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 해마의 혈관염을 보인 신경베체트병에서 발생한 Fregoli증후군

Fregoli Syndrome Due to Right Hippocampal Vasculitis in Neuro-Behcet’s Disease

Article information

J Korean Neurol Assoc. 2015;33(1):40-43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February 1, 2015
doi : http://dx.doi.org/10.17340/jkna.2015.1.10
Department of Neurology, Chonbuk National University Medical School, Jeonju, Korea
aDepartment of Neuropsychological Laboratory, Chonbuk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Jeonju, Korea
서진영, 김태우, 유애영a, 신병수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a전북대학교병원 신경인지기능검사실
Address for correspondence: Byoung-Soo Shin, MD Department of Neurology, Chonbuk National University Medical School, 20 Geonji-ro, Deokjin-gu, Jeonju 561-712, Korea Tel: +82-63-250-1896 Fax : +82-63-251-9363 E-mail: sbsoo@jbnu.ac.kr
received : July 3, 2014 , rev-recd : October 15, 2014 , accepted : October 15, 2014 .

Trans Abstract

We report a 40-year-old man with known neuro-Behcet’s disease who showed Fregoli syndrome after a seizure attack. A patient with Fregoli syndrome strongly believes that the psychological identity of a familiar person remains unchanged while at the same time there is a marked change in physical identity. The anatomical basis of Fregoli syndrome is still unclear; our patient showed right hippocampal vasculitis in MRI and frontal dysfunction in neuropsychological testing.

Fregoli증후군은 망상적착오증후군(delusional misidentification syndrome)의 한 아형으로, 환자는 현재 대면하고 있는 낯선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 모습을 위장하고 나타나거나 그 사람의 복제품이라는 망상을 나타낸다[1]. 발생 기전으로 다양한 심리학적, 신경해부학적 가설이 제시되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불분명하다. 저자들은 우측 해마에 혈관염을 보이면서 경련 발작 이후 Fregoli증후군을 나타낸 신경베체트병 환자를 경험하였기에 신경해부학적인 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40세 남자가 처음 발생한 경련발작을 주소로 응급실에 왔다. 오른손잡이로 최종 학력은 대졸이었고 직업은 토목 설계사였다. 환자는 3년 전 우측 반신의 감각 이상으로 좌측 시상을 침범한 신경베체트병을 진단받았고 4개월 후 좌측 교뇌, 상소뇌각, 기저핵에 새로운 병변이 재발하여 다른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다. 이후 환자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다가 경련발작이 발생하여 응급실을 방문하였다. 환자는 발작 5일 전부터 기억력이 저하되어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응급실에서 생체징후는 정상이었고 기억력 장애를 제외한 다른 신경계장애는 없었다. 혈액검사는 모두 정상이었고, 뇌척수액 검사에서 백혈구 24/mm3, 단백질 45.3 mg/dL, 포도당 73 mg/dL 이었다.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에 대한 지표는 음성이었다. 뇌자기공명영상에서는 우측 해마에 국한되어 부분적으로 조영증강 되는 새로운 병변을 발견할 수 있었다(Fig. A-E). 뇌파검사는 정상이었다. 환자의 과거력과 검사결과들을 종합하여 신경베체트병에 의한 혈관염으로 진단하고 스테로이드와 항경련제를 투여하였다.

Figure.

The serial brain MRI of the patients. The axial-FLAIR image (A) shows high signal intensity in right hippocampus. Diffusion weighted image (DWI) (B) and ADC map (C) show also right hippocampal lesion. Axial (D) and coronal (E) T1-enhanced images reveal partial enhanced lesion in right hippocampus. Two weeks after high dose steroid treatment, brain MRI lesion (F) in the right hippocampus is completely resolved.

