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l Assoc > Volume 41(1); 2023 > Article
지주막하공간을 침범한 석회화신경낭미충증에 의한 국소뇌전증 지속상태

Abstract

Neurocysticercosis is the most common parasitic infection of the nervous system. However, the improvement in public health made the prevalence of neurocysticercosis low. Neurocysticercosis may have symptoms such as seizures, headache, and hydrocephalus, and calcified neurocysticercosis is generally known to be asymptomatic and inert. Also, status epilepticus associated with neurocysticercosis has been rarely reported. Therefore, we report a case of focal status epilepticus caused by calcified neurocysticercosis that invaded the subarachnoid space, which is uncommon pathophysiology of neurocysticercosis.

낭미충증은 유구조충(Taenia solium)의 유충인 낭미충이 감염되어 유발되는 기생충질환으로 뇌, 근육, 피하조직 등에서 기생하며, 신경계에서 발견되는 기생충질환 중 가장 흔하다. 유구조충은 사람과 돼지를 숙주로 하여 생활사(life cycle)를 이어가는데, 유구조충에 감염이 된 돼지고기를 덜 익은 채로 먹거나 분변-구강경로(fecal to oral route)를 통해 사람 간에 전파된다. 따라서 위생 상태 및 보건의료 접근성과 낭미충증의 발병률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최근에는 개발도상국이나 열대지방에 국한되는 질병의 분포 특성을 보이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정수준 이상의 공중위생 체계를 갖춘 국가에서는 위험성이 낮은 편이다[1].
낭미충이 신경계로 전파된 경우를 신경낭미충증(neurocysticercosis) 이라고 하며 병변의 위치, 개수 및 숙주의 면역 반응에 따라 두통, 뇌압상승, 수두증, 경련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1]. 그러나 현재 국내의 진료 환경에서 증상이 발현되는 신경낭미충증을 경험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대부분은 뇌영상검사상 우연히 발견되는 무증상석회화 병변이다.
본 증례에서 저자들은 임상적으로 증상 발현 빈도가 드물고 불활성한 특성으로 알려져 있는 석회화된 신경낭미충증이 지주막하공간을 침범하여 유발된 국소뇌전증지속상태를 경험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87세 여자가 내원 하루 전부터 일시적으로 멍해지면서 침을 흘리는 모습과 함께 내원 당일부터 반복적으로 좌측 얼굴이 움찔거리는 양상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고혈압, 당뇨가 있었으며 40년 전 뇌 기생충감염으로 치료받은 이후부터 페니토인 300 mg/d를 복용 중이었고 평소 보조기 도움으로 보행 가능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내원 당시 활력 징후는 혈압 125/84 mmHg, 맥박 107회/분, 체온은 37.3℃였으며 신경계진찰에서 뇌신경검사, 근력검사, 감각검사, 심부건반사, 소뇌기능검사상 특이 소견은 없었다. 의식수준은 졸린 상태였고 의식 변화 없이 좌측 안면과 상지에 수십 초 정도 지속되는 간대경련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혈액검사에서 백혈구는 12,800/μL로 상승되어 있었으며 혈청 나트륨은 130 mmol/L로 경도의 저나트륨혈증이 보였고 혈중요소질소는 15 mg/dL, 크레아티닌은 0.5 mg/dL로 정상이었다. 뇌척수액검사에서는 백혈구 1/μL, 혈당은 116 mg/dL로 정상이었으며 단백질은 84.2 mg/dL로 상승되어 있었다. 뇌척수액 Immunoglobulin G는 10.43 mg/dL로 상승되어 있었으며 올리고클론띠(oligoclonal band)는 음성이었다. 혈액 및 뇌척수액에서 바이러스, 세균, 결핵, 진균 감염에 대한 배양검사는 모두 음성이었으며 아데노신탈아미노기효소(adenosine deaminase, ADA)는 1.3 U/L로 정상이었다. 유구낭미충, 스파르가눔, 폐흡충, 간흡충증의 뇌척수액 IgG는 정상이었고 대변검사에서도 기생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항중성구세포질항체는 음성이었으며, 항카디오리핀항테, 항이중나선DNA항체, 항인지질항체, 항핵항체 및 C3, C4, 류마티스항체는 정상 범위였다.
뇌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은 1 cm 미만의 다발석회화병변이 우측 측두엽을 포함하여 뇌 전반적으로 6개가 확인되었으며 뇌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은 확산강조영상(diffusion weighted imaging)과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fluid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imaging)에서 우측 뇌섬엽(insular cortex)의 고신호강도가 관찰되었다. T1 강조영상 및 고해상도혈관벽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는 우측 실비우스틈새(sylvian fissure) 주위의 지주막염 및 우측 중대뇌동맥의 조영증강이 확인되었다(Fig. 1).
로라제팜 반복 정주에도 불구하고 경련이 지속되어 레베티라세탐 부하용량을 투여하였고, 이후에 경련 빈도와 강도가 다소 감소하였으나 완전 소실되지는 않아 지속뇌파 모니터링(continuous EEG [electroencephalography] monitoring)을 시행하였다. 뇌파상 우측 전측두엽에서 시작되는 발작뇌파(ictal EEG)가 반복되어 토피라메이트, 라코사마이드를 추가하였으며 이후 48시간 동안 경과관찰 과정에서 경련은 소실되었으나 뇌파는 기존의 우측 전측두엽에서 시작되는 발작뇌파에서 전반적인 리듬델타활동(rhythmic delta activity)으로 변화된 양상으로 지속되어 복합 항경련제를 유지하였다(Fig. 2). 1주 후 추적 관찰한 뇌파에서 리듬델타활동의 소실 및 정상 배경파로 회복된 것을 확인하고 항경련제 감량을 시작하여 최종적으로 레베티라세탐 500 mg/d만 유지하였다(Fig. 2).
상기 결과를 고려하였을 때 중추신경계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을 시사하는 소견이 없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뇌 MRI에서 유사한 소견의 특징을 가진 결핵뇌수막염도 흉부 CT에서 결핵 소견이 없는 점, 뇌척수액 ADA가 정상인 점등을 고려하여 감별진단에서 제외하였다. 따라서 우측 측두엽 석회화병변에서 시작하여 주변 지주막하공간을 침범하는 신경낭미충증으로 진단하였고 뇌전증지속상태에 대한 치료를 유지하면서 2주간 알벤다졸 800 mg/d 및 메틸프레드니솔론 1 g을 5일간 정주하였고 이후 스테로이드 경구 감량을 병행하였다. 그 결과 차츰 환자의 의식 수준이 호전되어 각성 상태로 유지되었으며 정상적인 지남력 및 대화에 문제없는 상태로 회복되어 입원 한 달 후 퇴원하였다.

