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l Assoc > Volume 39(4); 2021 > Article
두통과 양측 외전신경마비를 보인 중심성 두개저 골수염
양측 외전신경마비는 드물게 관찰되는 뇌신경마비로, 직접적인 제6번 뇌신경의 손상보다는 두개내압상승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직접적인 손상은 대부분 외상에 의해 발생하며, 이외에도 혈관성 원인, 종양, 드물게 뇌염 또는 두개저 골수염과 같은 감염성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1,2]. 두개저 골수염은 드물지만 치명적인 감염성 질환 중 하나로, 환자들은 주로 심한 두통과 뇌신경마비를 호소하며 특히 외이도염 없이 발생하는 중심성 두개저골수염(central skull base osteomyelitis)에서는 뇌신경마비 중 외전신경마비가 가장 흔히 관찰된다[3]. 저자들은 두통과 양안 복시를 주소로 내원, 중심성 두개저 골수염으로 진단받고 수술적 치료 및 항생제 치료를 병행하여 호전된 환자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39세 남자가 약 6주 전부터 발생한 두통으로 신경과 외래에 왔다. 처음 두통은 다른 동반 증상 없이 뒷목과 후두부 주변에 발생하였으며, 기침이나 발살바 수기에 악화하지 않았다. 이에 지역병원에서 뇌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을 시행하였으나 특이 소견은 없었다. 대증 치료를 유지하였으나 두통은 호전되지 않았으며, 내원 약 3주 전 원거리 주시 시 양안의 수평 복시가 발생하였고, 내원 약 1주 전부터는 말이 다소 어눌하고 보행 시 비틀거림이 있어 상급병원으로 의뢰되었다. 과거력에서 환자가 알고 있는 기저질환은 없었다.
신경계진찰에서 환자의 의식상태는 다소 기면상태였으나 반복된 지시에는 적절히 반응하였다. 뇌신경진찰에서는 양안의 외전장애(Fig. 1) 및 경도의 구음장애를 보였다. 근력검사는 정상이었으나 실조 보행이 관찰되었으며, 경부 강직이 의심되었다. 내원 당시 활력징후는 혈압 100/60 mmHg, 맥박 110회/분, 체온 38.6℃였다.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17,350/μL (4,000-9,900), 적혈구 침강속도 120 mm/h (0-12), C-반응단백이 190.76 mg/L (0-5)로 증가되어 있었다. 뇌척수액검사에서 뇌척수액은 혼탁하였고 검체가 잘 배액되지 않아 뇌압을 측정할 수 없었으며, 백혈구 428,780/μL (neutrophil 97%), 당 16 mg/dL (혈당 173 mg/dL), 단백 729.2 mg/dL로 확인되었다. 혈액 및 뇌척수액의 세균배양검사는 모두 음성이었으며, 당화혈색소가 7.7%로 확인되었다. 이과적 진찰에서 외이도염은 없었고, 가슴 X선에서는 패혈성 폐렴을 시사하는 소견이 관찰되었다. 뇌 MRI에서는 뇌실질의 뚜렷한 이상은 보이지 않았으나 두개저 중심부 주변으로 광범위한 골수의 신호강도 변화가 나타났으며 이는 제2, 3번 경추 주위에서도 확인되었고, 인두뒤공간과 경추 주위 등에서 농양이 관찰되었다(Fig. 2-A). 척수 MRI에서는 흉추, 요추 및 천추부의 척수 연질막이 광범위하게 조영증강되었으며, 특히 요천추부의 척수강 내 경막, 연질막, 말총부위 조영증강이 매우 두드러졌다(Fig. 2-B). 이에 환자는 광범위 항생제를 사용하며 두 차례 수술을 진행, 인두 뒤 농양의 절개배액 및 하부 흉추-천추부의 거미막 밑 농양 및 육아조직제거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중 척수강 내 고름과 육아조직으로 인해 뇌척수액 순환이 관찰되지 않았다. 수술 중 얻어낸 검체에서 메티실린감수성 황색포도알균(methicillin-susceptible Staphylococcus aureus)이 동정되었고, 이에 나프실린으로 항 생제를 변경, 총 8주간 유지하였다. 항생제 사용과 함께 환자의 두통, 발열이 모두 호전되었으며 혈액검사에서 염증 소견은 모두 정상화되었고 복시는 남아있는 상태로 퇴원하였다. 퇴원 후에는 경구용 항생제로 1달간 더 유지하였으며, 퇴원 1달째에도 환자 상태는 안정적이었다.

고 찰

두개저 골수염은 드물지만 치명적인 감염성 질환 중 하나로, 전형적으로는 외이도염의 합병증으로 염증이 측두골을 침범하여 두개저로 확산됨으로써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중심성 두개저 골수염은 부비동염이나 혈행성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나비뼈와 뒤통수뼈를 침범하여 경사대(clivus)를 중심으로 염증이 관찰된다[3]. 두 가지 모두 두통과 뇌신경마비를 호소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전형적인 두개저 골수염은 청력저하나 안면마비가 흔히 동반되는 반면 중심성 두개저 골수염에서는 경사대 및 Dorello’s canal의 침범으로 외전신경마비 및 하부 뇌신경마비가 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3,4]. 본 환자의 경우 처음에는 발열이나 뇌막자극징후 없이 두통이 단독으로 발생하였으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양안의 외전신경마비와 경도의 구음장애가 나타났다. 외전신경마비가 처음 나타났을 당시에도 기침이나 발살바 수기 등에 악화되지 않았고, 두통 및 염증 소견이 모두 호전된 이후에도 외전신경마비의 호전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뇌압상승에 의한 소견이 아닌 중심성 두개저 골수염에 의한 직접적인 침범으로 마비가 발생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척수 수술 당시 하부 흉추부 이하로 광범위한 고름 및 육아조직 형성을 보이며 뇌척수액 순환이 관찰되지 않았던 것을 보아 이로 인해 뇌척수액검사 시 뇌압을 측정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심성 두개저 골수염은 약 10%의 사망률을 보고하고 있으며[4], 뼈의 혈류와 산소공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원인들이 선행 요인으로 작용하여 면역저하자나 악성종양, 당뇨, 영양부족, 방사선 치료, 나이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본 환자의 경우 내원 후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당화혈색소가 7.7%로 측정됨으로써 당뇨가 확인되었다. 환자는 당뇨를 의심할 만한 다음, 다갈, 다뇨 또는 체중 감소 등이 없었고 병전 일상생활의 문제가 없어 진단받을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선행요인이 뚜렷하지 않은 두개저 골수염의 경우 미처 진단되지 않았던 당뇨나 악성종양 등이 함께 확인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부가적인 평가가 함께 필요할 수 있다.