입원 후 환자는 병문안을 온 지인들과 대화를 잘 나누었으나 그들이 돌아간 직후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우기거나, 방금 자신이 한 말을 잊어버리는 등 단기기억의 장애가 심했다. 입원 5일 이후 환자는 모든 낯선 사람들을 이전에 알던 사람이라는 망상과 그들에 대한 과도한 친밀함을 나타냈다. 병실의 환자들을 외할머니, 동네사람이라고 했으며 병실 밖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커피를 마시게 동전을 달라고 요구했고 심지어 회진 때 의료진을 동창생이라며 반기기까지 했다. 또한 환자는 다른 환자의 이름표를 보고 모두 자신이 만들었다며 가져가려는 행동을 보였다. 또한 환자는 장소에 대한 착오를 종종 나타내어 병실에 있으면서도 자신이 집에 있거나 학교에 있다고 하였다.

환자는 서울신경심리선별종합검사(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에서 주의집중능력, 언어능력, 시공간인식 및 구성능력은 정상 범위의 수행을 보였다. 그러나 언어적, 시각적 기억능력을 보기 위해 실시한 서울언어학습검사(Seoul Verbal Learning Test)와 레이복잡도형검사(Rey-Osterrieth Complex Figure Test)에서, 지연회상과 재인검사에서 단어와 도형 모두 단 하나의 항목도 기억하지 못하였다. 전두엽수행기능을 측정하는 연상단어구술검사(Controlled Oral Word association Test)와 스트룹검사(Stroop Test)에서도 유의한 기능저하가 관찰되었(Table 1). 2주 뒤 뇌자기공명영상을 추적 검사하였고 우측 해마의 조영증강 되는 병변은 소실되었다(Fig. E). 환자는 기억력, 지남력에서 다소 호전을 보였으나 착오 증상은 남아 있는 상태로 퇴원하였다.

Neuropsychological tests results. Immediate, delayed recall and recognition of verbal and visual information are prominently reduced. Result of semantic, phonemic word fluency test and stroop test also showed significant functional decline.

고찰

망상적착오증후군과 관련된 병변의 위치로는 얼굴에 대한 시각기억이 저장되어 있는 “face specific area”가 존재하는 우측 방추형이랑(fusiform gyrus)과[1], 시각기억의 선택, 재생과 관련한 실행기능을 담당하는 우측 전전두엽이[2] 널리 알려져 있다.

