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세균수막염은 전체 세균수막염의 약 5%로 흔하지 않다. 대표적인 재발세균수막염의 선행위험인자는 두부외상 병력과 면역 저하 등이 있다.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성인에서 재발하는 세균수막염은 뇌수막인접조직의 감염을 면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저자들은 코용종과 연관된 만성부비동염으로 3회 병발한 세균수막염 환자에 대한 경험을 하여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47세 남자가 내원 당일부터 발생한 고열과 두통으로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내원 2주전 상기도 감염 증상이 있었으나, 증상은 호전되는 추세에 있었다. 평소 코감기가 자주 있었으나 약제를 복용하면서 특별한 불편없이 지내고 있었다. 내원 당시 꾸준하게 복용하고 있는 약제는 없었다. 환자는 나이 33세와 42세 때 각각 세균 수막염이 있었으며, 치료 후 신경계 후유장애 없이 지내던 상황이었다(
Fig. 1). 그 외에 내과 병력과 과거 뇌수술 및 복부수술 그리고 면역저하를 유발할 만한 약물 복용력은 없었다.
방문 당시 혈압은 125/80 mmHg, 맥박 101회/분, 호흡수 18회/분, 체온은 40.3℃였다. 신경계진찰 소견상 의식이 졸림(drowsy) 수준으로 저하되고, 헛소리를 하는 혼동(confusion)을 보였으며 뚜렷한 경부강직이 확인되었다.
흉부 X-ray검사 및 심전도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었으며, 혈액검사는 혈색소 13.9 g/dL, 백혈구 15,100/µL (호중구 87.0%), 혈소판 222,000/µL, C-반응단백질(C-reactive protein) 7.0 mg/dL, 적혈구 침강속도(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13 mm/hr, 혈액요소질소(blood urea nitrogen) 14.8 mg/dL, 혈청크레아티닌(serum creatinine) 1.01 mg/dL이였고 바이러스간염 및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 관련 검사는 음성이었다. 소변검사에서 백혈구는 확인되지 않았다. 뇌 전산화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에서 우측 비강내 코용종(nasal polyp)으로 추정되는 병변이 확인되었으며, 뇌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에서도 코용종과 점막비후 소견이 확인되었다(
Fig. 2). 우측 비강내 용종은 2014년에도 확인되었던 소견이었다. 뇌척수액의 색깔은 노란색으로 보였으며, 압력 30 cmH
2O, 백혈구 2,117/mm
3 (호중구 96%, 단핵구 4%), 적혈구 6/mm
3, 단백질 145 mg/dL, 포도당 55 mg/dL (혈청 포도당 114.0 mg/dL)였다.
뇌척수액의 백혈구 수치가 1,000 이상으로 확인되고, 호중구의 비율이 우세하며 단백질 및 혈청과 뇌척수액의 포도당 비율을 근거로 세균수막염이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치료를 위해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 4 g/day) 및 반코마이신(vancomycin 2 g/day)을 투여하고 덱사메타존(dexametathone) 4 mg 하루 2회를 4일 동안 유지하면서 두통과 발열을 포함한 임상적인 소견은 개선되었다. 이후 뇌척수액배양 및 혈액배양검사에서 폐렴연쇄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이 동정되었다. 이외에 뇌척수액검사에서 다른 감염의 증거인 바이러스감염(herpes simplex virus I & II, cytomegalovirus, enterovirus)이나 결핵감염(Mycobacterium tuberculosis polymerase chain reaction, acid-fast bacilli)은 확인되지 않았다.
첫 번째 세균수막염으로 입원하였을 때(나이 33세)는 뇌척수액은 백혈구 3,888/mm3 (호중구 60%), 적혈구 30/mm3, 단백질 180 mg/dL, 포도당 비율 0.25 (cerebrospinal fluid [CSF] glucose/serum glucose, 30/120)였다. 항생제 치료는 암피실린/설박탐(ampicillin/sulbactam 7 g /day) 및 세포탁심(cefotaxime 2 g/day)을 2주간 투여하면서 특별한 문제없이 치료하였다. 두 번째 세균수막염 진단시(나이 42세)에는 뇌척수액은 백혈구 2,765/mm3 (호중구 45%), 적혈구 4/mm3, 단백질 197 mg/dL, 포도당 비율 0.12 (CSF glucose/serum glucose, 14/113)였다. 항생제 치료는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 4 g/day)과 반코마이신(vancomycin 2 g/day)을 10일 간 유지하였다. 당시 치료 중 세프트리악손에 의한 피부 병변이 확인되어 항생제 치료를 10일간만 유지하였다. 뇌 영상에서 발견되었던 코용종은 본원에서 치료한 두 번째 세균수막염 시에 확인된 소견이었다. 추가적인 문진에 의하면 환자는 젊은 시절부터 자주 코막힘과 코감기 증상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세 번째 세균수막염을 치료하는 동안에도 재원 7일째 환자의 입 주위와 가슴 주위에 수포가 발생하였다. 추가적인 문진 결과 이전 세균수막염의 항생제 치료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세프트리악손에 의한 부작용이라고 판단하여 항생제를 리네졸리드(linezolid 1.2 g/day)로 변경하여 5일 동안 유지하였다. 이후에 점진적으로 피부 병변이 호전되었으며, 신경계증상이나 전신 증상의 악화없이 치료는 마무리되었다.
