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화학요법에 의한 말초신경병과 통증

Peripheral Neuropathy and Pain Caused by Cancer Chemotherapy

Article information

J Korean Neurol Assoc. 2021;39(1):1-9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February 1, 2021
doi : http://dx.doi.org/10.17340/jkna.2021.1.1
Department of Neurology, Konkuk University Medical Center, Seoul, Korea
최교민, 오지영
건국대학교병원 신경과
Address for correspondence: Jeeyoung Oh, MD, PhD Department of Neurology, Konkuk University Medical Center, 120-1 Neungdong-ro, Gwangjin-gu, Seoul 05030, Korea Tel: +82-2-2030-7564 Fax: +82-2-2030-5169 E-mail: serein@kuh.ac.kr
received : June 9, 2020 , rev-recd : November 27, 2020 , accepted : November 27, 2020 .

Trans Abstract

Peripheral neuropathy and pain are common adverse effects of chemotherapy, which incidence are rising significantly commensurate with extension of survival period in cancer patients. 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is caused by most commonly used chemotherapeutic agents including platinum compounds, taxenes, proteasome inhibitors, thalidomide, and vinca alkaloids. Management of neuropathy and pain caused by chemotherapy is still challenging due to there is no proven therapies and preventive methods. The pain and its impact are becoming a main deterioration factor in quality of life and economic burden in our society. We review the mechanism, clinical characteristics, updated evidence of possible management of neuropathy and pain caused by traditional chemotherapeutic agents for contributing to the application of clinicians in their actual medical environment.

서 론

암 환자에서의 말초신경병은 신생물딸림증후군(paraneoplastic syndrome)이나 신생물 자체에 의해 생기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항암화학요법에 의해 발병한다. 화학요법유발말초신경병(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은 공통적으로 통증이 주증상이며 대부분 항암제의 누적 용량에 따라 발병하는 특징이 있다. 백금(platinum)복합체계열, taxene계열, vinca알칼로이드계열, proteasome억제제과 그 외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등의 익히 알려진 항암제들부터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와 같은 근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약물들 모두 신경계 합병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항암제가 암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않아, 신경병의 발병을 예방하거나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미비한 상태이다[2]. 반면에 항암제의 발전이 비약적으로 이뤄지면서 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의미 있게 증가한 만큼 CIPN과 신경병통증의 유병 기간 역시 증가하게 되었고, 지속되는 통증이 암 환자들의 삶의 질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통증 자체와 마약성 진통제의 지속적인 노출과 부작용 등 복합적인 문제들은 궁극적으로 사회적 보건비용의 증가를 야기하여 다양한 임상가 집단과 행정기구들에서 CIPN과 통증에 대한 주목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3]. 이에 2018년 The Peripheral Nerve Society에서는 The Toxic Neuropathy Consortium을 발족하여 항암제를 비롯한 알코올, 독성물질 등에 의한 말초신경계 손상에 대한 신경과 의료진들의 학문적 진보를 도모하고 있다[4]. 본 종설을 통해 항암제별로 동반되는 통증과 말초신경병의 기전과 임상적 특징에 대한 지견을 공유하여 치료 전략 설정에 도움이 되며 국내 신경과 의료진들의 관심을 환기하고자 한다.

본 론

CIPN은 대개 항암 치료가 누적되면서 용량에 비례하여 발생하므로 투여량이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CIPN의 유병률은 연구마다 차이를 보이나 한 메타분석 연구에서 항암 치료 후 1개월 이내에 68.1%, 3개월 이내에는 60%, 6개월 혹은 그 이후 기간 동안에는 30%의 유병률을 보고하였다[5]. 항암제의 투여가 중단되면 호전을 보이기도 하나 항암 치료 종료 후에도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경우 역시 흔한데 이러한 경우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난치성 경향을 보인다[6]. 소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관찰 연구에서 항암 치료 종료 10년 뒤까지도 CIPN 증상이 20% 가량의 환자에서 지속되는 것을 보고한 바 있어 항암 치료 종료 이후 이내 증상이 회복되지 않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치료 전략의 설정이 필요하다[7].

CIPN 역시 저림이나 시림과 같은 이상감각 호소, 통증 등의 말초신경병의 임상 양상이 흔하며 수부나 족부 말단의 미세한 조작과 움직임에 이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만성적으로 CIPN이 지속될 때 삶의 질 측면에서 가장 위험한 증상은 감각기능이나 운동기능의 이상으로 인한 보행장애로 낙상의 위험을 증가시켜 주의가 요구된다[8].