망상적착오증후군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은 원인을 얼굴의 인지와 관련된 구조의 손상 또는 이들 사이의 단절(disconnection)을 통하여 설명한다[3]. 얼굴 인식에는 각기 다른 두 가지 과정이 작용하는데 하나는 얼굴의 모양을 지각한 후 저장되어 있는 시각기억과 비교하여 대상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과정(overt facial recognition)이며 우측 방추형이랑이 이를 담당한다[1]. 다른 하나는 인식된 얼굴에 대한 친밀함을 포함한 감정적인 기억을 회상하는 과정(covert facial recognition)으로 변연계의 편도(amygdala)가 주된 역할을 담당한다[4,5]. 망상적착오증후군의 가장 흔한 아형인 Capgras증후군에서는 overt facial recognition은 유지되어 있으나 covert facial recognition이 손상되어, 얼굴이 누구인지 인식할 수는 있으나 대상과 관련된 친밀한 감정은 느낄 수가 없다. 따라서 환자는 이러한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하여 대상을 복제품이나 사기꾼으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 반면 Fregoli증후군에서는 이와 반대로 처음 보는 사람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 모습을 바꾸어 나타났거나, 실제 대상의 복제품이라는 망상을 보인다. 앞서 기술된 이론을 바탕으로 Fregoli증후군을 설명하기 위하여 Capgras증후군은 측두엽-변연계 연결이 단절되어 발생하고, Fregoli증후군은 이러한 연결이 항진되어 발생한다는 가설이 제시되었으나[6] Fregoli증후군에서는 뇌영상검사나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이를 뒷받침할 만한 보고들이 없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 환자는 간병하는 가족과 병문안을 온 지인들의 얼굴을 인식하는데 문제가 없었으므로 overt facial recognition은 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처음 보는 다른 환자와 의료진의 얼굴을 외할머니, 동네사람, 동창생들로 착각하였다. 이는 covert facial recognition이 과도하게 항진되면서 대면하는 대상이 낯선 사람이라는 overt facial recognition의 결과를 압도하는 상황으로 생각된다. 환자의 병변은 우측 해마에 국한되어 있고 편도를 침범한 증거는 저명하지 않아 제시된 이론의 직접적인 근거가 되기에는 불충분하다. 다만 본 증례와 유사한 보고에서 뇌자기공명영상이 정상이면서도 반복적인 측두엽뇌전증발작 후 Fregoli증후군이 발생하여, 측두엽뇌전증발작의 시간적 경과와 관련된 신경가소성을 통한 시각인지경로와 편도 사이에 잘못된 연접의 형성이 발생기전으로 제시되었다[7]. 이러한 연접이 형성된 경우 벨마비 환자의 후유증인 연합운동(synkinesis)처럼 대상의 시각적 감지가 시각기억과의 비교를 거치지 않고 친밀함을 담당하는 구조의 무조건적인 흥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인데, 우리 환자는 측두엽뇌전증뿐 아니라 신경베체트병이라는 가역적 경과를 보이는 병변이 동반되어 비정상적 연접 형성의 원인이 될 개연성은 더 높아 보이지만 이를 객관적인 검사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망상적착오증후군에 대한 다른 이론으로 우측 전전두엽의 기능 이상이 제시되어 있다. 단절이론만으로는 해당 구조가 손상된 환자들 중 극히 일부에서만 증상이 발생하는 것과 “모르는 사람인데 아는 사람처럼 친밀함이 느껴진다” 정도의 느낌을 넘어서 망상에 가까운 믿음이 생기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다른 해부학적 구조의 부가적인 이상이 의심되었고 대표적인 구조가 전전두엽이다[2]. 우측 뒤가쪽전전두엽은 지각과 감정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을 때 mental fluency, cognitive set shift 등의 과정을 통하여 갈등을 해결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적절한 인지를 가능하게 한다[3]. 그러나 뒤가쪽전전두엽의 기능저하가 있는 경우 이러한 차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망상적 사고를 하게 된다. 실제 뒤가쪽전전두엽의 과소활동이 있는 조현병(schizophrenia) 환자에서 망상적착오증후군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측 전두엽의 외상뇌손상 이후 Fregoli증후군이 발생했던 보고들은 이러한 이론의 근거가 된다[3]. 우리 환자의 구조적 병변은 우측 해마에 국한되어 있으나 기능적 이상은 이를 넘어선 광범위한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신경심리검사에서 cognitive set shifting을 보는 연상단어구술검사, 스트룹검사에서 저조한 수행이 증명되어 전전두엽이 기능적으로 불활성화되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적 이상 정도의 차이는 구조적 손상이 있는 환자의 일부에서만 증상이 발생하는 이유도 설명할 수 있다.

한편 우리 환자가 보인 착오 증상이 우측 측두엽뇌전증으로 인한 단순한 발작후혼동 또는 비경련뇌전증지속상태는 아닌지 의심해 볼 수도 있다. 측두엽뇌전증 환자에서 발작 후 대상에 대한 과친밀성(hyperfamiliarity)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지 않고 이러한 환자들에서 우측 측두엽의 우세성이 보고되는 점은 우리 증례와 유사하나, 대부분의 보고에서 이러한 증상은 단지 수초에서 수분간 지속되었으며 친밀함을 넘어서 대상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는 증상이 고착된 경우는 발견하기 어렵다[8]. 또한 응급실에서 촬영한 뇌파가 정상이었고 이후 항경련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였으며 의식 수준은 명료하였다는 점에서 비록 뇌파를 반복 검사하지는 못했으나 뇌전증지속상태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측두엽뇌전증수술 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발작의 재발 없이 과친밀성만을 지속적으로 보인 보고도 있어[8], 측두엽뇌전증에서조차 과친밀성이 단순한 발작후혼동이 아닌 만성적인 과정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근본적으로는 Fregoli증후군과 과친밀성 모두 임상 증상만을 바탕으로 진단되며, Fregoli증후군의 증상 발생에 대상에 대한 친밀성 증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원인이 되는 병변의 위치가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이들을 같은 기전을 공유하는 동일한 스펙트럼 상의 증상으로 봐야 할지, 망상의 유무에 따라 엄격히 구분해야 할지도 의문이다.