고 찰

위생 및 생활 수준이 전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생충질환의 특성상 신경낭미충증은 주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 현재에도 유행하는 질환이나, 현재 우리나라는 보건 위생 수준의 향상 및 충분한 구충제 전파를 통해 신경낭미충증의 임상 경험은 많이 감소한 상태이다. 뇌 CT에서 발견되는 다발석회화 병변을 통해 기생충 감염의 과거력을 짐작하는 정도이며 유증상인 경우도 적어 신경낭미충증으로 인한 신경계 질환의 보고가 최근에는 드물다.
신경낭미충증은 신경계에 낭미충 감염 후 소포기(vesicular stage), 교질기(colloid stage), 과립기(granular stage) 그리고 석회화기(calcified stage)의 4단계의 조직학적 변화 과정을 거친다[2]. 단계별로 증상 발현 빈도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에 가장 흔히 관찰되는 석회화기는 최근까지도 무증상에 비활성적인 단계로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 여러 연구에서 석회화기의 신경낭미충증에서 나타나는 여러 신경계 증상들에 대한 보고를 통해 임상적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3].
신경낭미충증에 의한 경련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전을 통해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병변 자체에 의한 직접적 효과와 낭미충으로 유발된 염증으로 인한 간접적 효과에 의해 발생될 수 있는데, 소포기 또는 과립기 단계의 병변에서 시작된 염증은 감염 초기 경련의 원인이 되며 이후 지주막하 신경낭미충증으로 인한 혈관염과 혈전으로 인해 발생한 뇌경색으로 인해 경련을 유발할 수 있다[4]. 석회화기에서는 병변 주위에서 발생되는 부종, 칼슘의 독성, 종괴 효과로 인한 직접적인 뇌조직 손상 및 병변 내에 잔존되어 있는 항원에 대한 숙주의 면역 반응들이 경련의 기전과 관련이 있다[5]. 또한 이 증례에서 특히 일시적인 경련이 아닌 뇌전증지속상태로 발현된 것은 병변 위치에 따른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뇌종양 및 중추신경계 감염에 의한 뇌전증지속상태는 각각의 원인질환에 따라서 발생에 차이를 보이게 되나 병변의 위치 또한 발생 빈도의 중요한 요인이다. 두 질환 모두 뇌전증지속상태는 전측두엽에 병변이 위치할 경우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6,7], 본 증례에서도 뇌섬엽을 중심으로 전측두엽에 병변이 위치한 것이 뇌전증지속상태로 증상 발현하게 된 하나의 기전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신경낭미충증의 조직학적 변화에 따른 특성뿐만 아니라 감염의 위치에 따라 증상의 발현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뇌실질에 위치하는 경우에는 경련이나 두통, 국소신경학적 징후가 주로 나타나며 지주막하공간에 위치하는 경우에는 경련 및 뇌압 상승, 인지기능 저하, 수두증 및 혈관염 등으로 나타난다[8]. 특히, 지주막하공간 침범은 신경낭미충증에서도 중증도가 높은 형태로, 심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 뇌수막신경낭미충증(meningeal cysticerci)으로 진행하는데 뇌영상 소견상 연수막비후 및 주변의 혈관 조영증강이 관찰된다[2]. 그리고 임상적으로도 지연성의 증상 발현의 특징을 보이는데 이는 일반적인 신경낭미충증의 감염과는 달리 지주막하를 침범하는 경우에는 구조적으로 비정상적으로 느린 증식 과정을 거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주막하공간을 침범한 신경낭미충증 34명의 환자 증례 보고에서 감염의 추정 시기와 증상 발현 시기의 간격이 평균적으로 10년이었으며 가장 긴 간격은 26년이었다[9]. 따라서 본 증례에서도 40년 정도의 지연성으로 임상 발현이 된 것은 신경낭미충증의 지주막하공간 침범과정에서 상기의 병리적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치료는 병변의 위치, 영상 및 병리 소견에 따라 결정된다. 무증상이며 주변의 부종 없이 석회화만 있는 경우에는 구충제의 적응증이 되지 않으며, 경련 등의 증상이 있으면 대증치료 정도만 필요하다. 신경낭미충증에 대한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뇌실질에 위치한 신경낭미충증에서 생존하고 있는 낭미충이 확인되거나 육아종과 같이 단독 조영증강 병변(single enhancing lesion)이 관찰될 때이며, 뇌실질 외에 병변에서는 지주막하공간이 침범된 경우이다. 이상의 경우에 경구 알벤다졸 또는 프라지콴텔과 함께 스테로이드 치료를 권고하고 있으며, 뇌수조 내에 병변이 위치할 때는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 되고 불가능한 경우에 한해서 구충제 치료를 하게된다[10].