기존에 개발된 항암제의 사용과 새로운 항암제의 개발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임에도, 현재까지 의미 있는 CIPN의 예방약물은 없으며 진단이나 평가에 있어서도 광범위하게 활용 가능한 공통의 방법 역시 없는 실정이다.

1. 백금(platinum)계열 항암제

백금(platinum)복합체는 항암 치료와 관련하여 필수적인 약물 중 하나로 사용한 지는 대략 40년이 넘었다. 대표적으로 유방암, 폐암, 난소암, 대장암과 같은 다양한 고형암의 항암화학요법에서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오랫동안 많이 사용된 만큼 다양한 부작용이 알려졌으며 대표적으로 골수억제, 신독성, 신경독성이 잘 알려져있다. 백금복합체는 알킬화약물로 세포의 DNA에 결합하여 세포자멸사를 유도하여 항암효과를 일으킨다[9]. 이러한 작용이 혈관-신경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뒤뿌리신경절에 영향을 미치어 사립체 기능부전, 산화스트레스, DNA응집 등을 일으켜 말초신경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Fig.)[10,11]. 뒤뿌리신경절에서 손상이 시작되기때문에 환자의 통증은 길이의존양상(length-dependent pattern)을 따르지 않는다. 백금복합체 사용으로 인한 말초신경병과 통증의 발생은 약물의 총 사용량과 항암 치료 횟수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12]. 시스플라틴(cisplatin)의 경우 대략 250-450 mg/m2의 약물을 사용하면서부터 증상의 발현이 가능하고 누적 용량이 600 mg/m2 이상이 되면 거의 대부분의 환자에서 증상이 발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13]. Oxaliplatin의 경우 다른 백금계열 약물에 비해 신경독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략 850-1,000 mg/m2의 용량을 기준으로 신경병통증의 발현이 보고되어 독성 용량의 범위가 시스플라틴에 비해 넓은 것으로 여겨진다[14]. Carboplatin은 다른 백금복합체 약물에 비해 발병률은 의미 있게 낮아 신경독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여겨지나 발병하는 경우, 누적 용량이 쌓일 만큼 항암치료 횟수가 많지 않아도 더 심한 양상을 보였던 것이 초기 연구에서 알려진 바 있어 유의해야 한다[15].

Figure.

The proposed targets of chemotherapy-induced neurotoxicity in the peripheral nervous system. Adapted from Wang et al[11]. with permission of Elsevier B.V. TRPM8; transient receptor potential cation channel subfamily M (melastatin) member 8.

대부분의 항암제로 인한 신경병통증의 발병이 약물 사용이 반복, 누적되면서 만성으로 진행하는 것과는 달리 oxaliplatin은 약물 주입 중이나 직후 발생하는 급성 통증, 감각 증상 등이 발생하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급성으로 일시적인 한랭관련감각이상(cold-related dysesthesia), 인후두감각이상(pharyngolaryngeal dysesthesias)이나 깨물근의 경련이 발생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신경 과흥분과 관련된 증상들은 신경근긴장증(neuromyotonia)의 이환으로 오인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16]. 이러한 증상들은 약물 투여 중이나 후에 일시적으로 지속되었다가 보통 다음 약물 주입 시기 전에 호전을 보이며 반복되는 양상을 보인다[17]. Oxaliplatin 주입 시에 신경축삭의 나트륨통로의 기능 이상을 유도하여 이소성 활성을 일으키는 것이 약물 주입 후 발생하는 급성기 이상 증상들의 주요 기전으로 여겨지며 나트륨전압통로유전자(sodium voltage-gated channels gene)의 형태에 따라 신경과흥분에 더욱 취약한 군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18]. 또한 한랭무해자극통증(cold allodynia)이나 한랭관련감각이상 등으로 발현되는 특이 감각 증상과 관련한 근거들이 밝혀지고 있는데, 한랭감각으로 활성화되는 transient receptor potential cation channel subfamily M (melastatin) member 8 수용체가 oxaliplatin에 취약하게 반응하는 것이 동물 실험에서 입증된 바 있다[19]. 이러한 이온통로 아형의 특징이 밝혀짐으로써 환자들이 호소하는 무해기계자극이질통을 비롯한 다양한 감각 이상들이 설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백금복합체 사용에 따른 만성 신경병통증은 감각신경세포의 손상으로 인한 길이의존양상을 따르지 않는 감각신경세포병(sensory neuronopathy)의 양상을 보인다. 저림, 통증 등의 양성 증상과 먹먹함, 감각저하나 깊은힘줄반사 소실과 같은 음성 증상이 사지에서 발생하여 계속 악화되면 감각성실조까지 유발된다[20]. 특히 척수를 따라 감각신경세포가 주로 손상되는 병태생리가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두드러지게 관찰되거나 레미떼징후의 형태로 신체진찰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참고해야 한다[21]. 길이의존양상의 stocking-and-glove 분포를 따르는 축삭다발신경병도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보고되므로 누적 약물 사용량이 증가하거나 빈도가 잦아질수록 말초신경병의 발병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른 항암약물들에 비해 백금복합체가 신경독성을 보이는 기간은 더욱 긴 편으로 추정되며, 근래 시행된 장기적인 자연사 연구에서도 대부분 환자들이 신경전도검사에서 기능이상이 지속되고 소수만이 2-3년 후 정상화를 보였다(Table 1) [22].

