한 망상 분류보다는 인지기능적 유사성을 가진 망상 분류할 수 있다.

망상의 이론 모형 중에 이요인이론이 특정 망상에 대해서 가장 이론적으로 잘 설명하며 신경인지기능 관점에서 매력적인 것인 사실이다. 하지만 이요인이론은 상당히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그 실험적인 증거가 주로 Capgras망상에 국한된 경우가 많고 다른 종류의 망상에 대해서는 실험적 근거가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요인이론에서 신경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두 번째 요인의 해부학적 위치가 정확하게 국소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정신장애진단통계매뉴얼(DSM)이나 다른 진단 기준에서와 같이 망상을 협소하게 사고과정의 격리된 문제로만 보아야 할지(특히 belief-positive tradition) 망상과 연관된 스트레스나 다른 정서적 장애를 포함해야 할지도 문제가 된다. 특히 Bentall 등[9]과 Freeman과 Garety [26]는 주로 피해망상의 모형을 제시하며 부정적인 감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이들 모형은 피해망상에서는 비교적 잘 설명할 수 있지만 다른 종류의 망상까지 일반화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최근 평균수명의 증가로 치매를 포함한 뇌손상 질환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또 더불어 연관된 망상이 급격하게 증가됨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통합하여 증상별로 분류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아직도 미진한 것이 사실이다.

결 론

과거에는 전형적인 기능정신병 증상으로만 생각되었던 망상이 최근에는 뇌 손상을 동반하는 신경계질환에서 다양한 종류의 망상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망상들을 신경인지기능 모형을 구축함으로써 신경학적으로 이들 증상을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간의 상위 인지기능에 대한 깊은 통찰이 가능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모형을 통하여 환자나 환자 보호자에게 고통을 주는 이 증상을 좀 더 이론적이고 체계적으로 인지신경치료 방법을 만들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모형을 좀 더 정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임상가가 망상을 가진 환자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이고 정확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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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Schematic explanation for two factor theory of delusions.

Table.

Comparison of the German and French approach to the study of misidentification phenomena

German approach French approach
Nature of the phenomena Symptom Syndrome or symptom complex
Explanation Explainable in terms of normal physiology or perception or of recognition (continuity model) Inexplicable in terms of normal physiology or perception or of recognition (discontinuity model)
Forms of the phenomena Delusion, illusion, hallucination, memory disturbance, etc Delusion only
Perceptual disturbance May have a role in production of misidentification Has no role
Basis for classification Form of the symptom Contents of the symptom
Past history of psychosis Rare Very common
Prevalence Common R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