본 증례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간과하기 쉬운 신경낭미충증이 뇌전증지속상태로 발현한 증례의 경험을 보고하였다. 과거에 감염된 후 남아 있었던 석회화 병변에서 지연성으로 유발된 염증 반응이 지주막하공간으로 퍼지면서 뇌 MRI에서 주변의 혈관 및 지주막에 조영증강이 되고 이로 인해 경련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구충제와 스테로이드로 적절한 치료를 통해 고령에서 발생한 신경계 감염과 뇌전증지속상태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양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증례를 통해 신경낭미충증의 석회화가 다양한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한다면 감별 진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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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White AC Jr, Coyle CM, Rajshekhar V, Singh G, Hauser WA, Mohanty A, et al. Diagnosis and treatment of neurocysticercosis: 2017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by the Infectious Diseases Society of America (IDSA) and the American Society of Tropical Medicine and Hygiene (ASTMH). Clin Infect Dis 2018;66:e49-e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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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A) Brain computed tomography shows calcified lesions located in the right temporal lobe adjacent to the insular cortex. (B) T1-weighted image with gadolinium enhancement shows contrast enhancement findings of right insular cortex and right middle cerebral artery M2 division, suggesting arachnoiditis. (C) Diffusion weighted image, high signal intensity in the right insular cortex, presumed to be a seizure-related lesion. (D, E) Vessel wall magnetic resonance imaging represents a diffuse enhancement of the right middle cerebral artery M2 d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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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A) Ictal EEG was initiated with right frontotemporal rhythmic alpha (arrow), followed by propagation to the central area (arrowhead). (B) Ictal activity spread to the right parietal area and was terminated with theta to delta rhythm of semi-rhythmic spike and wave mixture pattern (arrow). Muscle artifacts elicited by the left facial clonus are also shown. (C) EEG on the third day of admission, clinically seizures have ceased, but a general semi-rhythmic delta accompanied by unrecovered consciousness was observed. (D) Ictal EEG arising from the right frontotemporal area and generalized rhythmic delta activity disappeared on the seventh day of admission. EEG; electroencephal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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