Summary of neuropathy caused by chemotherapeutic agents

다른 항암 치료제들도 마찬가지이나 현재 백금복합체의 예방에 있어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칼슘과 마그네슘의 보충이 소규모 연구에서 잠재적인 예방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 근래 oxaliplatin 투여 시 예방약물로 3상 임상시험을 시행하였으나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실패하였다[23]. 자기공명영상검사의 조영제로 사용되던 mangafodipir로부터 유도해낸 신약 calmangafodipir가 사립체 내의 활성산소를 제어하면서 신경보호 효과가 있음이 알려졌고 이에 대장암 환자들이 oxaliplatin 투여 시 발생하는 신경병예방에 대한 2상의 임상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 대규모의 연구를 시행 중에 있다(ClinicalTrials: NCT03654729) [24]. 통증 조절에서 백금계열 약물에 특이적으로 효과를 보이는 약물에 대한 의미 있는 연구가 이뤄진 바는 없다. 다른 말초신경병에 의한 통증과 마찬가지로 항뇌전증제와 항우울제를 투약하며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SNRI)인 duloxetine이 항암제로 인한 말초신경병통증의 효과를 보인 연구가 있어 우선 투여가 권고된다[25].

2. Taxene계열 항암제

Taxene계열 항암제는 유방암, 난소암, 비소세포폐암, 위암, 췌장암과 멜라닌종이나 카포시육종과 같은 피부암에서 일차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약물이다[26]. 미세관안정화약물로 paclitaxel과 docetaxel이 대표적인 약물이며 후자가 항암효과가 더 강하며 전자가 신경독성이 더 강한 것으로 여겨진다[27]. 종양이 진행하면서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이 발생하는데 세포분열기의 유사 분열 동안 미세관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Taxene계열 약물은 세포분열 기간 동안 해당 역할을 방해하면서 세포사를 유도하여 항암효과를 가진다[26]. 미세관은 신경축삭의 신호전달에 있어서도 중요 역할을 하는데 상기의 항암효과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신경독성의 주요 기전으로 여겨진다[28]. 또한 근래 동물 연구에서 taxene을 투여한 군에서 세포 생존에 필요한 필수적인 사립체가 손상되는 것이 입증되면서 신경독성을 야기하는 부가적인 병태생리로 간주되고 있다(Fig.) [11,29].

신경병통증이 동반되는 정도는 17%에서 71%까지 연구들마다 광범위한 차이가 있으나 비교적 낮은 비율을 보였던 연구에서는 중등도 이상의 증상을 보인 그룹만 조사하여, 실제적으로는 대략 절반 이상의 환자가 taxene계열 항암 치료 중 통증이나 감각이상을 경험할 것으로 추정한다[30].