재발세균수막염에 대한 원인규명을 위하여 보체결핍 및 면역글로불린검사를 하였으나 모두 정상범주로 확인되었다. 또한 심장의 구조적 혹은 기능적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흉벽경유 및 식도경유심초음파를 진행하였으나,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확인된 코용종의 위치가 벌집동(ethmoid sinus)에 위치하고 코용종을 중심으로 한 염증성병변이 체판(cribriform plate)에 인접해 있어 코용종과 동반된 벌집굴염이 반복적 세균수막염을 발생시킨다고 판단하였다(
Fig. 2).
이에 항생제 치료 완료 후 이비인후과 협진 수술하에 코용종을 제거하였다. 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코안뇌탈출증(intranasal encephalocele)에 대한 감별을 시행하였으나, 제거된 코용종의 병리 소견은 염증코용종(inflammatory nasal polyp)으로 확인되었다. 항생제 및 수술 치료 이후에 환자는 자주 있었던 상기도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현재까지 추가적인 세균수막염은 없는 상황이다.
고 찰
본 증례는 33세부터 48세까지 세균수막염이 3차례 발생한 환자로 두부외상 병력이나 면역저하질환, 구조적 심장이상 증거가 없었다. 잠재적 유발요인으로 체판 근처에 있는 코용종이 벌집굴염을 야기시키는 것으로 보았다. 이에 해당 뇌수막인접조직의 감염이 체판을 통해 중추신경내로 파급되면서 일어나는 세균수막염으로 판단해 이를 수술 제거하였다.
재발 세균수막염은 전체 세균수막염 발생의 5-6%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정한 유발요인이 없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1,
2]. 재발 세균수막염의 유발요인들은 두부외상의 과거력, 뇌척수액 누공, 면역력저하, 뇌수막인접조직의 감염, 중이염이나 부비동염 등이 있으며 뇌척수액누공이 없는 두부외상 병력이 있는 경우가 확인되기도 한다[
3].
성인에서 발병하는 재발세균수막염은 뇌수막인접조직 감염에 의한 비중이 높다[
4]. 재발세균수막염을 일으키는 뇌수막인접조직 감염의 분포는 만성중이염이 대부분(74%)으로 확인되었고, 나머지는 만성부비동염(13%)과 만성골수염(13%) 순으로 확인되었다.
코용종의 유병률은 1-4%로 흔하지 않으며,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5]. 소아에서 발견되는 코용종은 성인에 비해 매우 드물고, 코용종으로 추정되는 병변이 있을 경우 코안뇌탈출증의 가능성이 있음으로 조직검사를 통하여 확인해야 한다[
6]. 코용종은 일반적으로 성인에서 발병하는 만성부비동염과 연관이 있다[
7]. 또한 코용종을 동반한 만성부비동염은 코용종이 없는 만성부비동염과 비교하여, 증상이 더 심한 경향이 있다[
6]. 코용종을 동반한 만성부비동염의 경우 코용종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질환의 경과와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8].
본 증례 환자는 소아 및 청소년 시절에는 세균수막염의 병력이 없었다. 세 차례 모두 성인에서 발생한 재발세균수막염으로 입원하였을 때마다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하면서 특별한 후유장애 없이 치료가 종료되었다. 두 번째 세균수막염 발생시 재발세균수막염에 대한 잠재적 유발요인으로 코용종을 동반한 벌집굴염이 의심되어 수술을 권하였으나 환자 거부로 진행되지 않았다.
48세 때 발생한 세 번째 세균수막염에도 재발 감염원인을 확인하기 위하여 심장초음파검사 및 보체, 면역글로불린검사를 시행하였으나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었다. 또한 추가적인 두부외상 병력 및 복부외상에 의한 비장제거 병력이나 알코올 및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과도한 약물 복용력도 없었다. 세 차례 입원을 하면서 시행한 HIV 및 매독선별검사도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었다.
본 증례의 경우 두개강내 누공이나 두개골결손이 없음에도 체판에 인접한 코용종과 연관된 벌집굴염증이 체판을 통하여 중추신경 내부로 침투하여 감염이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외상으로 인한 두개골결손으로 재발성 세균수막염이 본 학술지에 보고된 바 있으나, 비외상에 의한 재발세균수막염의 성공적인 치료 및 예후에 관련된 보고는 없었다[
9].
본 보고는 처음 뇌수막염이 진단되었을 때 코용종을 동반한 부비동염이 당시 영상에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뇌 영상의 하단부위가 해당 부위까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력청취상 젊은 시절부터 부비동염 증상을 시사하는 진술이 있어 처음 발생한 감염부터 뇌수막인접조직 감염으로 인한 세균수막염의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각각의 재발세균수막염의 시점이 6년과 9년의 시간 간격이 있다. 이는 최근에 보고된 여러 재발세균수막염의 시간 간격(중앙값 5년[2-15])과 비교하여 크게 다르지 않다[
3]. 또한 이러한 재발감염이 임상적으로 항생제 투여 기간과 완전한 호전을 고려하였을 때 세균수막염이 부분 치료(partially treated)되어 재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마지막 세균수막염 이후로 2년 이내 경과한 상황임으로 추가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증례는 두부외상력이 없고, 면역기능이 정상인 성인에서 코용종이 동반된 만성부비동염으로 인한 3회 발생한 세균수막염이다. 또한 병리 소견이 염증코용종으로 확인된 증례로, 해당 환자는 코용종제거 수술 이후에 만성적인 코감기 증상 개선과 추가적인 세균수막염의 발병이 없어 공유할 만한 증례로 사료되어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