중심성 두개저 골수염에서는 MRI에서는 두개저, 특히 경사대부위가 T1강조영상에서 저신호강도, T2강조영상에서 고신호강도를 보이며 강한 조영증강 소견을 보인다. 경사대 주위의 연조직이나 해면정맥굴까지 염증이 침범된 소견이 함께 보일 수 있다[5]. 영상 소견만으로는 악성종양 및 육아종성질환과의 감별이 어려울 수 있는데, 이 때 혈액검사에서 감염을 시사하는 소견이 확인되거나 조직검사를 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6]. 전형적인 두개저 골수염에서와 같이, 중심성 두개저 골수염에서도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과 황색포도알균(Staphylococcus aureus)이 주된 병원균이다[4]. 주 치료는 항생제 정주요법으로, 항녹농균효과가 있는 경험적 항생제를 사용한 후 배양검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로 교체한다. 상황에 따라 고압산소요법이나 수술적 조직검사 및 죽은 조직 제거 등을 부가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6]. 본 환자는 염증이 뒤통수뼈와 나비뼈뿐만 아니라 경추까지 침범하였으며, 주변 연부조직에 여러 농양이 관찰되었고 혈행성 감염을 시사하는 패혈성 폐렴도 확인되었다. 또한 척수강 내 고름 및 육아조직형성으로 인한 뇌척수액 순환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했던 상태로 인두 뒤 공간과 척수강 내 고름 제거 및 검체 채취를 위한 수술적 치료가 병행되었다. 비록 혈액 및 뇌척수액 세균배양검사에서는 음성이었으나 수술로 얻은 검체에서 메티실린감수성 황색포도알균이 동정되어 이에 따른 항생제 치료가 가능하였다. 외이도염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두개저 골수염에 비해 중심성 두개저 골수염에서는 녹농균 외 다른 원인균도 종종 발견되는 만큼, 초기 경구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원인균 배양이 어렵거나 반복적인 배양검사에서도 음성이라면 조직검사를 통한 미생물적 진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곰팡이균에 의한 골수염에서는 적극적인 죽은 조직 제거 등의 수술적 치료가 권고되는 데 비해, 두개저 골수염에는 수술적 치료와 생존율, 항생제 사용 기간 등과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보고가 있다[7,8]. 그러나 중심성 두개저 골수염 환자에서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함께 적용했던 연구에서는 부비동으로의 배액 및 수술로 얻어낸 조직으로부터 미생물학적 및 조직학적 분석을 시행하여 보다 정확한 원인균 확인이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100%의 생존율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3].
본 환자는 후두부, 목 부위의 통증으로 시작하여 양안 외전장애와 구음장애 등 주소로 내원하였고, 검사상 두개저와 경추, 연조직과 척수강 내부까지 염증이 파급된 두개저 골수염으로 진단되어 항생제 투여 및 조기의 수술적 치료로 두통이 호전되었다. 처음 두통 발생 후 시행하였던 뇌영상검사가 특이 소견이 없다고 해도, 두통 경과가 비전형적거나 특히 신경학적결손을 함께 보인다면 뇌영상검사의 추적, 더 나아가 필요 시 뇌척수액검사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두개저 골수염은 초기에 비특이적인 두통 및 안면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뇌신경마비가 존재하는지 등에 대한 주의 깊은 진찰 및 추적이 필요하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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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urkin SR, Tennekoon S, Kleinschmidt A, Casson RJ, Selva D, Crompton JL. Bilateral sixth nerve palsy. Ophthalmology 2006;113:2108-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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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Johnson AK, Batra PS. Central skull base osteomyelitis: an emerging clinical entity. Laryngoscope 2014;124:1083-1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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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Blyth CC, Gomes L, Sorrell TC, da Cruz M, Sud A, Chen SC. Skull-base osteomyelitis: fungal vs. bacterial infection. Clin Microbiol Infect 2011;17:306-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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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The 9-gaze photo. It shows limitations on abduction in both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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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A) The brain magnetic resonance imaging. The gadolinium-enhanced T1-weighted imaging shows highly enhanced bone marrow of the skull base (arrows) and retropharyngeal abscesses (arrowheads). (B) The fat-suppressed gadolinium-enhanced T1-weighted images of the spine. It reveals diffuse enhancement of sphenoid bone, bone clivus, occipital bone, and C2 and C3 cervical vertebral bodies (arrows) and highly enhanced retropharyngeal space. It also shows diffuse and extensive enhancement of spinal meninges (arrowheads) at the level of the lumbar s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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