Oxaliplatin 주입 시 급성기로 발병하는 통증처럼 taxene계열 약물에서도 만성적인 말초신경병의 발병과는 별개의, 투여 후 급성으로 발병하는 통증 증상(taxene통증증후군, taxene acute pain syndrome)이 알려져 있다. 항암 치료를 시작하고 2-3일 근육통과 관절통이 발생하여 수일에서 일주일간 지속되는 양상으로 주로 어깨나 체간근육에서 증상을 호소하나 사지 말단에서도 통증이 발생한다. Docetaxel보다는 paclitaxel이 더 흔하게 발생하는데 전체 치료 기간 동안 많게는 약물 투여 환자 중 86%의 환자들이 해당 증상을 보고하여 항암 치료의 급성기 통증 발생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31]. 병태생리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급성기 염증 반응이 항암제로 매개되거나 이로 인해 통각수용체의 민감화가 일시적으로 조장되는 것이 기전으로 추정된다[32]. 약물을 주입하는 속도가 빠르거나 용량이 많은 경우와 암의 전이가 있는 경우 등에서 증상이 더욱 조장되며 약물 속도나 주기를 제어하거나 가바펜틴(gabapentin) 투여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예방적으로 염증을 제어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등의 사용이 시도된 바 있으나 의미 있는 예방 약물은 부재한 실정이다[33]. 만성적으로는 축삭형의 사지 원위부부터 악화되는 감각신경병이 주로 발생한다. Taxene계열 약물에 의해 신경축삭은 광범위하게 손상을 받지만 주로 Aβ유수신경섬유가 가장 취약하게 영향을 받아 초기에는 먹먹함, 저린 느낌이 주된 증상이었다가 악화되면서 신경병통증이 두드러지고 감각실조까지 발생할 수 있다[34].

증상 조절을 위해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를 우선 고려할 수 있으며, 항뇌전증제, 삼환계항우울제, 마약성 진통제 등 역시 사용되고 있으나 약물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특정 치료제는 역시 없다. Taxene계열 약물로 항암 치료 시 신경보호약물로 amifostine이 시도되어 일부 중증도를 경감시킨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직접적인 신경병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는 보여주지 못하였으며 그 외 비타민 B, E, 항산화효과를 가진 다른 약물이나 보조제들 역시 의미 있는 예방은 보여주지 못하였다[35]. 그 외 리튬(lithium)이 세포내 칼슘 유입을 억제하여 신경보호효과를 가지는데 taxene으로 인한 신경병의 발병에서 예방효과의 가능성을 보였다[36].

3. Proteasome억제제

다발골수종에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 수년간 proteasome억제제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대표 약물인 bortezomib 외에도 효과와 독성, 투여 방법적인 측면에서 진보한 carflizumab과 ixazomib 역시 사용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Bortezomib의 부작용인 말초신경병과 그로 인한 통증은 다른 부작용들에 비해 조기에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며 치료 중인 환자의 50%에서 80% 이르기까지 많은 환자들이 치료 기간 중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7]. 높은 유병률과 더불어 실제 항암 치료 환경에서 극심한 통증과 급격히 진행하는 신경병 증상으로 인해 12%의 환자가 항암제를 감량하거나 중단하게 되는 경우가 보고되어 말초신경계 손상과 치료경과가 보다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다[38].

Bortezomib의 신경독성 기전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슈반세포, 위성세포 및 뒤뿌리신경절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세포자멸사를 유도하고 세포질그물(endoplasmic retinaculum)의 손상이 주요 기전으로 추정된다(Fig.) [11,39]. 동물 실험에서는 무수신경섬유에도 병적 소견을 보인 것이 입증되었으며 이는 bortezomib으로 인해 보고되는 소신경섬유병 증상과 자율신경병의 발현과 연관된다(Fig.) [11,40]. 근경련이나 위약이 일부 보고되고 있으나 통증을 동반하는 감각다발신경병이나 감각운동다발신경병이 가장 흔한 신경계 부작용으로 여겨지며 전기생리학검사에서도 이에 부합하는 축삭형의 다발신경병 소견이 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41]. 하지만 이러한 축삭형 손상이나 앞서 설명하였던 소신경섬유병이 익히 bortezomib과 관련된 대표적인 말초신경계 손상 형태로 알려졌음에도, 해당 항암제 사용 이후 신경전도검사에서 탈수초신경병의 소견을 보였던 증례들이 드물지만 일관되게 보고되므로 주의해야 한다[42].