얼굴의 친밀함을 인식하는 과정은 다양한 구조들이 복잡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각각의 구조들의 역할과 이들 사이의 연결이 명백히 밝혀져 있지 않다. 따라서 본 증례가 보인 Fregoli증후군의 원인 또한 기존의 이론들을 바탕으로 한 가능성의 제시일 뿐 각각의 구조적 이상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했는지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향후 Fregoli증후군의 정확한 발생기전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환자들이 보이는 증상들을 종류와 정도에 따라 세분하여 해부학적 및 기능적 신경영상과 비교하는 후속 연구들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References

1. Hudson AJ, Grace GM. Misidentification syndromes related to face specific area in the fusiform gyrus. J Neurol Neurosurg Psychiatry 2000;69:645–648.
2. Moriyama Y, Muramatsu T, Kato M, Mimura M, Akiyama T, Kashima H. Frégoli syndrome accompanied with prosopagnosia in a woman with a 40-year history of schizophrenia. Keio J Med 2007;56:130–134.
3. Feinberg TE, Roane DM. Delusional misidentification. Psychiatr Clin North Am 2005;28:665–683.
4. Farovik A, Place RJ, Miller DR, Eichenbaum H. Amygdala lesions selectively impair familiarity in recognition memory. Nat Neurosci 2011;14:1416–1417.
5. Bruce V, Young A. Understanding face recognition. Br J Psychol 1986;77:305–327.
6. Ramachandran VS, Blakeslee S, Sacks OW. Phantoms in the brain: Probing the mysteries of the human mind 1stth ed. New York: William Morrow; 1998. p. 121.
7. Sachdev P. Schizophrenia-like psychosis and epilepsy: the status of the association. Am J Psychiatry 1998;155:325–336.
8. Amlerova J, Cavanna AE, Bradac O, Javurkova A, Marusic P. Hyperfamiliarity in patients with temporal lobe epilepsy. Epilepsy Behav 2012;24:33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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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The serial brain MRI of the patients. The axial-FLAIR image (A) shows high signal intensity in right hippocampus. Diffusion weighted image (DWI) (B) and ADC map (C) show also right hippocampal lesion. Axial (D) and coronal (E) T1-enhanced images reveal partial enhanced lesion in right hippocampus. Two weeks after high dose steroid treatment, brain MRI lesion (F) in the right hippocampus is completely resolved.

Table 1.

Neuropsychological tests results. Immediate, delayed recall and recognition of verbal and visual information are prominently reduced. Result of semantic, phonemic word fluency test and stroop test also showed significant functional decline.

Raw score %ile score Raw score %ile score
K-MMSE Memory
Orientation to time 0 <16 3 word registration recall 3/2 ≥16
 Orientation to place 5 ≥16 Seoul Verbal Leaning test (SVLT)
 Registration 3 ≥16 Immediate recalls 10 0.29
 Attention & Calculation 5 ≥16 Delayed recalls 0 0.29
 Recall 2 ≥16 Recognition(TP-FP) 0(0-0) 0.01
 Language and visuoconsruction 9 ≥16 Rey CFT copy
≥16 Immediate recalls 0 0.23
 Total score 24 0.01 Delayed recalls 0 0.34
Recognition(TP-FP) 1(0-1) 0.54
Attention Visuospatial funcions
 Digit span: Forwad 5 7.78 Interlocking pentagon 1 ≥16
 Backward 4 39.36 Rey CFT 34 55.96
Language & Related functions Frontal/Executive functions
 Spontaneous: Fluency Fluent Motor impersistence Normal
 Contents Normal Contrasting program 20 ≥16
 Repetition 15 ≥16 Co-no-go 20 ≥16
 Naming: S-K-BNT(A form) 13/15 55.57 fist-edge-palm Normal
 Reading Normal Alternating hand movement Normal
 Writing Normal Alternating square & triangle Normal
 Finger naming Normal Luria loop Normal
 Right-left orientation Normal Word fluency
 Body part identification Normal Animal 13 8.85
 Calculation 12 ≥16 Supermarket 6 0.84
 Praxis Normal Phonemic(ㄱ, ㅇ, ㅅ) 11 0.52
Stroop 78 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