신경병통증은 다발골수종 환자의 생존 기간이 길어질수록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인자로 간주되는데 남자, 이전의 말초신경병 발병 병력, 다른 항암제의 복합요법 시행 병력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43]. 신경병의 발병을 막기 위해 아세틸-L-카르니틴 등의 항산화제가 시도되었으며 대규모의 의미 있는 결과를 보인 것은 없지만 약물 용량이나 투입 시 약물 농도, 주기 등이 발병에 가장 중요한 인자이다[44]. 특히 주 2회 투여할 때 항암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신경병의 발병이 낮아진 결과를 보이는 등 투여 방식과 신경병의 발병 사이에 긴밀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어 실제 치료지침에서도 신경병의 발병에 따라 약물 투여를 조절하기를 권하고 있으므로 숙지를 요한다(Table 2) [45]. 다른 항암제로 인한 신경병과 달리 bortezomib으로 인한 말초신경계 손상과 증상은 약물 중단에 따라 가역적인 경과를 보인다(Table 1). 실제 신경병에 이환이 되었다 하더라도 지침에 따라 약물을 감량하여 처치를 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회복이 수월하였던 것이 입증되었다. 따라서 약물을 투여하는 동안 신경병 발생이 확인되면 항암 치료를 적절히 조정하도록 하는 다학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46].

Neuropathy and pain assessment on Common Terminology Criteria for Adverse Events (CTCAE) criteria and dose modification for bortzomib [41]

4.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lenalidomide, pomalidomide)

탈리도마이드는 1950년대 처음 합성되어서 임신 중의 항구토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된 뒤, 신생아 기형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진 뒤 사장되었다가 항암효과가 알려지면서 근래 다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약물이다[47]. 탈리도마이드와 항암효과를 개선한 유도체인 lenalidomide, pomalidomide가 다발골수종, 만성림프성백혈병, 갑상샘암 등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면역 체계를 제어하는 기능이 알려진 뒤에는 염증성장질환에도 사용되고 있다[48]. 세포 면역과 체액면역 체계에 영향을 주면서 항암효과를 보이는데 특히 기본섬유모세포인자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의 활동을 차단하여 혈관생성을 방해하는 것이 주요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49]. 탈리도마이드는 일부 소염 작용이 있어 말초신경계에 대해서 보호 작용이 있지 않을까 예상되었으나 실제 사용 결과는 여느 항암제와 마찬가지로 말초신경병의 발병의 원인으로 작용함이 밝혀졌다. 어떤 기전으로 신경독성을 일으키는지는 명확치 않으나 탈리도마이드가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뒤뿌리신경절을 비롯한 말초신경계에 미치면서 허혈신경병을 일으키거나 항암제가 면역기능을 제어하면서 신경기능 유지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사이토카인의 기능에 악영향을 주거나 활성산소의 과생성이 신경계 결손을 야기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50].

신경병의 발생률은 피부질환을 위해 탈리도마이드를 투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21%에서 50%까지로 언급되었으며 주로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축삭형의 감각신경병이 대표적인 증상에 해당한다[51]. 약물을 중단한 후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회복이 수주 이내로 빠르게 나타났으나 통증이나 이상 감각이 일상활동의 제약이 있을 만큼 심한 경우는 절반 이상이 영구적으로 이상이 남는 경우가 보고된 만큼 예후추정을 위해 항암 치료 중 적절한 감시가 필요하다(Table 1) [52].

5. Vinca알칼로이드계열

Vinca알칼로이드계열 항암제는 빈크리스틴(vincristine), 빈블라스틴(vinblastine), vindesine, vinorelbine이 있으며 림프종, 비소세포폐암, 고환암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이 중 빈크리스틴의 신경독성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5]. Vinca알칼로이드 역시 taxene처럼 미세관의 생리에 영향을 주는데 taxene과는 반대로 미세관의 중합을 방해하는 작용을 함에도 결과적으로 항암효과를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53]. 이러한 작용이 신경세포골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뒤뿌리신경절 등에서 칼슘대사와 사립체 기능의 결손을 일으켜 신경 축삭의 손상을 야기한다(Fig.) [11,54].

빈크리스틴 역시 통증이 주로 동반되는 축삭감각다발신경병이 가장 흔히 알려져 있는 임상 증상이나 다른 항암제에 비해 특이적인 임상 양상들이 일관되게 보고된 만큼 유의해야 한다. 발처짐을 주증상으로 하는 원위부 운동신경병이나 복시로 발현한 뇌신경병 등이 그 예이며 성대나 후두마비가 발생하였다는 보고도 있었다[55-57].

약물 사용 용량이나 횟수가 가장 잘 알려진 위험인자이나,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CMT) 환자는 특히 빈크리스틴 사용에 취약하여 무증상 보인자군에서 항암제 투여 후 심한 근쇠약이 발생하며 CMT 환자들은 항암제 사용 후 중증의 말초신경병을 보이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58]. 또한 빈크리스틴의 대사는 대부분 사이토크롬(cytochrome)P450 3A (CYP3A) 체계에 의해 이뤄지는데 해당 효소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을 병용하는 경우 말초신경병이나 신경병통증이 조장될 수 있다. 특히 항암 치료 환자의 경우 골수 억제로 인해 진균 감염이 동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때 투여되는 azole그룹의 항진균제는 그 자체로 신경독성이 있으면서 부가적으로 앞서 언급한 효소 작용 억제를 하면서 빈크리스틴의 신경계 독성을 급격히 상승시킨 보고가 있어 병용을 피해야 한다[59,60].

6. 항암제로 인한 말초신경병통증 관리의 한계와 미래

항암제로 인해 발생하는 이상감각이나 통증의 양상은 무척 다양하나 현재까지는 그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예방 및 보존적 처치 모두 성공적이지 못한 실정이다. 항우울제 중 SNRI인 duloxetine이 그나마 흔히 사용하는 신경병통증 약물 중 임상시험에서 유일하게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 실제 치료지침에서도 사용이 권고되며 후속 연구들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25,60]. 암환자가 우울이 동반된 경우에는 부가적인 효과 역시 예상되나 불면이나 불안과 같은 정신증상이나 오심, 변비와 같은 소화기계 증상 역시 많이 있으므로 사용에 있어 유의를 요한다. α2δ소단위에 결합하는 칼슘채널차단제인 항경련제들(가바펜틴, pregabalin) 역시 오랜 기간 신경병통증의 치료에 이용되어 왔으나 단독요법으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였다. 다만 아편유사진통제와 pregabalin 병용 시에는 의미 있는 통증 경감을 보여 참고할 만하다[61,62]. 아울러 해당 약물들은 불안이나 불면과 같은 증상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통증이 난치성으로 지속 혹은 악화될 때는 경험적으로 아편유사진통제를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실제 입증된 의미 있는 치료 근거는 없는 실정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로 항경련제나 항우울제와 병용 투여한 경우에서는 증상이 호전된 결과를 보였으므로 일차 치료에 효과는 있으나 약물의 부작용 등이 문제되는 경우, 병용 투여하여 특정 약물의 요구량을 감소시키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62,63]. 또한 장기적으로는 대마제제(cannabinoid)의 임상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추신경계 영향 없이 말초의 통각 전달의 제어에 대마제제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64].

결 론

항암제에 의한 만성 다발신경병이나 약물 주입 후 나타나는 급성기 반응들 모두 통증을 주증상으로 발현하며 이는 항암제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신경독성에 의한 것으로 여겨진다. 광범위한 항암제의 사용에 비해 아직까지도 특별한 효과를 보인 치료 혹은 예방법이 부재하여 발생 위험이 높은 위험군을 가려내거나 발생 시 가능한 보존적 처치, 약물이 중단되는 경우 회복 여부를 확인하면서 추가적인 악화인자를 제어하는 것이 임상에서 접근 가능한 치료 전략에 해당한다. 그러나 만성 경과를 보이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주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입증된 치료법이 없어 오히려 진단적 노력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이 통증을 정량화하는 진단 기구의 발굴과 활용이 정립되지 않은 것 역시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개발한 Common Terminology Criteria for Adverse Events (CTCAE)로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신체기관별로 분류하여 치료자가 등급을 정하여 평가하는 체계가 일반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신경계통에 대한 부작용 역시 해당 기준을 따라 향후 처치 결정을 하게 된다. 해당 기준은 version 5.0까지 갱신되면서 신경계 부작용이 세분화되었으나 version 3.0이나 4.0이 오히려 통증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었으며 앞서 언급한 bortezomib의 약물감량과 같은, 활용성이 높은 처치에 대한 근거가 해당 내용으로 작성되었다는 점에 대해서 고려가 필요하다(Table 2) [41]. 또한 아직까지는 항암제로 인한 신경병이나 통증 등의 신경독성에 대한 평가 및 관리를 주로 의료 행위의 공여자의 종합적 판단에 기초하여 이뤄졌던 것에 반해 점차 환자 관점의 결과(patient-reported outcomes, PRO)를 측정하는 방식, 즉 의료 행위의 수용자의 관점을 더욱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조되고 있어 참고가 필요하다[65-67]. 항암제에 의한 신경독성에 있어 통증의 적극적인 관리와 더불어 새롭게 강조되고 있는 것은 면역관문억제제와 같은 최신의 항암 치료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신경계 합병증이다. 앞서 기술되었던 통증과 다발신경병이 항암제로 인한 고전적인 신경계 합병증이라면, 면역매개 신경근접합부질환이나 근육병, 뇌염 등은 드물지만 치명적이거나 치료 경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형태의 부작용이므로 신경과 임상의들의 더 큰 관심을 요한다[68]. 결국 변화하는 항암 치료 환경에서 암 환자의 전인적인 치료를 위해 종양내과 및 신경과 의사, 기타 의료 종사자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다학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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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Figure.

The proposed targets of chemotherapy-induced neurotoxicity in the peripheral nervous system. Adapted from Wang et al[11]. with permission of Elsevier B.V. TRPM8; transient receptor potential cation channel subfamily M (melastatin) member 8.

Table 1.

Summary of neuropathy caused by chemotherapeutic agents

Agent Onset time Recovery Characteristic
Cisplatin Occurs at 250 to 450 mg/m2 (cumulative dose) Some resolution over years, frequently irreversible More ototoxic than other platinum compound agents
Oxaliplatin Occurs at 850 to 1,800 mg/m2 (cumulative dose) Similar to cisplatin but more chronic/long-term neurotoxicity More neurotoxic than other platinum compound agents, acute cold allodynia/hyperalgesia
Taxene 3-5 weeks Gradual improvement after the treatment cessation, may be sustained over few years Taxene-induced acute pain syndrome
Bortezomib Any time About 3-6 months after the agent cessation Favorable outcome with dose reduction or cessation
Thalidomide Any time Minimal to mild damage can be recovered Mostly irreversible when severe damage occurs
Vinca alkaloid 1 month 3-24 months Coadministration with azole group agents should be avoided

Table 2.

Neuropathy and pain assessment on Common Terminology Criteria for Adverse Events (CTCAE) criteria and dose modification for bortzomib [41]

Grade
0 1 2 3 4 5
Version 3.0
Neuropathy-sensory Normal Asymptomatic; loss of deep tendon reflexes or paresthesia (including tingling) but not interfering with function Sensory alteration or paresthesia (including tingling), interfering with function, but not interfering with activities of daily living (ADL) Sensory alteration or paresthesia interfering with ADL Disabling
Neuropathic pain None Mild pain not interfering with function Moderate pain; pain or analgesics interfering with function, but not interfering with ADL Severe pain; pain or analgesics severely interfering with ADL Disabling
Version 4.0
Peripheral sensory neuropathy Asymptomatic; loss of deep tendon reflexes or paresthesia Moderate symptoms; limiting instrumental ADL Severe symptoms; limiting self-care ADL Life-threatening consequences; urgent intervention indicated Death
Peripheral motor neuropathy Asymptomatic; clinical or diagnostic observations only; intervention not indicated Moderate symptoms; limiting instrumental ADL Severe symptoms; limiting self-care ADL; assistive device indicated Life-threatening consequences; urgent intervention indicated Death
Neuralgia Mild pain Moderate pain; limiting instrumental ADL Severe pain; limiting self-care ADL - -
Dose-modification guidelines for bortezomib
Grade 1 (paresthesias, weakness and/or loss of reflexes) without pain or loss of function Reduce current bortezomib dose by one level (1.3-1.0-0.7 mg/m2) Or, for patients receiving a twice-weekly schedule, change to a once-per-week schedule using the same dose consider starting with 1.3 mg/m2 once per week in patients with history of prior peripheral neuropathy
Grade 1 with pain or grade 2 (with no pain, but limiting instrumental ADL) For patients receiving twice-weekly bortezomib, reduce current dose by one level, or change to a once-per-week schedule using the same dose
Grade 2 with pain, grade 3 (limiting self-care and ADL), or grade 4 For patients receiving bortezomib on a once-per-week schedule: reduce current dose by one level, OR consider temporary discontinuation; upon resolution (grade ≤1), restart once-per-week dosing at lower dose level in cases of favorable benefit-to-risk ratio
Discontinue bortezomib